학종 중심.. 수능 영향력 ‘주의’

최근 교대는 수험생들로부터 한껏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공교육의 첨병인 초등학교 교사 배출 기관이라는 특성에 더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취업난까지 피해갈 수 있는 모집단위인 때문이다. 지난해 ‘임용대란’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거운 편이다.

물론 교대를 ‘직업안정성’의 관점에서만 바라봐선 곤란하다. 교육과정이나 요구되는 인성 등의 자질이 남다르며, 진로 또한 타 교육기관에 비해 명확한 특성 때문이다. 교대의 특성상 중도에 다른 진로로 변경하기는 쉽지 않다. 초등교사는 사회를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들의 가치관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직업이라는 점을 확실히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자신의 직업 가치관과 적성/흥미 등을 신중히 고려하고, 초등교사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진 경우에만 교대 진학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교대 입시의 특징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선발인원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수시 확대 양상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상위대학 입시와 마찬가지로 교과전형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 단, 상위대학보다 많은 정시 선발규모로 인해 수능의 영향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019 교대 3850명 모집.. 수시 60.2%, 학종 ‘꾸준 확대’>
최근 교대의 전형별 선발비중은 뚜렷한 변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학생부교과전형과 정시모집 인원은 감소하는 반면,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전국 10개 교대와 3개 일반대 초등교육과(이하 13개 교대)를 전부 더한 수치다.

2019 교대의 정원내 모집인원은 전형계획 기준 3850명. 이 중 수시 모집인원은 2249명(58.4%), 정시 모집인원은 1601명(41.6%)이다. 2016학년까지만 하더라도 수시 비중이 46.2%로 정시에 비해 적었지만, 2017학년 처음으로 50.8%를 기록, 수시가 정시를 넘어서기 시작했고, 이후 꾸준히 수시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교대 수시 확대에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학종이다. 2019학년 13개 교대의 학종 모집인원은 1936명(50.3%)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전체 대입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교과전형은 교대 입시에선 305명으로 7.9% 비중에 그친다. 교과전형의 영향력이 낮고 학종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상위대학 입시와 비슷한 모습이다.

논술전형은 선발인원이 단 8명에 그친다. 이대 초등교육과 외에는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교대가 없기 때문이다. 특기자전형이나 예체능 실기위주전형을 통한 선발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의할 점은 정시의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수시가 정시를 넘어서긴 했지만 아직 정시는 41.6%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시이월을 고려하면 실제 선발인원은 이보다 많다고 봐야 한다. 서울 상위대학의 정시 비중이 2019학년 30% 초반대까지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정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만만치 않다.

정시가 이처럼 큰 비중을 유지하고 있어 교대입시에선 수능의 영향력이 높은 편이다. 정시에 더해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교대 입시에서 수능은 배제하기 어려운 전형요소다. 물론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전형도 있지만, 상위대학 입시에 비해 수능의 영향력이 높다는 점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정성적 평가’ 학종.. 수능최저 대부분 ‘미적용’>
교대 입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자랑하는 학종은 정성적 평가의 특징이다. ‘칼로 무 자르듯’ 단순수치화된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전형이 아니란 데 유의해야 한다. 정성적 평가란 지원자의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과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학업역량은 교과 성적에만 국한되는 지표가 아니다. 지식의 넓이와 깊이, 활용이라는 측면에서의 학업적 역량과 성장을 서류평가와 면접을 통해 평가한다. 전공적합성은 교대 지망에 앞서 고교생활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주로 평가한다. 발전가능성은 진로선택과 맞물린 성장과정을 평가하며, 인성과 적성은 초등교사가 갖춰야 할 인성 등의 자질과 품성, 가치관 등이 평가요소다.

학종의 평가 방식은 정성적 평가이므로 단순 수치화할 수 없다. 간혹 학종에서 발생하는 공정성 논란의 원인은 이 같은 특성에서 비롯된다. 합/불 자료를 보면 교과등급 기준으로 낮은 지원자는 합격하고 이보다 높은 지원자는 불합격한 사례가 종종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오해를 부추기는 부분이다.

하지만, 성적이 낮은 학생이 합격하고, 높은 학생이 불합격하는 것은 지원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래서 공정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전형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 불과하다. 3년 간의 노력을 하루 동안 180문항을 풀어 평가하는 수능도 ‘공정’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전형방법이다. 선택과목별로 난이도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탐구영역은 물론이고, 원점수 대신 표준점수를 도입, 심지어 백분위 변환표준점수까지 활용하는 것도 공정성이란 잣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공정성의 정의를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치화한 공정성이란 잣대로 학종 선발방식을 이해해선 곤란하다.

학종은 정성적 평가란 특징에 힘입어 교과전형에 비해 합격생들의 학생부 내신성적 스펙트럼이 다소 넓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지원자들은 대개 상향지원을 하는 경향이 발생한다. 통상 지원대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객관적 자료 외에도 지원자의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데, 학종에선 판단 기준에 심리가 작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상향지원이 빈번하다 보니 오해가 더욱 커지는 측면이 있다.

수험생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학종에서 ‘요행’을 바라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학종은 어디까지나 다양한 측면을 활용해 정성적인 평가가 이뤄지는 전형이지, ‘운’에 따라 합/불이 결정되는 전형이 아니다. 자신의 학생부에 담긴 진정한 자신의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교직자로서의 품성과 인성 등을 잘 살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등교사가 되고자 하는 내적 동기를 먼저 가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종은 대부분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서울교대의 교직인성우수자, 이대의 미래인재/고른기회, 전주교대의 전북교육감추천, 청주교대의 충북인재, 교원대의 학생부종합우수자 정도만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비교적 수능에 대한 부담없이 지원 가능한 전형인 셈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이 학종은 ‘합격 가능성’을 교과전형처럼 일괄적으로 재단할 수 없는 전형이다. 정시까지 간다는 생각을 하고 수능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교대 진학에 보다 도움이 될 것이다.

<교과전형,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 가늠 ‘중요’>
교과전형의 특징은 학종과 달리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전형은 이대 고교추천 외에는 없다. 교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수능최저는 전 영역 평균 2등급에서 2.5등급 수준이다. 대구교대의 서해5도 특별전형만 4개과목 등급합 14이내로 다소 기준이 낮은 편이다. 서울교대와 제주대의 경우 4개영역 등급합 9이내, 공주교대의 경우 3개영역 등급합 8이내의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전주교대 교과성적우수자는 한국사까지 포함해 5개영역 등급합 13이내를 받으면 된다.

교과전형 지원을 위해선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잘 가늠해봐야 한다. 재학생들은 자신의 수능성적을 예측할 때 대부분 높은 수치를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 이런 방법은 매우 위험하다. 원점수/표점/백분위 등을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적용하더라도 충족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실제 수능최저를 충족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수능에서 2.5등급은 2018 수능 원점수 기준으로 국어 85점, 수학(나) 85점, 영어 80점 수준이며, 탐구는 과목별로 차이가 존재하지만 43점에서 47점에 해당하는 수치다.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치러지는 모평에서 n수생이 투입되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재학생끼리 치루는 학평과 실제 수능은 고득점 재수/반수생의 등장으로 괴리가 크다. 학평에서 ‘턱걸이’ 수준으로 수능최저를 충족했다면 실제 수능에서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봐야 한다.

이처럼 수험생들에게 부담이 높은 수능최저지만, 장점도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높은 기준으로 인해 수능최저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도 생각해야 한다. 교과전형은 교과성적을 정량평가하는 특성이기에 합격선이 비교적 명확히 공개돼 있다. 적정지원할 경우 수능최저를 통과하면 합격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필수’ 전형요소 면접.. 성품/적성 확인 절차>
교대 입시의 또 다른 특징은 면접이 ‘필수’ 전형요소로 자리잡아 있단 점이다. 수시 학종과 교과전형뿐만 아니라 정시에서도 면접은 사실상 필수다. 교육 최전선에 설 교직자를 길러내는 교대의 특성 상 인성과 적성을 필수평가요소로 두기 때문이다. 통상 교대면접의 평가요소는 교직인성 교직적성 교직교양 등의 분야로 구성된다.

대학별 면접방법은 상이하다. 서울교대 춘천교대 광주교대 이대 교원대 제주대 등 다수 면접관이 한 차례 심층면접을 진행하는 대학들이 있는가 하면, 개별면접과 집단면접을 구분하는 곳도 있다. 경인교대는 10분 내외 개인면접에 35분 내외 집단면접을 실시하며, 공주교대도 개별면접과 집단토론을 모두 진행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이외 대구교대 부산교대 등도 개별/집단면접을 모두 실시한다. 반면, 진주교대는 집단면접만 실시하는 특징이다.

대부분의 교대 면접에선 교직 인성과 적성에 관한 제시문이 주어진다. 이를 통해 지원자의 생각과 논리적 판단을 평가한다.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에는 기출 면접문항에 관한 상세한 정보가 담겨 있으므로 꼭 확인해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실제 지원 과정에서 대학별 면접 일정이 겹치지 않는지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학종 경쟁률, 교과 대비 높아>
통상 교대 수시 경쟁률은 교과전형보다 학종에서 높게 형성된다. 2018학년 기준 서울교대 학종인 교직인성우수자는 8.25대 1, 사향인재는 6.4대 1을 기록한 반면, 교과전형인 학교장추천은 2.98대 1에 그쳤고, 이대도 학종인 미래인재는 13.92대 1로 경쟁률이 높았지만, 교과전형인 고교추천 6.6대 1로 상대적인 경쟁률이 낮았다. 교과전형인 고교성적우수자가 10.15대 1, 학종인 지역우수인재선발이 4.85대 1로 교과전형의 경쟁률이 더 높게 나타난 청주교대와 같은 사례도 있지만, 해당 지역 수험생만 지원가능한 지역인재전형이라는 점에서 전형간 경쟁률 비교 대상으로 보긴 어렵다.

교과전형보다 학종의 경쟁률이 배 이상 높게 형성되는 것은 교대만의 특징은 아니다. 통상 대입에서 교과전형은 정량평가라는 특성 상 교과등급과 수능최저를 통해 합격선을 짐작할 수 있어 ‘일단 지원하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하기 어려운 전형이다. 반면, 학종은 지원자의 교과성적 스펙트럼 폭이 커서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가장 경쟁률이 높은 전형은 논술전형이다. 학생부 교과성적이 낮더라도 논술고사만 잘보면 합격 가능한 전형이란 점에서 수험생이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일한 논술전형인 이대 논술은 지난해 7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용문고 김형수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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