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 시기가 되면 최선을 다해 학습에 매진하는 수험생들이 있는 반면, 오히려 긴장감을 잃고 느슨해지는 수험생들도 발생한다. 막연히 수시에 합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거나, 반대로 지금 공부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수능 D-30(10월17일)을 앞두고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이 수능을 성공적으로 치른 선배들의 성공적인 수능 D-30 대비법을 전한다.

<'수능형 인간'의 학습법>
수능에서 성공한 선배들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수능 전 30일'은 이전의 30일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수능 전 30일은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며, 수능 '시험'을 대비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개념학습이나 문제풀이만 진행하던 때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점수를 올릴 수 있다. 다시 말해 수능에 최적화된 상태로 재정비할 수 있는 기간이다. 남은 30일을 단순히 이전 학습의 연장선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철저히 수능에 맞게 재정리하고, 낯선 공간에서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선배들의 수능 D-30 조언으로 '수능형 인간'으로 거듭나보자.

- 단순히 집어넣는 공부는 그만! 머릿속에서 '인출'하는 훈련을 하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지금까지 시험에 출제되는 내용을 머릿속에 넣거나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모의고사 문제풀이를 반복하는 학습을 진행했을 것이다. 그런데 남은 기간도 이런 방법으로만 공부하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렵다. 수능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공부한 내용을 적재적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출'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능에서 평소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고 하는 학생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중 대다수가 바로 인출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수능 시험은 매우 긴장되는 시험이다. 이런 긴장 상태에서도 공부한 내용을 막힘없이 적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공부한 내용을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에 맞게 논리적으로 인출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인출'은 공부한 내용을 머리 밖으로 꺼내는 것이다.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하며 '시간 안에 문제 풀기, 설명하기, 백지에 쓰기' 등으로 연습할 수 있다. 이때 아는 내용을 단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단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수학을 예로 들면, 단순히 공식을 말할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공식이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 활용되는지 단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기에 오히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기본 개념이 부족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수능이란 결국 기본 개념을 다양한 유형에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인출 연습을 통해 개념을 완벽히 재정리한 후, 한 문제라도 정확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는 학습을 진행하자.

인출 과정은 남은 기간 동안 매일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이때 제대로 인출되지 않는 부분은 바로 보충 학습을 진행해 언제 어디서든 수월하게 인출되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수능 시험은 긴장 상태에서 진행되는데, 긴장 상황이 닥치면 사람들은 보통 습관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성향이 있어 인출 과정이 '습관'처럼 나올 수 있도록 탄탄히 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나에게 맞는 학습 계획을 수립하라
시험이 다가올수록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다른 친구들이 보는 문제집을 풀지 못했는데 괜찮을까?' 등의 여러 가지 생각으로 불안감이 더해질 것이다. 이런 불안감으로 무리한 계획을 세워서 공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수능 30일 전에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다. 수능 전 30일은 앞서 말한 것처럼 공부한 내용을 시험에 맞게 정리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데 효율적인 시기이지만, 새로운 내용을 배우고 시험에 적용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시기이다. 때문에 내가 부족한 것이 많다고 해서 필사적으로 모든 것을 다 공부하겠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공부해야 할 내용 중 가장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공부하고, 그 다음 목표는 지금 세운 목표 달성 기간에 따라 조절되어야 한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매우 좋은 자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부분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하는 공부는 단순히 내용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험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학습이 필요하다. 지금 공부해야 하는 부분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모든 공부의 기준은 '나'라는 점도 기억하자. 6월, 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통해 영역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토대로 '나의 마무리 학습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학원이나 다른 친구들에게 조언을 얻을 수는 있지만, 그 모든 것이 나의 상황에 맞는지를 검토하고 내가 필요한 부분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능형 인간'의 실전 대비법>
수능 시험은 1년에 단 한 번 치러지고, 지금까지 봤던 그 어떤 시험보다 '당일'에 잘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수능 시험의 본질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수험생들이 별다른 대비 없이 공부만 하다가 시험에 임한다. 사실 수능 시험은 굉장히 변수가 많다. 시험을 치르게 될 학교는 낯선 곳이고, 시험 응시를 하는 자리는 내가 불편한 곳에 배치될 수도 있으며 그날 컨디션이 평소에 공부할 때와 다를 수도 있다. 그날따라 날씨가 갑자기 더 추워질 수도 있고, 시험을 보다가 평소에 잘 풀리던 문제도 갑자기 막혀버릴 수도 있다. 지금 언급한 모든 상황은 수능을 성공적으로 치른 선배들의 경험담이다. 그런데 선배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했을까?

시험을 내 입맛대로 맞출 수 없다면, '나'를 '수능 시험'에 맞춰야 한다. 수험생은 다른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오직 공부만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은 오히려 수능 시험 당일 점수를 깎아먹는 잘못된 생각이다. 수능 당일에도 점수를 더 올리고 싶다면, 수능 시험을 제대로 알고 아주 작은 부분까지 미리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

- 난이도에 상관없는 시간 관리 훈련을 하라
수능 시험의 난이도를 예측하고 그에 맞추어 준비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수능의 난이도 또한 내가 볼 시험에서 생길 수 있는 변수이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에 시험의 난이도에 상관없이 주어진 시간 안에 주어진 모든 문제를 끝까지 훑어보는 시간을 확보하고, 쉬운 문제부터 골라내서 풀 수 있는 문제를 다 푸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 방법은 쉬워 보이지만 의외로 많은 수험생들이 실수하는 부분이다. 수능 시험 당일, 수험생들은 문제를 풀면서 문득 '이 문제를 내가 풀지 못하면 그 대학에 떨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극단적인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쉽고 확실히 맞힐 수 있는 문제부터 풀어서 최대한의 점수를 확보하는 것'은 시간 관리를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완벽한 시간 관리를 위한 두 번째 방법은 문제풀이와 함께 마킹하는 연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는 과정 중에는 문제풀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지만, 시험을 볼 때는 문제 풀이만큼 마킹도 중요하다. 원칙적으로 수능은 시험이 종료되면 모든 학생이 행동을 멈추고 답안을 제출해야 한다. 문제를 다 풀었더라도 마킹을 하지 못한 학생은 그 누구도 봐주거나 이해해주지 않는다. 추가 마킹을 하는 순간, 그 즉시 부정행위에 해당되며 퇴실 조치된다. 그래서 완벽한 시간 관리를 위해서 정해진 시간까지 문제를 풀고, 마킹까지 완벽하게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연습은 실전보다 어렵게 해야 한다. 수능 시험은 120%를 준비하면 100%가 나오는 시험이라고 할 정도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실제 시험 시간의 70~80% 안에 문제풀이와 마킹을 끝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 '수능 1교시 효과'에 대비하라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수능 1교시' 때문이다. 1교시에 치르는 국어영역 성적 때문이 아니라 국어영역 시험을 치르는 동안 두려움에 빠지고, 그 두려움이 남은 시험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국어영역 시험은 수능 시험의 시작이다. 그런데 국어영역의 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면 수험생들은 두려움에 빠진다. '왜 문제가 안 풀리지? 이 문제를 못 풀어서 대학에 가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으로 어려운 문제를 넘기지 못하고 매달리거나, 아는 문제도 어려워 보이기 시작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빠지는 것이다. 게다가 1교시 시험이 어렵다고 느낀 학생들은 나만 잘 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이어지는 시험 시간에도 의기소침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수능 1교시는 국어영역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영역의 성적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것이 '수능 1교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능 1교시 효과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다.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은 지난 6월, 9월 모의고사를 통해 난이도를 조정하기 때문에 기존 난이도와 완전히 달라지는 시험을 출제하지 않는다. 때문에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성적이 소폭 변동하는 경우 외에는 크게 바뀌지 않고, 혹시라도 난이도가 더 높아진다 하더라도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수능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높은 난이도가 적용된다면 표준점수나 백분위 점수 등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순간순간 막히는 것에 일일이 반응하지 말고,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심호흡을 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각 영역 시험이 끝나고 나면 다음 영역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각 영역마다 최선을 다해서 시험을 보는 것이 가장 좋은 수능 성적을 받는 길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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