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개정교육과정 고1,2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학생부종합전형은 3년의 고교생활 전반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고3시기에 닥쳐 대비하기보다는 고1부터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이유다. 학생부를 어떻게 준비해나갈 것인지, 지망학과와 평가요소 등을 고려해 차근차근 대비해나가야 한다. 특히 2021대입부터 2015개정교육과정이 본격 도입되면서 진로목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전반적인 설계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학종은 대학마다 다른 인재상을 평가에 반영하고, 모집단위마다 필요로 하는 세부적인 역량에 차이가 있는 만큼 대비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공교육 대표로 불리는 서울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이 발간한 ‘2019학년 고1,2학년 진학지도 자료집’을 통해 학생부종합전형 대비법에 대해 살펴본다. 

학생부종합전형은 3년의 학생부 기록을 토대로 평가하는 전형인 만큼, 진로 등의 방향을 설정해 나가면서 지원을 대비해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1대입 ‘2015교육과정 본격 도입’.. 과목 선택 중요성 대두>
2021대입부터 달라지는 점은 2015개정교육과정이 입시에 본격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학생이 자신의 진로목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한다는 목표로, 고등학생이 대학생처럼 자신의 진로와 전공에 대한 고민을 하고 이에 맞춰 이수할 과목을 선택한다. 이에 따라 과목 선택에서부터 자기주도성을 보여줄 수 있다. 서교연은 “기존에는 학생이 지닌 학업능력의 우수성을 평가하면서 이수한 교과목의 성취수준과 과목의 세부능력 특기사항을 평가요소로 활용했다. 그러나 2021대입부터는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진로나 적성과 관련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자기주도성을 보여줘야 한다. 즉 대학은 학생이 고교에서 어떤 과목을 이수했고, 그 과목에서 어떤 역량을 보였는지를 평가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공 선택.. ‘이름만 보고 선택’ 금물>
학종 준비의 첫 걸음은 전공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본인의 진로와 맞는 학과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지원학과를 결정하고 그에 따른 활동을 준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서교연은 “학생들은 그 수만큼이나 다양한 성격과 특징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하고자 하는 일도 다양하다. 그 진로에 대한 고민은 자신이 가진 적성과 능력이 그 일에 적합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교사의 역할은 전공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이와 연계된 직업과 선택과목 등을 안내해주는 것이다. 이때 참고할 만한 것은 각 대학이 발간하는 전공안내서다. 대표적으로 한양대 전공안내서를 참고해볼 만 하다. 전공선택요령을 단계별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성향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름만 보고 학과를 선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름이 같지만 배우는 학문이 다른 학과를 유의해야 한다. 한양대 전공안내서에서는 “대학별로 동일한 이름을 가진 학과들이 비슷한 커리큘럼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이름의 에너지공학이지만 한양대 에너지공학과처럼 ‘신재생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곳이 있고, 현재 사용하는 에너지 혹은 원자력에 대해 배우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름이 생소하거나 비슷한 학과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름만 보고서는 무엇을 배우기 추측하기 어려운 학과이거나 한 대학 내에서도 이름이 비슷한 학과들이 있다. 생명과학 생명공학 생체공학이나 건축학과 건축공학과, 교육학과 교육공학과 등 이름이 비슷해도 실제 배우는 내용은 다를 수 있다. 학과 홈페이지나 전공 안내 책자에 있는 커리큘럼을 꼭 참조해야 한다. 

대학별로 운영하는 전공탐색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학생 멘토와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에서 실제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지, 선배들은 주로 어떤 진로로 선택하는 지 등을 확인하거나, 전공체험행사 등에 참여하는 식으로 전공에 대해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선택과목 설계.. 유불리보단 ‘필요한 과목’ 선택해야>
전공 탐색을 마쳤다면 해당 전공을 위한 선택과목 설계에 돌입해야 한다. 특정과목 이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전형계획을 확인하고 이수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서울대의 경우 2021학년 이후 교과이수기준에 진로희망에 따라 과학Ⅱ과목 이수를 권장하고 있는 만큼, 자연계열 학과 진학을 염두하고 있다면 과학Ⅱ 이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학생들이 공통 과목을 통해 기초 소양을 함양한 후 학생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 선택이 가능하다. 보편적으로 공통과목을 1학년에서 이수한 후 2~3학년에서 선택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공통과목은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고교생이 배워야 할 필수적인 내용으로 기초 소양을 함양하고 기초 학력을 보장할 수 있는 과목으로 구성된다.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등 7과목이다.

선택과목은 일반선택과목과 진로선택과목으로 다시 구분된다. 일반선택과목은 고교 단계에서 필요한 각 교과 학문의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과목이다. 진로선택과목은 교과 융합 학습, 진로 안내학습, 교과별 심화학습 및 실생활 체험 학습 등이 가능한 과목, 보다 심화된 학습이나 자신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과목으로 구성된다. 

다양한 과목 선택이 가능해진 만큼 고교생들은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최근 국민대 명지대 서울여대 숭실대의 4개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 준비를 위한 선택교과목 가이드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4개대 연구책임자 명지대 이호진 교수사정관은 “4개대학 공동연구진이 마련한 대학의 선택과목 가이드를 통해 학생은 본인의 희망진로, 흥미, 적성 등에 따라 학습경로를 설정하고 학교는 이를 지도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선택과목 가이드는 4개대학 연구결과로, 모든 대학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가이드북은 “선택과목 가이드에 제시되는 교과목들은 4개대학에서 필수이수를 요구하는 선수과목은 아니다. 선택과목 가이드에 따라 교과목을 이수했다고 해서 이수 사실만으로 학종 평가에서 유리하다거나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종 평가에서는 이수한 교과목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아니며, 이수한 교과목, 성취수준, 교과 이외의 교내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매년 수험생 관심이 쏠리는 서울대의 경우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고교생활 가이드북’을 통해 해당 전공을 먼저 경험한 선배의 입을 빌려 어떤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소개했다.

가이드북에 소개된 일부 학과를 살펴보면 사회과학대학 언론정보학과의 경우 ‘독서’ ‘문학’ ‘화법과작문’ 등이 관련성이 높다. 언론정보학과에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글쓰기와 발표이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수업에서 논문을 읽고 요약하라는 과제를 받았고 거기에 본인의 생각을 더해 발표하는 형태다. 재학생K는 “익숙하게 글을 쓰려면 독서 문학 등 읽기자료를 많이 접하는 과목을 통해 글을 많이 읽어봐야 하고, 더 수려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화법과작문을 통해 글쓰기 역량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학의 성격을 가진 만큼 수학 ‘확률과통계’와 사회 ‘사회문화’의 중요성도 만만치 않다. 확률과통계에서는 통계의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익혀야 한다. 통계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회문화를 공부하면 된다. 이때 개념보다는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공대 기계항공공학부의 경우 ‘수학’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통계’ ‘기하’는 꼭 이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교에서 배운 수학부터 미적분까지의 내용은 대부분 대학에서 심화된 내용으로 다루게 된다. 확률과통계의 경우 전공수업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실험 데이터를 정리할 때 간접적으로 이용된다. 재학생Y는 “기하는 꼭 공부하는 것이 좋다. 대학에서는 벡터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기본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목 선택 시 학습의 부담이나 석차등급의 유불리를 따져 과목을 선택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서교연은 “학습부담을 핑계로 필요한 과목을 이수하지 않는 학생에 대한 대학의 평가는 좋을 수 없다. 그러므로 (교사는) 학교에서 이수할 수 있는 교육과정은 최선을 다해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학교 여건 상 개설이 어려운 교육과정의 경우 학교 간 연합 교육과정을 통해 해소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고 설명했다. 

선택과목을 전공에 맞춰 설계했다고 해서 꼭 ‘그 학과’로만 진학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연계 전공의 경우 이수해야 하는 과목 설계가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교연은 “학생들이 희망하는 전공이 모든 대학에 동일한 학과명으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학생들이 실제로 대학에 지원할 때는 유사한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같은 듯 다른 평가요소..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
대학마다 평가요소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건국대 경희대 서울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의 6개대학이 공동연구한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요소를 통해 큰 틀을 이해할 수 있다. 

평가요소는 크게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으로 나뉜다. △학업역량은 학업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기초 수학 능력을 의미하며 학업성취도, 학업태도와 학업의지, 탐구활동 등으로 세분화된다. △전공적합성은 지원 전공(계열)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 노력과 준비 정도를 의미한다. 전공 관련 교과목 이수 및 성취도,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 전공 관련 활동과 경험 등을 평가한다. △인성의 경우 공동체 일원으로서 필요한 바람직한 사고와 행동을 의미한다. 협업능력, 나눔과 배려, 소통능력, 도덕성, 성실성 등을 평가요소로 활용한다. △발전가능성은 현재의 상황이나 수준보다 질적으로 더 높은 단계로 향상될 가능성으로, 자기주도성, 경험의 다양성, 리더십, 창의적 문제해결력 등을 의미한다.

큰 틀에서는 유사하지만 대학마다 인재상이 다르고, 서류평가에서 중점을 두는 항목이 다르기 때문에 각 대학이 발간한 학종 가이드북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상위16개대 기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은 학종 가이드북을 별도로 발간하고 있다. 

대학마다 다른 인재상은 평가요소를 가늠하는 요소 중 하나다.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의 6개대학 입학사정관이 연구해 발간한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에서는 “학종에서는 현재 드러나지 않지만 장래에 발현될 능력인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대학과 모집단위 특성에 맞는 인재상을 구체화하고 이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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