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국제학교 등 다각화로 ‘학령인구 위기’ 정면돌파

<편집자주> 우리나라 교육은 학령인구절벽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맞닥뜨렸다. 정권교체마다 뒤집히는 교육정책은 민선교육감 시대를 맞아 엇박자를 확대했고 최근 대입개편을 둘러싼 갈등까지 겹쳐지면서 교육의 환경과 여건은 암울하다. 공교육체제의 골간을 이루어온 고교와 대학은 미룰 수 없는 구조조정에 몰렸고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기반으로 성장한 교육기업들 역시 생존의 시험대에 올랐다. 베리타스알파는 위기 돌파를 위해 합종연횡은 물론 해외진출 신사업까지 모색하는 교육기업의 현장을 둘러본다. 물론 위기에 맞닥뜨린 기업전략도 관심이지만 교육의 한 축으로 현장을 오래 지켜온 현장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보다 바람직한 정책의 향배를 가늠하고 피로감이 극대화한 수요자들에게 도움이 될 지혜를 기대한다.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종로학원하늘교육(이하 종로하늘)은 초/중 교육에서 명성이 높던 하늘교육이 대입 시장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종로학원을 인수한 이래 교육판에 새로운 브랜드로 부상했다. 초중고를 아우르는 입시교육전반으로 시장을 확대한 종로하늘은 단순한 덧셈의 시너지가 아니라 체계적인 빅 데이터와 입시 프로그램으로, ‘폭발적’인 외형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다. 넘치는 의욕으로 일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조급함을 버리면서 안정적 시스템을 구축하며 업계를 주도하는 분위기다.

초중고를 아우르는 대표브랜드로 급부상한 종로하늘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초유의 위기를 정면돌파할 계획이다. 탄탄한 평가시스템과 교육/진학 프로그램 등의 내실은 다져가면서 K팝 국제학교, 경시대회 해외진출, 새로운 교육기업 인수 등의 사업 다각화를 가늠 중이다.

합병 4년만에 체계적 시스템에 기반한 양적 질적 성장으로 단순한 시너지효과를 넘어서 초중고 대표브랜드로 부상한 종로하늘. 초유의 학령인구 절벽의 위기를 사업다각화로 정면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사진=종로학원하늘교육 제공

<종로학원과 하늘교육의 ‘만남’.. 질적/양적 성장 ‘시너지’>
종로학원과 하늘교육이 합쳐진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처음 업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4년. 1999년 설립된 초/중 대상 입시기관인 하늘교육은 2014년 겨울 종로학원의 주식을 전부 인수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당시 반응은 ‘센세이셔널’했다. 영재교육원과 에듀올 등을 기반으로 초/중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하던 하늘교육이 대입 재수종합학원으로 명성이 높은 종로학원을 인수한다는 것은 단순한 ‘덧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은 1965년 설립된 국내에서 가장 역사와 전통이 깊은 대입학원이라는 상징성까지 지닌 존재였다. 매년 종로학원을 거쳐가는 수험생 수만 4000여 명에서 6000여 명에 이르고 명문대에 ‘종로학원’ 동문회가 만들어져 있을 정도다.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계속해서 이어지는 교육의 흐름을 고려했을 때 두 회사가 낼 수 있는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은 현실이 됐다. 종로학원을 인수한 지 5년차, 하늘교육과 종로학원은 모두 ‘양적 팽창’을 맞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종로학원의 지점은 인수 당시 7개에서 26개로 크게 늘어났다. 중구에 위치한 종로학원 본원과 몇몇 지점만이 전부였지만, 현재 기숙학원 독학재수학원 지역거점학원 등이 만들어지면서 거주지 편의 중심으로 수요자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재수생 규모도 인수 전에 비해 절반 이상 늘어났다. 하늘교육의 성장세도 심상찮다. 인수 후 매출액이 12.7% 증가했고, 이익은 123.8%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종로하늘이 외형적 성장을 일군 근간은 ‘질적 성장’이다. 종로학원과 손을 잡으면서 문제은행DB나 교육 관련 통계 등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빅 데이터’를 보유한 회사가 됐다. 빅데이터와 AI를 결합한 입시예측 시스템, 개인별 온라인 오답노트 개발/보급, 스마트폰과 결합한 데이터 등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원천이 됐음은 물론이다.

종로하늘의 역량 강화 기반으로는 ‘맨 파워’ 보강을 빼놓을 수 없다. 종로학원에서 대입을 오래도록 분석해 온 대입 전문가인 김명찬 입시연구소장을 필두로 상세한 입시분석으로 잘 알려져 있던 오종운 평가이사, 개포고 진학부장 출신인 조정숙 수시전략연구소장 영입 등이 이어졌다. 장문성 종로학력개발원장, 이송희 대입전형연구소장 등도 내로라하는 입시 전문가들이다.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내놓는 데이터들은 다른 입시기관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자체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대입정보의 신속함이나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일일이 분석해 내놓는 데이터, 교육계 현안들을 아우르는 자료들은 발표될 때마다 교육계를 들썩이게 만든다.

학습/입시 컨텐츠의 질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도 ‘시너지’가 낳은 결과물이다. 54년간 축적된 종로학원의 방대한 문제은행을 기반으로 수능 모의고사와 논술 모의고사, 경찰대학/사관학교 등 특수대학 모의고사까지 평가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진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주간 단위로 이뤄지는 수능 실전 연습교재인 ‘종로핵심체크 SDLP’와 개념중심 기출중심 실전문제 순의 3단계로 이어지는 수능교재, 최상위권을 위한 고난도 특별교재 등 컨텐츠가 한층 풍성해졌다. 기존 MEX C-MEX GATE 등의 수학 프로그램과 과학 프로그램인 C-SCIENCE 시리즈 등 빼곡한 초/중 프로그램들의 호응도 여전하다.

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외연 확대를 이뤄낸 종로하늘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은 연일 뜨겁다. 초/중/고 재학생에게 제공되는 대입정보 프로그램과 통계자료 등을 통해 올바른 학습/진학 지도 방법을 안내한 점이 주효했다. 대형 설명회나 대외 브랜드 노출 등을 기반으로 봤을 때 기존 하늘교육과 종로학원이 별도로 존재했을 때보다 10배 이상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종로하늘은 보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늘어난 역량을 내부에서만 활용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학생/학부모 등 수요자들이나 일선학교 교사들에게도 만든 데이터를 적극 제공한다. 대입 환경의 변화, 시대의 흐름 등에 선제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더 이상 학원만 중심이 되는 자료는 의미가 없다고 종로하늘은 판단했다. 공교육과 사교육이 협력해 좋은 자료를 만들어내고 이를 공유하면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믿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적극적인 자료제공에 대한 현장의 호응은 높다. 지자체 학력신장사업 파트너로 올해 상반기 국내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다. 임성호 종로하늘 대표는 “예전에는 모의고사를 시행하는 학원들이 가장 좋은 자료를 보유하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수시가 확대되고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의 중심축이 된 시대다. 학원 중심의 자료는 의미가 크지 않다. 학교와 학생, 학원이 협력해야 우수한 자료를 만들 수 있다. 공교육이 사교육을 무조건 배척한다거나 사교육이 자신들만 특별하다고 여기는 것은 낙후된 생각”이라며 “우리는 분석하고 해석한 자료들을 학교 현장에 아낌없이 제공한다. 예를 들어 종로학원 모의고사를 통해 계량화된 DB은행을 기반으로 정답률이 낮은 문제 등을 별도로 제공하는 식이다. 담당자의 전화번호까지 함께 담아 릴리즈함으로써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장 반응은 뜨겁다. 활용 가능한 실질 데이터들을 제공하는 데 대해 불만이 있을 리가 없다. 먼저 현장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요청하는 일도 잦다. 경쟁업체에서 대체 어떻게 학교들과 관계를 맺기에 현장 반응이 좋냐는 ‘가벼운 항의’가 들어와 구성원들을 웃음짓게 만들기도 했다. 혹자는 PR의도로 하는 일이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물론 교육기관이 하는 일에는 그런 의도가 일체 없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들을 제공함으로 인해 현장에 만족을 줄 수 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 정면돌파.. 신사업 다각화, K팝 국제학교 ‘대표사례’>
최근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계에 있어 ‘태풍’이나 마찬가지다. 교육업의 직접적 ‘고객’이 대폭 줄어들기에 매출은 물론이고 미래 전망까지 어둡게 만들기 때문이다. 종로하늘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현 고3과 중1의 인원 차이는 무려 15만여 명에 달한다. 출생아 수를 기준으로 예상했을 때 2036학년에는 20만명 넘는 인원들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 위기는 종로하늘과 거리가 멀다. 연일 거듭하는 폭발적 성장에 더해 누구도 가지 않은 ‘전인미답’의 경지를 개척하는 등 신사업을 다각화하는 방안까지 그려내고 있다. OECD 최하위인 출생률로 인해 학령인구가 지속적 감소세를 보일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무게를 두는 조치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K팝 국제학교’다. 국내 최고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그룹인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설립 추진 중인 K팝 국제학교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도전이다. SM은 연기 음악 분야 등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종로하늘은 진학과 어학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음악과 연기 등에 강점이 있는, K팝 스타를 꿈꾸는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해 체계적으로 양성하겠다는 밑 그림이 구체적이다. 설립 시 한국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평이 나올 정도로 기대가 높다. 지난해 하반기 설립하려다 학교부지 선정으로 인해 시기가 다소 미뤄졌지만, 외부협력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어 설립 자체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대성마이맥을 상장시킨 주역인 최진영 종로하늘 사장이 주축이 돼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있다.

강점 분야인 경시대회를 해외시장으로 진출시키려는 계획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의 국가들이 현재 거론되는 곳이다. 국내대학으로의 유학을 원하는 해외 학생들이 ‘실력 검증’을 원하는 것은 당연지사.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대표는 “현재 해외 학생들이 국내 대학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 캠퍼스 내 30~40%가 외국학생으로 채워지는 대학도 있을 정도다. 해당 학생들은 타국에서 경제나 경영, 이공계 등의 공부를 하기 전 본인들의 실력을 검증하고 싶어한다. 국내에서는 경시대회를 ‘사교육 조장’ 등의 부정적 시선으로만 바라보지만 해외는 다르다.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방문 당시 경시대회로 유명하다는 내용을 상대방 측에서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내용물과 형식이지만 외국으로 가면 평가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종로학원과 하늘교육을 이미 훌륭히 통합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종로하늘이 인수 과정에서 상대 기업의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강압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한 대입 전문가는 “종로하늘에 인수를 타진했던 기업 가운데 한 군데는 이미 인수해 줄 기업을 찾은 상태였음에도 재차 종로하늘의 의사를 물은 사례였다. 기업 인수 시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기업들과 결이 다르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