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정시 구분법.. 전형 시기/요소 살펴야

[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수시와 정시는 어떻게 다를까. 스스로를 ‘수시형’ ‘정시형’으로 구분짓는 수험생들이 많지만 실제 수시와 정시에 대해 명확한 개념을 가진 경우는 드물다. ‘내신이 좋아서’ ‘비교과 활동이 없어서’ ‘수능을 잘 보니까’ 등의 피상적인 접근이 대부분이다. 본격적인 대입준비에 돌입해야 할 예비 고1학생들의 경우 수시와 정시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입에서의 올바른 판단과 전략수립을 돕기 위해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의 동무을 받아 정확한 수시-정시 구분법을 소개한다. 

<전형시기 차이.. 수시 9월, 정시 12월~1월>
수시와 정시를 구분짓는 기본적인 요소는 전형을 실시하는 시기다. 9월 중에 원서접수가 이뤄지는 수시와 달리 정시는 보통 12월 마지막 주부터 1월 첫째주까지 원서접수를 진행한다. 수시/정시를 전부 거쳤음에도 진학대학이 정해지지 않은 수험생들의 ‘마지막 찬스’인 추가모집은 정시 이후에 진행되는 별도의 제도다. 

지원 횟수도 수시와 정시는 차이가 크다. 정시보다 앞서 지원할 수 있는 수시는 총 6번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정시에선 3번의 기회만 주어진다. 

수험생들이 유의해야 하는 부분은 수시는 내신, 정시는 수능이란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수능은 수시 전형기간인 11월 중 치러지며, 수시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 등을 통한 수능의 영향력이 엄연히 존재한다. 섣불리 자신이 내신/수능 중 어느 한 쪽에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수시형-정시형을 결정하는 것은 입시 전체를 그르치는 일로 이어지기 쉽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사진=이투스 제공

<전형 요소의 다양화-단순화 차이>
수시-정시를 나누는 또 다른 기준은 전형요소의 다양화와 단순화다. 현재 대입전형은 2015학년부터 정착된 수시 4개, 정시 2개 체제다. 대학이 사용할 수 있는 전형의 수가 더 많은 수시는 전형을 구성하는 전형요소의 활용범위 또한 정시보다 다소 넓다. 수시는 전형요소가 다양화돼있다면 정시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전형요소를 활용하는 단순화한 형태로 이해 가능하다.

수시-정시에서 주로 활용되는 전형요소는 존재한다. 현재 대입에서 활용되는 전형요소는 ▲학생부교과 ▲학생부비교과 ▲논술 ▲실기 ▲수능이다. 학생부교과 학생부비교과 논술 실기는 수시에서 주로 활용되는 반면, 수능은 정시 활용 전형요소로 인식할 수 있다. 

다만, 실제 대입에선 전형별로 전형요소가 명확히 나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19학년 전형계획을 기반으로 일부 상위대학의 논술전형을 살펴보면, 연세대는 논술100%에 수능최저 적용, 성균관대는 학생부교과30%+비교과10%+논술60%에 수능최저 적용, 한양대는 학생부종합평가 30%+논술70%에 수능최저 미적용, 서울시립대는 1단계 논술100%로 4배수 선발 후 2단계 논술60%+학생부교과40% 수능최저 미적용으로 전형방법이 각기 다르다. 연대와 성대의 경우 수능최저를 요구하고 있어 수능이 정시에서만 활용되는 전형요소가 아니란 점을 잘 나타낸다. 

결국 학생들이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강점을 지닌 전형요소가 무엇인가에 관한 부분이다. 수시/정시 또는 특정 전형 중 어느 하나에 특화돼있다고 생각하기보단 강점을 지닌 전형요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당 전형요소를 많이 반영하는 대학의 전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수시/정시 비중? 실질적 비율 따져야>
현 대입은 정시보다 수시를 통해 선발하는 정원이 많다. 하지만, 전형요소와 전형 다양화 측면에서 보면 수시 정원은 전형별로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 모든 수험생이 전체 전형을 대비하거나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개별 수험생 기준으로 보면 반드시 수시가 정시보다 많다고 볼 수만은 없다. 

2019학년 경희대를 예로 들면, 수시 모집인원은 3354명, 정시 모집인원은 1390명으로 수시 70.7%, 정시 29.3%의 비율이다. 여타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수시 비중이 압도적이며 정시 정원이 매우 적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학생이 지원 가능한 수시 전형엔 한계가 있기에 체감 비중은 다르게 나타난다. 경희대 수시는 770명(16.2%) 모집의 논술우수자, 800명(16.9%) 모집의 고교연계, 1180명(24.9%) 모집의 네오르네상스 등으로 구분된다. 만약 수시에서 논술우수자와 네오르네상스에만 지원 가능한 수험생이라면 실제 체감하는 경희대 수시 비율은 70.7%가 아닌 41.1%로 봐야 한다. 이 경우 경희대 수시 모집인원은 정시 모집인원의 1.4배 가량에 지나지 않는다.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수시 정시 모집인원 차이에 연연하기보단 자신이 지원 가능한 전형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게 김 소장의 조언이다. 김 소장은 “입시는 수시만 있는 것도 정시만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수시와 정시를 통해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라며 “어느 한쪽만을 강조하는 입시전략을 짜기 보다는 전형요소를 중심으로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