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부고 27위 민사고/하나고 30위.. 공주사대부고 '일반고 최고'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대표' 이공계특성화대학인 KAIST(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에 2019학년 가장 많은 등록자를 낸 고교는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이하 한국영재)다. KAIST 2019등록자 699명 가운데 8.9%에 달하는 62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영재의 실적은 2위 한성과고 37명, 3위 세종과고 34명, 공동4위 경기과고/경기북과고 각32명 등 상위에 랭크된 고교와 비교해도 독보적이다. KAIST 부설 고교란 점과 KSA HP(KSA Honors’ Program)제도를 활용, KAIST 진학 시 조기졸업이 가능한 특징이 더해지면서 압도적 실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KAIST 2019등록실적의 기초자료는 KAIST로부터 단독 입수한 ‘2019학년 KAIST 학사전형 등록생 현황(2019년 2월20일 기준)’이다. 분석결과 전국에서 171개교가 수시 688명, 정시 11명으로 총 699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해외고와 검정고시 출신 수시등록자 각1명까지 포함하면 전체 등록실적은 701명이다. 

등록실적은 합격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실적은 합격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실적은 있지만 등록실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들이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공계특성화대 등록포기 이유로는 가장 먼저 의대선호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과기원은 일반대에 비해 다양한 장학금과 저렴한 학비 등 혜택이 풍부한 만큼 입학을 포기할 요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해마다 과고/영재학교의 의대진학자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는 점도 의대로의 이탈을 방증하는 예다. 자연계열 우수인재들의 맹목적 의대행은 국가 과학기술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공계특성화대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는 물론 문제의 당사자인 의대까지 함께 고민해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KAIST에 2019학년 가장 많은 등록자를 낸 고교는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다. KAIST 2019고교등록자 699명 가운데 8.9%에 달하는 62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사진=한국과학영재학교 제공

<톱30 6명 이상.. 공주사대부고 일반고 유일, 외대부/민사/하나 3개 자사고, 과고/영재학교 27개교>
KAIST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2019학년 KAIST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한국영재다. 한국영재는 62명을 기록, 등록자를 낸 171개교 가운데 압도적인 실적을 보여줬다. 1위 한국영재의 뒤를 이어 한성과고(37명), 세종과고(34명), 경기과고(32명), 경기북과고(32명) 부산과고(29명), 전남과고(24명), 경남과고(20명), 부산일과고(18명), 광주과고(15명), 대전동신과고(15명), 제주과고(15명), 충북과고(15명)까지 톱10이다. 경기과고와 경기북과고가 공동4위, 광주과고 대전동신과고 제주과고 충북과고가 공동10위에 오른 결과다. 톱10내 한국영재 경기과고 광주과고의 3개 영재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10개교는 모두 과고였다. 

과고/영재학교의 강세는 톱30까지 뚜렷하다. 공동14위 대구일과고 창원과고(각14명)을 시작으로 공동16위 세종영재 서울과고(각13명), 공동18위 경북과고 경산과고 인천과고(각11명) 공동21위 강원과고 전북과고(각10명) 공동23위 인천영재 인천진산과고 충남과고(각9명) 26위 대전과고(8명) 공동27위 공주사대부고 대구과고 외대부고(각7명) 공동30위 민사고 하나고(각6명)까지 톱30에 자리한 31개교 가운데 과고/영재학교가 아닌 곳은 일반고 가운데 공주사대부고가 유일했고 자사고는 전국단위의 외대부고와 민사고 하나고 3개교였다. 대부분의 학교가 수시에서만 실적을 낸 가운데 서울과고는 정시1명의 실적을 더한 결과다. 

톱30의 면면을 뜯어보면 이공계특성화대학의 특징 그대로 영재학교 과고 중심이다.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사고는 전국단위, 과고는 광역단위로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선발권을 보유한 고교유형이 강세를 보였다. 30위내 유일한 일반고인 공주사대부고 역시 전국단위 선발권을 지닌 농어촌 자율학교다. 2017학년까지는 톱30내 선발권이 없는 와부고, 수지고 등이 포함됐으나 2018학년부터 2019학년까지 선발권이 없는 고교를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KAIST는 이공계특성화대 가운데 최고선호도를 자랑하는 만큼 '선발효과'가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이해된다. 

<톱30 밖.. 5명부터 3명까지 10개교>
톱30에 이어 3명 등록자를 낸 고교수는 많지 않았다. 32위를 기록한 전국단위 자사고 북일고만이 5명의 실적으로 간발의 차를 보였다. 공동33위에 오른 경기고와 울산과고는 4명의 실적이다. 울산과고는 톱30위내 포함되지 못한 유일한 과고다. 대덕고 상산고 인천포스코고 중동고 청원고 충남삼성고 백석고 등 7개교는 3명의 등록실적으로 공동35위에 올랐다. 대체로 전국/광역 단위 자사고의 성적이 이어진 가운데 경기고 대덕고 백석고는 일반고, 청원고는 자공고로서 실적을 이뤄냈다. 

<2명 12개교, 1명 118개교>
2명의 등록실적을 낸 고교는 12개교다. 낙생고(경기) 남녕고(제주) 남해해성고(경남) 복자여고(충남) 신성고(경기) 신일고(서울) 제주제일고(제주) 중산고(서울) 충남고(대전) 한일고(충남) 홍대부고(서울) 한가람고(서울)가 각 2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한가람고만이 정시1명을 포함한 실적이다. 광역단위 자사고인 신일고와 한가람고를 제외하면 전부 일반고인 특징이다.

1명 실적 배출고교는 모두 118개교다. 강릉명륜고(강원) 강화고(인천) 거제제일고(경남) 거창대성고(경남) 경구고(경북) 계성고(서울) 고대부고(서울) 고잔고(경기) 곡정고(경기) 광양고(전남) 광양제철고(전남) 광주고(광주) 광주석산고(광주) 교원대부고(충북) 구로고(서울) 군서고(경기) 금성고(부산) 금호고(광주) 김천고(경북) 논산대건고(충남) 대기고(제주) 대일고(서울) 대전고(대전) 대전노은고(대전) 대전중앙고(대전) 덕계고(경기) 동대부고(서울) 동일여고(서울) 동해광희고(강원) 두루고(세종) 매원고(경기) 명신고(경남) 목포혜인여고(전남) 무안고(전남) 묵호고(강원) 문창고(경북) 밀성고(경남) 백석고(인천) 분당영덕여고(경기) 사직고(부산) 산본고(경기) 살레시오고(광주) 삼현여고(경남) 상명고(서울) 서울고(서울) 서천고(충남) 서현고(경기) 선덕고(서울) 선일여고(서울) 선정고(서울) 성의고(경북) 세화여고(서울) 소래고(경기) 송곡고(서울) 수내고(경기) 수락고(서울) 수원고(경기) 수일고(경기) 숙명여고(서울) 숭문고(서울) 신갈고(경기) 심석고(경기) 안산동산고(경기) 안성고(경기) 양정고(서울) 영신여고(경기) 영일고(경북) 오현고(제주) 우석고(전북) 우석여고(경북) 운호고(충북) 울산고(울산) 원주고(강원) 원주여고(강원) 의정부고(경기) 이천고(경기) 이현고(경기) 인명여고(인천) 인천고(인천) 인천여고(인천) 인천하늘고(인천) 인항고(인천) 인헌고(서울) 잠실여고(서울) 제천여고(충북) 조원고(경기) 진성고(경기) 진주중앙고(경남) 창녕옥야고(경남) 창현고(경기) 충주고(충북) 충훈고(경기) 칠성고(대구) 태광고(경기) 토평고(경기) 퇴계원고(경기) 포항고(경북) 포항동성고(경북) 포항제철고(경북) 포항중앙고(경북) 풍덕고(경기) 풍산고(경북) 한성여고(서울) 한영고(전남) 함창고(경북) 해운대고(부산) 화곡고(서울) 환일고(서울) 효암고(경남) 효양고(경기) 경문고(서울) 대구남산고(대구) 대연고(부산) 보라고(경기) 분당대진고(경기) 분당중앙고(경기) 포산고(대구) 휘문고(서울)가 각1명의 등록자를 냈다. 

<수시 688명, 정시 11명.. 정시실적 11개교>
KAIST 입시의 중심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다. 2019학년의 경우, KAIST의 모집인원은 710명으로 이중 정시인원은 20명이었다. 수시는 690명 모집으로 97.2% 비중을 차지했다. 수시 모집인원 중 20명의 특기자전형을 제외한 670명은 전부 학종 선발을 진행했다. 일반전형 학교장추천전형 고른기회전형으로 세부 전형내용만 다를 뿐이다. 학종 중심 전형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KAIST 등록실적은 고교 경쟁력을 판단하는 데 있어 활용도가 높다. 학종에 대한 고교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시등록자들의 경우는 평균 수능 성적이 매우 높은 특징을 지닌다. 자연계열 최고 인기 모집단위인 의대에서도 상위권 의대에 필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공계특성화대 중에서도 손꼽히는 높은 선호도를 바탕으로 수시 도전이 쉽지 않은 재수생, 학생부관리보다는 수능성적에 자신 있는 최상위권 재학생들의 각축장으로 여겨지고 있는 까닭이다. 

높은 정시 성적을 견인하는 또 다른 요소는 대입 제한사항에서 자유로운 ‘군외대학’ 성격에 있다. 통상 대입에서는 수시에 최초합격/추가합격한 경우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수능 전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수시에 합격, 수능성적이 좋음에도 정시 지원이 불가능한 ‘수시납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다. 하지만 수시 합격시 정시 지원 불가 규정은 KAIST와 무관하다. 수시에 합격했더라도 KAIST엔 지원이 가능하다.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과기원은 수시 6회, 정시 3회라는 지원횟수 제한과 더불어 수시 합격 시 정시 지원불가 등 대입 제한사항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선발인원이 많지 않은 데다 경쟁까지 치열하다 보니 ‘좁은 문’일 수밖에 없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11개교가 정시 실적을 냈다. 서울과고(서울) 백석고(경기) 한가람고(서울) 경문고(서울) 대구남산고(대구) 대연고(부산) 보라고(경기) 분당대진고(경기) 분당중앙고(경기) 포산고(대구) 휘문고(서울)가 각1명의 정시 실적을 낸 학교다.  

<2019 KAIST 고교별 실적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후기고 등 고입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해야 하는 배경이다. 

실적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GIST대학 DGIST UNIST 등 학종 중심 입시 체제인 이공계특성화대학의 등록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는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과고/영재학교의 진학상황을 확인, 의대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과고/영재학교와 이공계특성화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취지인 이공계인재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실적이 아닌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개 이상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들을 걸러내기 어렵다. 진학의사가 분명한 등록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0 KAIST '융합교육' 무학과선발 유지>
KAIST의 2020학년 모집인원은 2019학년과 동일한 710명이지만 전형별 모집인원은 변동이 있다. 수능우수자가 20명에서 15명으로 5명 줄고 수시 학교장추천이 80명에서 85명으로 5명 늘었다. 수시 모집인원이 690명(97.2%)에서 695명(97.9%)으로 늘어난 만큼 수시의 중요도가 한층 높아졌다. 전형별 모집인원은 수시의 경우 일반 550명(77.5%), 학교장추천 85명(12%), 고른기회 40명(5.6%), 특기자 20명(2.8%)다. 정시 수능우수자는 15명(2.1%)이다. 학교장추천의 경우 고교별 2명까지 추천 가능하다.

2020학년에도 무학과 선발을 이어간다. 학과 구분없이 모집해 입학 후 1학년 말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학과별 정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 KAIST는 2018학년부터는 무학과트랙을 신설해 융합교육의 선봉에 섰다. 기존에는 선발과정에서만 무학과를 적용하고 교육은 개별 전공형태로 진행했지만 2018학년 신입생부터 융합기초학부 소속 융합인재양성 무학과트랙을 신설해 확대된 의미의 융합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무학과트랙은 기존 전공 16개 학과(부)로 전과도 가능하다.

수시 전형방법은 큰 틀에서 동일하다. 1단계 서류 평가, 2단계 면접평가의 과정이다. 수시 전 전형에 수능최저학력기준도 적용하지 않는다. 학종 3개전형인 일반 학교장추천 고른기회는 서류평가는 공통이지만 면접에서 차이가 있다. 서류평가는 지원자가 제출한 모든 서류를 바탕으로 학업성취도, 학교생활충실도/인성, 도전/창의/배려, 발전가능성 등을 고려해 종합평가한다.

학종 면접의 경우 수학/과학 관련 개인별 구술면접과 자소서 기반 질문 및 공통질문에 대한 개인별 구술면접을 공통으로 실시하되, 일반전형에서는 영어 관련 평가도 실시하는 차이다. 과학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중 지원자가 택일해 치를 수 있다.

특기자 서류평가는 서류를 바탕으로 특기의 우수성, 학업성취도, 학교생활충실도/인성, 도전/창의/배려, 발전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면접은 특기관련 우수성과 잠재력을 확인하는 개인별 구술면접과, 자소서 기반 질문 및 공통질문에 대한 면접으로 진행한다.

수능우수자는 수능100%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다만 KAIST는 2020전형계획 상 “전형방법은 KAIST 입학정책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수능 반영영역은 국 수(가) 영 과(2과목) 한국사다. 과탐은 서로 다른 교과의 Ⅰ+Ⅱ/Ⅱ+Ⅱ 조합을 응시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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