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권 지각변동 예고'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명실상부 최상위 모집단위인 서울대 의대가 현재 135명 정원에서 200명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최상위권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서울대는 135명인 의예과 정원을 15명 증원신청하는 한편 정원 50명의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의과학과’를 신설한다고 7일 밝혔다. 의과학과는 의과대학 의사과학자양성사업단을 중심으로 추진, 만약 정부가 승인하면 최상위 모집단위인 서울대 의과대학은 200명 정원으로 확대되고 의과학과가 기존 최강 모집단위 의예과에 필적하는 새로운 모집단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인 학사계획 등은 설계되지 않았다. 의과학과가 의대에 설립될지, 몇년제 과정인지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지난해 정부의 4월 첨단학과 증원 추진에 따라 짧은 시일내에 첨단융합학부를 신설한 전례가 있어 이번 의과학과 역시 의대증원흐름과 함께 2025학년 도입을 목표로 발빠르게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관계자는 "첨단학과도 4월에 받아서 했는데 이 역시 역량이 됐기 때문에 한 것이다. 의과학과  역시 15년간 연구해온 노하우가 있다. 학과를 잘 설계해서 의사 면허가 있어도 의과학자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하는게 핵심이며 이러한 의과학자를 키우겠다는 선언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서울대와 보건복지부, 교육부 간 어느정도의 이야기가 매듭지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교육전문가는 "이미 서울대와 보건복지부, 교육부 간 협상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의대 2000명 증원을 가지고 의사파업 등 반발이 큰데 만일 2000명 증원 중 일부를 의과학자로 빼는 방식이라면 복지부가 이를 타협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의대의 경우 기존 135명에서 15명 증원을 신청했다. 압도적 최상위 학부인 서울의대가 150명 덩치로 불어난 데다 50명정원의 의과학과라는 또 다른 모집단위의 등장으로 최상위권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보인다.  특히 최상위권 서울대의대가 135명에서 65명이 늘어난 200명으로 늘어나면서 2025입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계에선 이미 의대 증원 자체가 최상위권서부터 내려오는 합격선 하락으로 입시지형에 대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촘촘한 최상위권에서 서울대의 65명 증원은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이미 의치한약수 의약계열과 반도체계약학과라는 가치체계가 기존 SKY라는 가치체계를 앞선 가운데 새로운 가치체계인 서울대 의과학과까지 더해지면서 어떻게 우선순위가 자리잡을 것인지부터 쉽지 않다. 특히 의사과학자를 양성한다는 서울대의 계획에 기존 이공계 직장인들 역시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의대증원만으로도 N수생과 직장인이 대거 입시에 뛰어들 것으로 예고된 상황 속 의과학과의 등장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나날이 증가하는 N수생과 동시에 직장인들까지 의대 입시에 뛰어들면서 혼돈상은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가 정부의 의대 증원 수요조사에서 기존 서울대 의과대학은 15명 증원한 150명으로 신청함과 동시에,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의과학과 신설을 목적으로 별도의 50명 정원을 신청했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가 정부의 의대 증원 수요조사에서 기존 서울대 의과대학은 15명 증원한 150명으로 신청함과 동시에,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의과학과 신설을 목적으로 별도의 50명 정원을 신청했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 2025학년 50명 정원 의과학과 신설 '의대200명'.. 이공계 직장인 이탈 불러오나>
2025대입에서 새로운 자연계 최상위권 모집단위의 등장이 예고됐다. 7일 서울대는 기초보건과 첨단 바이오/헬스 분야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가칭) ‘의과학과’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대 대학원이 운영하고 있는 의과학과를 학부단위에서 개설하는 셈이다. 특히 4일 마감한 대학별 의대증원 신청 접수에서 서울대 의과대학 정원 15명 증원을 요청함과 동시에 2025학년 신설을 전제로 의과학과 50명 학부 정원을 별도 신청했다. 기존 서울대 의대 정원이 135명에서 15명 늘어난 150명이 됨과 동시에, 50명 덩치의 의과학과까지 더해지면서 당장 올해 입시부터 서울대 의과대학의 정원이 200명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서울대는 이번 증원을 통해 필수공공의료 강화와 의사과학자 양성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는 서울대병원과 함께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필수공공의료와 첨단 바이오/헬스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등 장기적인 의료 개혁에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2008년부터 의과대학 의사과학자양성사업단을 중심으로 기초과학 연구에 전념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 15년간 임상의사가 아닌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다양한 교육/연구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미 서울대는 대학원 내 의과학과를 운영하면서 61명의 교수와 200여명의 재학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대학원 내 학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번 서울대의 계획에 따르면 당장 올해부터 학부단위까지 그 기회가 내려오는 셈이다. 정부의 의대증원 추진과 맞물려 서울대의 계획이 빠르게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고학부인 서울대의 의과대학과 더불어 바이오/헬스 관련 학과와 첨단융합학부의 기술력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관계자 역시 “대학의 바이오/헬스 관련 학과와 첨단융합학부와 연계하는 교육/연구를 통하여 우수인력 양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별개로 서울대 의대는 기존 정원 135명에서 15명 증원한 150명을 요청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의약분업 당시 감축된 정원 15명을 회복해 필수공공의료/지역의료 공백 해소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지방의대가 100명 이상의 증원분을 요구하는 것과 비교해 적은 인원이지만 최고학부인 서울대 의대의 정원 변화는 예상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기에 50명이라는 몸집을 가진 의과학과의 등장까지 결합되면 자연계 최상위권을 뒤흔들 정원 65명이 등장한 셈이다. 최고학부인 서울대 의대서부터 내려오는 의대 합격선이 자연계 최상위권뿐 아니라 인문계 대입지형까지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상위권의 경우 입결이 촘촘해 작은 모집인원의 변화로도 합격선이 크게 출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정량평가 방식의 전형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성적만으로 줄을 세우다 보니 지원자 수나 성적대에 따라 입결도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특히 의사과학자를 양성한다는 서울대의 계획은 이공계열 직장인의 의대 도전까지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의대증원으로 N수생과 심지어 직장인까지 의대 입시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과학과는 첨단분야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에게는 메리트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증원 계획에 대해 서울대는 의료계의 현실과 국가적/국민적 필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증원이 필수공공의료 강화와 의사과학자 양성에 집중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해 대학 차원의 정책적 결과물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우리 대학이 시대적/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방향을 숙고했다. 이번 증원 신청이 현재 우리나라와 국민이 직면한 어려움 해결에 기여함과 동시에, 우리 의과대학 학생/교수, 병원 구성원, 의료계에서 염려하는 문제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학내/외 여러 제도들을 정비해 나가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어려움은 정부와 대학, 그리고 모든 국민이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아야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의과대학 학생/교수, 병원 구성원, 의료계에서 지혜를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의사과학자 양성.. 서울대 ‘학부’ 5개 이공특 ‘대학원’>
서울대 뿐 아니라 5개 이공계특성화대학 역시 의사과학자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2004년부터 의과학대학원(이하 의과학원)을 운영해오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이하 과기의전원)을 추진 중인 KAIST를 비롯해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포스텍, 울산대 의대와 협력해 지난해부트 의과학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UNIST에 이어 지난해에는 GIST DGIST까지 의과학자 양성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에너지공대를 제외한 5개 이공특 모두 의과학자 양성에 돌입한 셈이다.

가장 먼저 의사과학자 양성에 나선 것은 KAIST다. KAIST는 2004년 의과학원을 설립해 현재까지 184명의 의과학자를 양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과기의전원 설립까지 계획하고 있다. KAIST는 미국 하버드 의대의 의과학자 양성과정인 HST(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등을 토대로 KAIST 과기의전원 설립을 계획, 의과학원을 확대/통합해 정원 50명 규모로 8년 교육과정의 과기의전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포스텍 역시 2022년 융합대학원 내 의과학전공 대학원 과정을 설립해 2023학년부터 매년 20명씩 모집했다. 융합대학원 소속 의과학전공 대학원 과정은 의과학전문대학원의 전 단계다. 포스텍은 융합대학원 소속 의과학전공을 기반으로 과기의전원을 개설하고 나아가 의과대학 설립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UNIST GIST DGIST 역시 의과학원과 과기의전원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UNIST의 경우 2022년부터 의과학원 설립을 추진하면서 울산대 의대와 협력해 학술교류 협정을 맺고 한국형 의과학자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양 대학은 국내 최초의 예과-본과-대학원의 전주기적 의과학 교육인 ‘한국형 HST(Health Science and Technology)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2023학년 2학기 울산대 의예과 1학년 40명은 UNIST 학생과 함께 메디컬AI 재생재활공학 게놈공학 등 기초 교과목을 이수하며 학술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GIST와 DGIST 역시 지난해 과기의전원 설립을 공식화했다. GIST는 석사과정으로 의사 자격(MD)을 취득한 후 박사 과정에서 융합의학 연구를 수행하며 공학박사 학위를 받는 의사과학자(MD-PhD) 과정을 설계하고 있다. DGIST 역시 신입생이 지역 의과대학에서 의무석사과정(4년)을 통해 의사 자격(MD)을 취득하고, 바로 이어 DGIST 과기의전원에서 융합박사과정(PhD/3년)을 수학해 의과학자(MDPHD) 학위를 수여받게 되는 형식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서울대 의과학과와 이공특이 운영하는 의과학원/과기의전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의과학과는 학부단위 선발로 고3학생이 대학에 입학해 바로 의사과학자의 길을 밟을 수 있다면 KAIST가 운영하는 의과학원/과기의전원의 경우 대학원에 속해 의사면허증 소지자 또는 이공계 학/석사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애초에 대상부터가 다른 셈이다. 또한 의과학원이 의학적인 기초 지식을 활용하여 의료기기와 진단/치료기술 개발에 참여한다면 과기의전원의 경우 여기에 과기원의 강점을 더해 확대 개편되는 식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의 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질병 치료, 의약품/의료기기 개발 등에서 융합연구 역량을 발휘하는 데 주력한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