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인전발’ 우수함 드러내기.. 지적 호기심 기반 ‘맥락 만들기’

- 진로탐색, 고1은 ‘넓게, 고2는 ‘깊게’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확대되고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학종 대비를 위해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다. 오랜 시간동안 학생들의 입시 지도를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학종이 크게 확대됐지만 여전히 오해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비교과 활동’에 대한 오해가 많다.

쉽게 그리고 근본적으로 생각해보자. 대학은 왜 다양한 전형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려는 것일까. 대학들의 목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것이며, 결국 학종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방법이다. 학종의 핵심은 이 답변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수함의 기준’이 무엇인지만 안다면 학종에 대한 오해는 상당 부분 덜어질 수 있다.

학종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이제 막 고교 생활을 시작한 고1, 1년의 고교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 학년이 된 고2, 입시의 부담을 안고 학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하는 고3 등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가져야 할 목표는 다르지 않다. 우리의 목표는 대학이 우리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보면서 ‘우수함’을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대학마다 학종에서의 ‘우수함’을 두고 다양한 기준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학업역량 인성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의 4개 요소인 ‘학인전발’이다. 해당 요소의 내용을 이해한다면 학종 대비방법이 보다 선명해질 수 있다.

학종에서 어필할 수 있는 우수함을 갖추기 위해 갖춰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궁금함’이다. 보다 수준 높은 용어로 표현하면 ‘지적 호기심’으로 표현 가능하다.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은 결국 지적 호기심을 가진 학생이다. 스스로를 둘러싼 삶의 공간에서 느끼는 궁금함과 불편함에 의문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학습해 나가는 학생을 원한다는 얘기다. 지적 호기심이란 단어가 다소 거창하지만, 학교생활 과정에서 궁금함을 가진다고 이해해도 좋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수업을 듣고, 독서를 하며, 동아리 활동에 참여한다고 생각하면 좋다. 반대로 수업을 듣거나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또는 독서를 하다가 생긴 궁금함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의 활동들을 기록해 나가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궁금증을 착실히 기록하면 중요한 부분인 ‘맥락’도 갖춰지게 된다. 대학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고교 시절 특정 활동을 한 것 자체만으로 우수함을 어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평가자의 시각에서는 고교생이 소논문을 쓰거나 교내 수상을 한 것, 동아리 활동을 한 것을 엄청나게 가치 있는 활동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왜 활동을 한 것인지’ ‘무엇을 알고 싶어 활동한 것인지’ ‘활동 과정에서 어떤 성장과 발전을 했는지 등이다. 이것이 흔히 얘기하는 ‘과정평가’에 담긴 속뜻이다. 결국 어떤 활동이 됐든 맥락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셈이다. 맥락의 출발점은 바로 궁금함에서 시작된다.

학년별로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학인전발’로 대표되는 우수성을 나타낼 수 있고, 궁금증을 기반으로 맥락을 만들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보다 세부적인 내용과 전략들에 대해 알아보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학종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고교 생활을 통해 세상에 하나 뿐인 이야기를 완성하길 바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고1, 탐색의 시간.. 궁금증 발산과 교육계획서 살피기>
고1은 가뜩이나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한 시간이다. 학교급도 달라졌고 새로운 생활에도 적응해야 한다. 중학교에 비해 증가한 학습량과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족들의 기대, 중학교 때보다 더 오랜 시간 진행되는 수업시간까지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올해 고1이 된 학생들은 2015개정 교육과정이 새롭게 도입된 데 따른 부담감도 느낀다. 절대평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다 보니 무엇을 해야 할지 감조차 잡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고1은 어디까지나 ‘탐색의 시간’이다. 마음껏 궁금증을 발산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넓고 길게 보는 시각을 기르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는 것은 학종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많이 알고 많은 것을 접할수록 더 많은 궁금증도 생겨나게 된다. 중학교 시절 꺼내든 적 없는 두꺼운 책을 하나 정해 읽는 것도 방법이다.
많은 궁금증을 만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되 관심이 가는 하나의 주제를 깊게 파고 어보기도 해야 한다. 그 주제가 진로희망에 관련된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 과정에서 현재 생각하는 진로가 바뀌더라도 괜찮다. 고교 시절 진로가 바뀌는 것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원한다면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사들이 많을 것이다. 최대한 도움을 받아 자신이 가진 궁금증의 끝을 확인해보자.

통상의 고교 학생들이 간과하고, 잘 하지 않는 행동이지만 학교에서 배부하는 ‘학교교육계획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우선순위까지 파악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결국 자신이 가진 궁금증들은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풀어내야 한다.

‘기록’의 중요함은 잊지 않아야 한다.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은 시간이 지나면 잊게 된다. 시작부터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다. 활동 동기와 내용, 배우고 느낀 점, 성장하고 발전한 점 등을 기록해 두면 학종을 위한 최선의 준비가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학생부 기록 주체가 교사라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한다.

<고2, ‘자소서 활용’ 부족한 부분 보완>
고2는 자신의 고1 시절부터 돌아봐야 한다. 학생부를 바탕으로 부족하고 보완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찾아보자.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부분 중에서는 어떤 것을 골라 심화시킬 수 있을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방법을 잘 모르겠거든 ‘자기소개서’를 활용하면 된다. 현재 대학들이 사용하는 자소서는 1번부터 3번까지 공통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1번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이며, 2번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3번문항은 ‘학교 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이다. 공통문항을 작성해보면 자신의 활동 내용과 약점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면서 올해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도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학종은 ‘전략’이 매우 중요한 전형이다. 방향을 설정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단 얘기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점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학교 프로그램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고2에게 요구되는 것은 ‘보다 적극적인 태도’다. 학생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모든 학교가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학교 프로그램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면 용기를 내자. 자신이 세운 방향대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건의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쌓아지는 ‘자기주도성’은 중요한 활동내용으로 기록될 수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에서 머무르는 것은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과 거리가 멀다. 자신이 속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는 학생이야말로 대학, 나아가 사회가 진정으로 원하는 인재다. 변화를 위해 용기를 내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진로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 일이 좋아서’라는 수준을 넘어서 진로와 관련된 활동들에 몰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1이 ‘넓게’ 진로탐색을 했다면, 고2는 ‘깊게’ 진로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진로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독서다. 고2의 독서는 스토리 라인이 있어야 한다. 평가자들 뿐만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무엇을 궁금해 했는지, 어떻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에서는 학생부 기록 중 과목별 세특(세부특기사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특 관리에 있어 핵심 내용은 ‘여러 교사들이 통일성 있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기억하자. 나의 우수함을 여러 교사들을 통해 증명하는 기록이 중요하다는 것을.

<고3, 내신 안 좋아도 학종 지원 가능.. 우수성 증명 위한 노력 필요>
고3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는 “내신이 좋지 않아 학종에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얘기는 오해에 불과하다. 고3은 학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학년이다. 대학은 변화하고 노력하는 내용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처음부터 일관된 활동이 있다면 좋겠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고교 생활을 송두리째 바꾸더라도 이를 인정한단 얘기다. 앞선 고1 고2 때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변화의 시기가 고3이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금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뿐이다.

고3이라고 해서 학종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스펙’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학종이 의미있는 전형인 것은 객관식 시험에서 나타나는 우수함이 전부가 아니란 전제를 깔고 있기 때문이다. 학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학업역량은 내신성적과 100% 일치하는 단어가 아니다. 내신이 좋지 않다고 해서 학종에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우수함을 증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수성을 갖췄는지에 대한 증인은 당연히 학교 교사들이다. 무엇으로 증명할지 ‘수단’에 관한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우수함을 나타내는 도구는 독서일 수도 있고 내신성적의 상승 곡선일 수도 있다. 진로활동을 통해 우수함을 증명하거나 연구 보고서를 통해 나타내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혹은 동아리활동, 과목별 세특, 자율활동이어도 좋다.

만약 꾸준히 학종을 준비해온 학생이라면 ‘화룡점정’을 기억해야 한다. 여러 활동은 중요치 않다. 자신이 관리하고 준비해 온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활동이면 충분하다. 최종적으로 자신의 우수함을 증명할 수 있도록 용의 눈을 그려내는 데 집중하면 된다.

/윤윤구 한대부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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