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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클리닉] 사춘기와 갱년기

기사승인 2018.03.12  14: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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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치혁의 건강 클리닉]

꽃이 피고, 산이 연두색으로 물드는 봄이 왔다. 파스텔 톤의 화사한 봄은 짧다. 산의 녹음은 어느 새 짙푸르게 변한다. 여름이 된다. 성하를 지나면 어느새 낙엽이 지는 가을이 오고, 나목의 겨울이 다가온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계절이다.

진료실에선 이런 계절의 변화보단 인생의 계절을 잘 느낄 수 있다. 인생을 사계절로 나눈다면 태어나서 사춘기까지를 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새싹이 나오고 꽃을 피우는 봄. 인체에선 초등학교를 지나 본격적으로 성인의 몸으로 변화하는 2차 성징을 마무리 하는 때다.

사춘기를 지나 남자와 여자의 몸이 완성된 시기로부터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40대 후반까지가 인생의 여름이다. 갱년기를 거쳐 노년의 문턱까지를 인생의 가을이라면 노년기를 인생의 겨울이라고 볼 수 있다.

인생의 사계절 중에 몸과 마음이 모두 격심한 변화를 겪는 시기가 바로 사춘기와 갱년기다. 아이에서 성인의 몸으로 변화하는 사춘기엔 성장도 급격하게 이뤄지지만 심리적인 변화도 격심하다. 부모님의 말이 잔소리로 들리고 쉽게 짜증을 낸다. 친구들과의 마찰도 잦아지고 자기마음을 다스리기 힘들어진다. 감정절제가 어려운 ‘질풍노도의 시기’다. 체내의 호르몬 대사가 성인의 수준으로 안정화 되기까지 겪는 과정이다.

사춘기가 소년 소녀가 성인으로 변화하며 겪는 과정이라면 갱년기는 정반대의 과정이다.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면서 사춘기가 나타나는 것과는 정반대로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든다. 여자에게는 호르몬 대사의 변화와 함께 생리의 변화가 나타난다. 규칙적이던 생리가 불규칙하게 되고 생리양도 줄어든다. 심리적인 변화도 사춘기와 마찬가지로 심하다. 와이셔츠를 다리다가 갑자기 화가 난다. 평소엔 흘려 보낼 남편의 잔소리가 짜증스럽기만 하다. 어둠이 깔릴 때면 “내 인생도 이렇게 저물어 가는구나”라는 생각에 우울해지기도 한다. 쓸쓸한 마음에 남 몰래 흘리는 눈물도 많아진다. 갱년기에 겪는 우울증은 단지 가을의 낙엽을 보며 느끼는 쓸쓸함을 넘어서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할 때도 있다.

사춘기와 갱년기를 같이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여길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의 봄과 가을을 겪는 환자들이 같이 진료를 받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수험생 자녀를 데리고 온 엄마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10대 후반의 고등학생의 어머니 나이는 대개 40대 중후반. 갱년기를 겪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에 엄마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가만히 있어도 몸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느끼는데 아이들 때문에 내색하기도 힘들다. 공부를 덜 하는 자녀를 보며 가슴앓이를 하고, 참고 참다 “공부 좀 해라”라는 말 한마디를 했다가 자녀와 마찰을 빚기도 한다. 하고 싶은 말을 참으며 마음속에 쌓인 화(火)도 얼굴이 달아오르는 갱년기증상을 더 심하게 만든다. 어쩌다 한 번 잔소리를 했다가도 마음이 상한 표정을 짓는 아이를 보며 스트레스가 더 쌓이기도 한다. 남성호르몬이 줄어드는 갱년기를 겪고 있는 남편은 잔소리만 많아진다. 부모님들은 모두 어딘가 편치 않다. 본인도 힘든데 주변엔 모두 돌봐줘야 하는 사람뿐이다.

이런 엄마들이 진료실을 찾으면 자신을 신경쓰기 보다는 아이들의 만성피로에 도움이 되는 보약이나 총명탕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생을 위한 약보단 어머니를 위한 약을 써야 한다고 설득을 해도 소용이 없다. 자녀의 교육에 ‘올인’하는 우리 부모님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참 안타까울 뿐이다. 이 글은 어머니는 물론이고 아버지들도 읽는 걸 알기에 아빠들에게 엄마를 위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갱년기 어머니들을 이해하고 도와달라고, 갱년기 증상도 심해지면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갱년기 증상은 아주 다양하게 나타난다. 다른 사람들이 느낄 정도로 감정의 변화도 크지만 폐경 등의부인과 증상, 안면홍조와 가슴의 두근거림과 같은 혈관 신경계증상도 나타난다. 소화기 운동기 비뇨기계는 물론이고 정신적인 문제도 병행된다.

갱년기엔 성격도 변한다. 조용하던 분들이 큰 소리를 내기도 하고, 심하면 공격적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람이 바뀐 게 아니라 호르몬 대사가 바뀌었을 따름이다.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의 영향이 커진다. 남성호르몬의 특징은 공격성이다.

남자의 갱년기는 거꾸로 남성호르몬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체력이 떨어지고, 소심해진다. 잔소리가 많아지기도 한다.

갱년기와 사춘기를 비교하면 엄마들의 갱년기는 아들들의 사춘기와 비슷하다.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도 불쑥 화를 내고 문을 ‘땅’ 닫기도 하는 아들의 사춘기는 남성호르몬의 공격성 때문이다.

양방에선 이런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호르몬 요법을 쓴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조기폐경이 아닌 정상적인 갱년기장애는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가 원칙이다. 몸의 자연스런 변화를 인위적으로 막기보다는 호르몬 분비의 저하로 나타나는 증상들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생리의 문제와 피부소양감 등은 혈허로 인한 증상으로 판단, 치료를 하고 정신적인 증상과 안면홍조, 가슴의 두근거림 등은 화병 등으로 분류해서 처방을 한다. 소화기 운동기 비뇨기계 증상은 기운을 돋구는 약으로 다스린다. /한뜸 한의원 원장 hwang@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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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혁 편집위원 hwang@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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