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눈높이아동문학상, 황금도깨비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박상기 작가가 두 번째 장편소설 '내몸에 흐르는 뜨거운 피'를 출간했다. 이번 작품은 역사를 바꾸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의 긴박한 대결을 풀어낸 이야기다.

소설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 치사율 100%의 무시무시한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강타한다.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과거로 가야 하는데……. 바이러스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온 가람. 동네 주먹 대장이자 가람의 고조할아버지인 덕재. 둘의 운명적인 만남부터 뜻밖의 모험까지 흥미진진한 모험담이 펼쳐진다.

이 작품은 단순히 재미있는 타임리프 소설이 아니다. 바이러스와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려내고 있다. 국가를 위해 일하면서도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서슴없이 나라를 팔아버리는 인물, 주변 사람을 보살피고 안위를 지키는 인물, 나라를 위해 기꺼이 한 몸 바치는 인물 등 곳곳에 사람들의 다양한 면모가 나타난다.

‘독자 모두가 삶의 순간마다 지혜로운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는 작가의 말처럼 여러 인물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위기에 처한다면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이 현명하고 옳을지 생각해보게끔 한다.

동네 주먹 대장에 불과했던 덕재가 독립투사가 되리라 다짐하고, 하루하루를 빈둥대며 보내던 가람이가 나름의 독립운동을 다짐하기까지 이야기는 쉴 틈 없이 나아간다. 긴박하게 진행되는 모험을 통해 한층 성숙해지는 주인공들처럼, 이 소설을 순식간에 읽어 나간 독자들도 알게 모르게 한 뼘 성장해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아프리카에 마지막 연구팀이 다녀왔는데 한 바이러스 항체를 얻지 못했다는구나. 이젠 지구상 어디에도 없을 거야.”
연구소에 들어오기 전에 아빠에게 들은 얘기가 있었다. GMO 섭취 기간이 짧았던 아프리카 원주민들이라면 한 바이러스를 이겨 낼 항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기대조차 무너졌다는 뜻이었다. 나는 눈치를 살폈다.
“그럼 어떻게 해요?”
“GMO가 없는 곳으로 가야지.”
“아프리카도 아니라면서요. 그런데 어딜 간다는 말이에요?”
아빠가 아무도 없는 트레이닝 룸을 다시 살피더니 더욱 낮은 소리로 말했다.
“잘 들어. 지금부터 얘기하는 건 국가 기밀이자 일급 비밀이야.
변 차장이 허락했고 도청 하에 얘기하는 거야.”
침이 꼴깍 넘어감과 동시에 내 심박 수가 올라갔다.
“우린 또 다른 한국에 갈 거다.”
“또 다른 한국이요?”
“1932년……. 리플렉터가 우릴 그곳으로 데려다줄 거야.”
-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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