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사대부 화성 일반고 ‘톱’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국내 최고 이공계특성화대 중 하나로 꼽히는 포스텍에 지난해인 2024학년 가장 많은 등록 실적을 낸 고교는 한성과고다. 한성과고에서 포스텍으로 진학한 인원은 26명으로 전체 등록자 362명(외국고, 국제학교 6명 제외)의 7.2%에 해당한다. 이어 세종과고(22명) 상산고(18명) 순으로 톱3다. 전년 톱3 세종과고(25명) 상산고(22명) 한성과고(20명)에서 순위는 바뀌었으나 포함된 고교는 동일하다. 

고교 유형별로 보면 과고와 영재학교 출신의 비율이 49.2%(178명)로 전년 52.1%(189명)보다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영재학교 출신은 6.1%(22명)로 전년 3.3%(12명)보다 상승했지만, 과고 출신은 43.1%(156명)로 전년 48.8%(177명)보다 하락했다. 이공계열 진학 희망자에게 최고 선호도를 보이는 포스텍에서 과고 출신이 줄었다는 점은 과고 출신의 의대 이탈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같은 맥락에서 의대 열풍의 중심에 있는 자사고 출신의 비율 역시 하락했다. 반면 일반고 출신은 크게 늘었다. 31.5%(114명)로 최근 3년간 가장 큰 규모다.

2024 포스텍 등록 실적의 기초자료는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4학년 포스텍 출신고교별 입학생 현황’이다. 분석 결과 전국 137개교가 362명의 등록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고 출신 4명과 국제학교 출신 2명을 제외한 수치다. 포스텍 입시는 정시가 없어 모든 등록자가 수시에서 나오는 특징이 있다. 고교 유형은 2024대입의 주된 자원이 되는 고3 학생의 입학시점인 2021학년을 기준으로 한다. 

등록 실적은 합격 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 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 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 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 실적은 합격 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 실적은 있지만 등록 실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가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 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 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 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이공특의 등록포기 이유로는 가장 먼저 의대 선호 현상이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 시행, 정시 확대 등 대입지형의 영향으로 수학과 과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영재학교와 과고 학생들 역시 정시를 통한 의대 진학이 쉬워진 상황이다. 자연계 우수인재의 맹목적 의대행은 국가 과학기술력의 약화로 이어진다. 이공특,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는 물론 문제의 당사자인 의대까지 함께 고민해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베리타스알파는 KAIST 포스텍 GIST DGIST UNIST 등 5개 이공특의 등록 실적을 제공받아 공개한다. 2022학년 신입생을 첫 선발한 한국에너지공대는 고교별 등록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포스텍에 2024학년 가장 많은 등록 실적을 낸 고교는 한성과고다. 한성과고에서 포스텍으로 진학한 인원은 26명으로 전체 등록자 362명(외국고, 국제학교 6명 제외)의 7.2%다. /사진=포스텍 제공
포스텍에 2024학년 가장 많은 등록 실적을 낸 고교는 한성과고다. 한성과고에서 포스텍으로 진학한 인원은 26명으로 전체 등록자 362명(외국고, 국제학교 6명 제외)의 7.2%다. /사진=포스텍 제공

<한성과 26명 최다.. 세종 상산 ‘톱3’>
2024 포스텍의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이공특인 만큼 단연 과고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최다 배출 고교인 한성과고(26명)에 이어 세종과고(22명), 상산고(18명), 부산일과고(15명), 경기북과고(13명), 인천과고(11명), 대구일과고 부산과고 외대부고(각 10명), 경남과고(9명)까지 톱10 고교 중 전국단위 자사고인 상산고와 외대부고 2개교를 제외하면 모두 과고였다. 

일반고 중에는 공주사대부고와 화성고 출신이 가장 많았다. 두 고교 출신 등록자는 각 7명으로 영재학교인 광주과고, 과고인 전북과고와 함께 공동 11위에 올랐다. 공주사대부고는 일반고로 분류되지만 농어촌 지역학교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정된 전국단위 자율학교다. 전교생 기숙사 생활로 일체의 사교육비가 들지 않는 국립 자율학교라는 점에서 대표적인 공교육 롤모델로 꼽히는 고교다. 경기 비평준화 일반고인 화성고 역시 ‘읍’ 단위 지역에서 기숙사 체제를 운영하는 고교다. 농촌 학교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학교에서 모든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고, 방과후 프로그램과 동아리 아카데미 등이 활성화됐다. 

이어 전남과고 충북과고 한민고(각 6명), 충남과고(5명), 강원과고 대구과고 인천영재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각 4명), 김천고 대전동신과고 민사고 세종영재 창원과고 충남삼성고 풍산고(각 3명) 순으로 톱24다. 

<1~2명 배출 고교>
2명의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는 경북과고(경북) 경신고(대구) 경주고(경북) 논산대건고(충남) 대건고(대구) 대전과고(대전) 병점고(경기) 선산고(경북) 세마고(경기) 양서고(경기) 와부고(경기) 울산과고(울산) 인천진산과고(인천) 중동고(서울) 포항동성고(경북) 하나고(서울) 한국디미고(경기) 한국영재(부산) 한일고(충남)까지 19개교다. 

1명의 등록자가 나온 곳은 총 88개교다. 가온고(경기) 가정고(인천) 거창고(경남) 거창대성고(경남) 거창중앙고(경남) 경구고(경북) 경기고(서울) 경북고(대구) 계성고(대구) 고려고(광주) 고잔고(경기) 고척고(서울) 광덕고(광주) 광양제철고(전남) 광주숭일고(광주) 광주중앙고(경기) 광주진흥고(광주) 교원대부고(충북) 김해분성고(경남) 김해임호고(경남) 남녕고(제주) 늘푸른고(경기) 다대고(부산) 단양고(충북) 대구여고(대구) 대기고(제주) 대전고(대전) 대전대성고(대전) 대전동산고(대전) 대진고(서울) 도당고(경기) 동원고(경남) 동화고(경기) 매괴고(충북) 매원고(경기) 매홀고(경기) 문명고(경북) 문성고(광주) 보문고(광주) 보정고(경기) 부산고(부산) 부산장안고(부산) 분당대진고(경기) 분당중앙고(경기) 삼척고(강원) 서울고(서울) 선덕고(서울) 선정고(서울) 성동고(서울) 성화여고(대구) 솔터고(경기) 수지고(경기) 숙명여고(서울) 안남고(인천) 안산동산고(경기) 영광고(경북) 영생고(경기) 오송고(충북) 오천고(경북) 원주고(강원) 은행고(경기) 이산고(경기) 이화여고(서울) 인천청라고(인천) 인천포스코고(인천) 인항고(인천) 장곡고(경기) 정동고(대구) 정신여고(서울) 제주사대부고(제주) 중대부고(서울) 청구고(대구) 청심국제고(경기) 청양고(충남) 청원고(충북) 청원고(서울) 충렬고(부산) 충주고(충북) 충주여고(충북) 태원고(경기) 포산고(대구) 포항고(경북) 하남고(경기) 학성고(울산) 한가람고(서울) 한솔고(경기) 혜원여고(서울) 효성고(경기)다. 

<지역별 경기 19.1% ‘최고’.. 서울 부산 톱3>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를 지역별로 분석해 보면 경기에서 69명이 나왔다. 전체의 19.1%에 해당하는 인원으로 비율이 가장 높다. 이어 서울 66명(18.2%)까지 40%가량이 수도권 고교 출신이었다. 

이어 부산 31명(8.6%), 전북 25명(6.9%), 대구 25명(6.9%), 경북 23명(6.4%), 인천 22명(6.1%), 충남 20명(5.5%), 경남 18명(5%), 광주 충북 각 13명(3.6%), 강원 9명(2.5%), 대전 8명(2.2%), 울산 전남 각 7명(1.9%), 세종 제주 각 3명(0.8%) 순으로 많은 등록자를 배출했다. 

<고교유형별 과고 43.1% ‘최고’.. 일반고 31.5%>
고교 유형별로 분류하면 과고가 156명으로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했다. 전체 등록인원의 43.1%가 과고 출신이다. 단 전년인 2023학년 48.8%(177명)와 비교하면 과고 출신의 비율은 다소 하락했다. 2022학년 46.7%(148명)에서 2023학년 48.8%(177명)로 상승했다가, 2024학년에는 43.1%(156명)로 하락하며 최근 3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사고의 비율도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2022학년 17.4%(55명)에서 2023학년 14.9%(54명), 2024학년 12.4%(45명)로 하락했고, 광역단위 자사고는 2022학년 1.3%(4명)에서 2023학년 5%(18명)로 상승했다가 2024학년 3.9%(14명)로 다시 하락했다. 

반대로 영재학교 출신의 비율은 최근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2022학년 3.2%(10명)에서 2023학년 3.3%(12명), 2024학년 6.1%(22명)로 두 배가량 많아졌다. 일반고 비율 역시 전년보다 상승했다. 2022학년 28.7%(91명)에서 2023학년 25.1%(91명)로 하락했다가, 2024학년에는 31.5%(114명)로 크게 상승했다.

이외로 2024학년에는 자공고에서 8명(2.2%), 특성화고에서 2명(0.6%), 외고/국제고에서 1명(0.3%)이 등록했다.

<2024 포스텍 고교별 실적 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 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 후기고 등 고입 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실적 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GIST DGIST UNIST 등 학종 중심 입시 체제인 이공특의 등록 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 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 실적은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 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특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영재학교/과고의 진학 상황을 확인, 의대 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영재학교/과고와 이공특 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 취지인 이공계 인재 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특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 실적이 아닌 합격 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 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 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 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 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 곳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 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 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을 거르기 어렵다. 진학 의사가 분명한 등록 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5 포스텍 수시 360명 모집.. 일반Ⅱ 10명 축소, 기회균형 통합 신설>
2025전형계획에 따르면 포스텍은 올해 수시로만 360명을 모집한다. 정원내 전형 320명, 반도체계약학과 40명의 정원이다. 세부적으로는 정원내 전형으로 일반Ⅰ 220명, 일반Ⅱ 70명, 기회균형지역인재 20명, 기회균형통합 10명을 모집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일반Ⅱ 정원이 10명 줄고 기회균형통합이 신설된다. 반도체계약학과의 경우 반도체공학인재Ⅰ 25명, 반도체공학인재Ⅱ 15명을 모집한다. Ⅰ전형은 정원이 5명 증가하고 Ⅱ전형은 5명 감소한다.

전형방법은 6개 전형이 동일하다. 1단계에서 서류100%로 3배수를 정한 뒤, 2단계에서 1단계67%+2단계33%로 반영한다. 일반과 반도체공학인재는 수능최저 유무에 따라 Ⅰ와 Ⅱ로 나뉜다. Ⅰ전형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으며, Ⅱ전형은 수능최저로 수학(미/기)탐(과,2과목) 등급합 5이내, 각 3등급 이내를 충족해야 한다. 수학에서 확률과통계는 인정하지 않으며, 국어 영어 한국사는 반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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