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레이스 출발선에서 결승선을 바라보다

-논술 레이스 출발선에서 결승선을 바라보다

지난 호 ‘2020 인문계 논술전형 대비 가이드라인(1)’에 이어 이번 호에 ‘가이드라인(2)’를 연재한다. 문정고 이만석 교사가 2020 논술전형 모집인원, 충원율 결시율 등과 함께 따진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영향력, 논술 준비방법을 살폈다.

<제4트랙 : 논술과 수능최저학력기준>
논술 레이스는 몇 가지로 규칙으로 진행된다. 논술 100%, 논술과 내신, 논술과 교과와 비교과(출결, 봉사), 그리고 논술과 수능최저학력기준의 반영 여부다. 이렇게 몇 가지로 논술고사가 분류되지만, 합격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논술 답안’이다.

논술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아래 표3은 2018 논술전형 관련대학(동국대)에서 발표한 자료다. 꼼꼼하게 분석하면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수능 이후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는 대학의 논술 응시율은 50~60%(결시율 50% 내외)로 추정되고, 이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30~40%내외다. 따라서 명목상 경쟁률의 놀라지 말고, ‘(명목상 경쟁률 x 응시율) x 수능최저충족률’을 계산해 보면 대략적으로 실질경쟁률이 확인된다. 일반적으로 명목상 경쟁률의 30~40%정도가 실질경쟁률이다. 물론 지원하는 학과에 따라 실질경쟁률을 더욱 높아질 수 있음에 유의하자.

논술의 전형의 특성 상 학생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학과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경향을 보이고, 지원하는 여러 대학(학과)에 논술로 골고루 합격하는 학생은 많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논술 전형에서의 충원률은 그다지 높지 않고, 추가 합격의 가능성은 낮다는데 유의하자.

논술전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논술 자체의 진검 승부이고, 응시율과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칼날을 잘 휘두르기 위한 믿음이자 가능성이라는 것을 꼭 명심하자.

그렇다면 2020학년도 논술 레이스의 새 트랙은 어떻게 변했을까? 2019학년도 대비 논술 모집 인원이 1164명 감소했다. 그만큼 논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상위 15개 대학 논술전형 모집인원은 5990명(16.9%)이다. 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다. 그렇기에 학업성적이 우수한 상위권 학생이라면, 학생부 종합전형과 논술 전형을 함께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최상위권 학생들은 학생부 종합전형과 논술 전형을 동시에 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논술 준비는 일반적으로 2학년 겨울 방학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하지만 재학생들은 재수생들과 함께 응시하는 6월 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모의평가를 응시한 뒤, 본격적으로 논술 준비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수능모의평가 이후 수능 성적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정시보다는 수시를, 그리고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충족 가능성에 따라 학생부 교과와 논술을 저울질한다. 그리고 3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치르고 난 뒤 내신의 하락을 맛본 친구들이 먼저 학생부 종합전형과 논술로 유턴한다. 2019학년도 논술 지원 건수가 52만 건을 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논술에서의 내신 실질 반영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때부터 논술에 집중하는 학생들의 논술 합격률이 다소 낮다는 데 있다.

<제5트랙 : 논술 레이스>
이제까지 트랙에 대한 점검은 끝났다. 그럼 논술 레이스에 임하는 나의 상태를 점검할 시간이다. 논술에 대한 기초 체력을 갖추었는지, 신발 끈을 단단히 조여매고 결승선까지의 여러 장애물을 피하고 뛰어넘기 위한 논술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시기다.

이제부터 ‘일석이조’ 논술 준비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째, 내신을 챙기면서 논술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선행학습영향에서 벗어나지 않는 논술 문제를 출제하기 위해 대학은 교과서에서 논술 지문을 출제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최고의 논술교재는 교과서다. 교과서(예체능, 철학, 논리 포함)를 정독하고, 핵심어나 핵심문장을 찾아 밑선을 긋고, 그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자. 자신이 선택한 수능 사탐과목 외에 학교에서 학습한 교과서가 있다면 함께 읽어보자. 외우는 것이 아닌 이해에 초점을 두고 꼼꼼하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교과서의 학습활동이나 탐구활동에서 묻는 질문에 서술형으로 답을 달아보자. 교과서의 발문이 대학별 논제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둘째, 국어의 비문학 지문(독서, 예술, 철학, 과학, 기술, 경제 등)을 읽고 문제에 대한 정답만 찾을 것이 아니라, 지문의 단락별 핵심어를 찾아 요약하는 연습을 병행하자. 그리고 해설지에 쓰여 있는 단락별 요약과 비교하면서 학습하자. 아울러 사탐 영역 문제집을 풀면서 표, 그래프, 그림 등을 나오면 교과서에서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분석하고 기술하고 있는지 찾아보고 옮겨 쓰는 연습을 병행하자. 학생들이 표, 그래프, 그림의 의미는 파악되는데 글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셋째, 논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들과 자율동아리(학습동아리)를 구성해보자. 논술은 혼자 공부하기보다 논제와 지문을 친구와 함께 읽고 분석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협력논술이 논술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논술 답안을 작성한 뒤, 자신이 왜 이렇게 답안을 작성했는지 함께 이야기하면서 답안에 대한 상호 피드백을 진행하자. 친구들의 답안과 이야기를 들으면서 창의적인 답안 작성으로 이어지는 덤도 얻을 수 있다.

넷째, 대학별 기출문제를 풀어보자. 기출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는 대학마다 논술 유형이 어느 정도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별 최근 3년간의 기출문제를 풀고, 답안을 작성하면서 자신에게 잘 맞는 논술 유형을 찾고 해당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최선의 지원 전략이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일단 지원하고 볼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대학은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에 출제의도, 지문의 특징, 출처, 채점기준, 예시 답안 등을 공개한다. 따라서 교과서 다음으로 가장 좋은 논술 교재는 선행학급영향평가보고서다.

다섯째, 대학별 모의 논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대학별 모의 논술은 실전 논술의 전초전으로, 당해 연도 논술의 출제 경향을 알 수 있다. 대학은 모의 논술의 출제 유형에 따라 실전 논술 문항을 출제하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형태로 이루어지거나, 모의 논술을 신청한 학교에 논술 문제를 배포하여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모의 논술고사를 치르고 답안지만 대학으로 배송하기도 한다. 이후 모의 논술에 대한 해설 등을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하고, 몇몇 대학은 학생 답안에 대한 피드백과 모의 논술 점수를 제공한다.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점검하는데 효과적이다. 특히 대학 안에서 시험을 보는 ‘오프-라인’ 모의 논술의 경우, 선착순으로 신청을 마감하기 때문에 희망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나 고교(3학년부)에서 안내하는 공지사항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일이다. ‘오프-라인’ 논술고사는 실제 논술고사에 응시하는 것이기에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매우 유용한 경험이 된다.

지금까지 논술 레이스의 트랙 상황을 점검했고, 어떻게 결승선까지 뛰어갈지 알아보았다. 이제 논술 레이스는 시작됐다. 논술 레이스의 출발선에서 결승선을 바라보자. 그리고 남은 것은 레이스 도중 트랙에서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까지 뛰겠다는 선수의 굳은 의지와 실천만이 남아 있다.
/문정고 이만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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