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부담 ‘상쇄’ 장학금.. 서울대 1인당 243만원 최고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입학금과 등록금 부담도 대학선택의 중요한 잣대로 부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등록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대출 등 학비보조수단이 있지만 학비가 없는 특수대학이나 이공계특성화대가 여전히 각광받는 것은 대학선택에서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상위17개대학과 이공계특성화대 5개대학 가운데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올해 입학등록금은 연세대(서울)가 가장 비쌌고, GIST대학이 206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DGIST는 0원으로 아예 학비부담이 없었다. 포스텍을 제외한 사립대 15곳은 국공립대인 서울대 이공계특성화대 서울시립대보다 상당히 높은 입학등록금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입학등록금 부담을 실질적인 대학선택의 잣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운용하는 장학금 규모와 수혜 가능성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장학금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등록금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요소인 때문이다. 등록금이 다소 비싸더라도 대학이 운용하는 장학금 규모가 크다면 자격요건과 본인 노력의 여하 등에 따라 등록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입학금과 등록금을 합산한 입학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은 연세대였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17년 정보공시 기준 연대의 입학등록금은549만3350원에 달했다. 인문/자연계열에 비해 통상 등록금이 빘나 예체능이 주를 이루는 중앙대 안성캠이 530만원선이란 점을 고려하면, 수요자들에겐 상당한 부담일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연세대 제공

<입학등록금/1년수업료.. 입학금 더해 신입생 실질부담액 산정>
대학 등록금 현황은 대학알리미가 매년 4월 공개하는 정보다. 항목은 각 대학의 ▲1인당 입학금 ▲1인당 연간 수업료와 5개 계열별(인문사회/자연과학/공학/의학/예체능) 평균 등으로 구성됐다. <베리타스알파>는 공개된 대학별 등록금 현황을 재가공했다. 입학시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금액을 산출하기 위해서다. 1년 수업료는 절반으로 나눠 1학기 분으로 만든 뒤 입학금을 이에 더해 ‘입학 등록금’이라 명명했다. 매년 대학알리미에 등록금 현황이 공개되면서 대학 간 등록금 부담 경중을 따질 수 있게 된 점은 바람직하지만 통합캠 운영 대학의 기재 방법이 대학별로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경희대 성균관대 한국외대는 서울캠과 지방캠을 묶어 발표하지만 중앙대는 서울캠과 안성캠을 각각 분리해 공시한다. 이로 인해 통합캠임에도 불구하고 본/분교 체제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캠퍼스별로 계열이 다르게 위치해있어 분리 공시가 더 실질적인 정보제공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그럴 경우 경희대 성균관대 한국외대는 왜 분리 공시 하지 않느냐는 반론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한 교육 전문가는 “교육부가 중심을 잡고 일관된 기재를 유도함으로써 대학들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도록 해야 교육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대학을 선택하는 데 있어 참고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대학알리미의 본래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계열 구분 없이 입학금과 등록금 1학기분을 합산한 ‘입학 등록금’을 기준으로 보면 상위 17개대학 가운데 연세대(서울) 중앙대(안성캠) 이화여대 한양대(서울) 홍익대(세종) 순으로 입학 등록금이 비쌌다. 계열별로 보면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연세대 ▲자연과학 ▲의학 ▲예체능계열에서는 이화여대 ▲공학계열에서는 고려대가 가장 높았다. 사립대가 아닌 국/공립대 중에선 KAIST UNIST 서울대 순으로 입학등록금과 1년 수업료가 비쌌다. 하지만 사립대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에 속했다. 사립대 중 가장 비싼 연세대가 549만3350원인 반면 국/공립대 중 가장 비싼 KAIST가 378만6000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수험생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 상위 17개대와 이공계특성화대의 입학등록금을 비교할 경우, 2017학년 기준 연세대(서울)(549만3350원), 중앙대(안성캠)(530만7350원), 이화여대(520만9200원), 한양대(서울)(520만7300원), 홍익대(세종)(519만3200원), 성균관대 (512만2600원), 홍익대(서울)(511만6800원), 고려대(서울)(511만3750원), 건국대(서울)(502만1800원), 동국대(서울)(499만3600원), 단국대(천안캠)(499만3100원), 서강대 (494만2050원), 단국대(죽전캠)(491만900원), 중앙대(서울캠)(491만800원), 숙명여대(487만2600원), 인하대 (480만4900원), 경희대 (479만4500원), 한국외대(455만8350원), KAIST(378만6000원), UNIST(338만3700원), 서울대 (315만100원), 서울시립대 (128만7050원), GIST대학(103만원), DGIST(0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4년제대학으로 범위를 넓히면 사립대 가운데 신한대(동두천캠) 연세대(서울) 명지대(용인캠) 을지대(대전캠) 중앙대(안성캠) 순으로 2016학년과 동일하게 톱5를 형성했다. 신한대는 기존 신흥대와 한북대가 통합된 대학이다. 신한대(동두천캠)에 입학하는 신입생은 입학 등록금으로 550만5700원을 내야 했다. 2017년 대부분의 대학들이 등록금을 작년과 동일하게 유지한 가운데 신한대 역시 등록금을 동결했지만 여전히 1위였다. 본/분교 체제로 본교에 해당하는 연세대(서울)은 549만3350원이었다. 명지대(용인캠) 543만4800원, 을지대(대전캠) 532만7800원, 중앙대(안성캠) 530만7350원 순이었다. 명지대는 서울캠에 인문계, 용인캠에 이공계가 몰려있다는 점, 중앙대 안성캠에 예체능계열이 몰려있다는 점이 높은 입학 등록금의 이유로 추정된다. 통상 계열별 등록금은 의학계열 공학계열 예체능계열 자연과학계열 인문사회계열 순으로 높게 형성되는 때문이다.  

톱5를 포함해 500만원대의 입학등록금을 보인 대학은 총 21개 대학이다. 한국산기대(525만1850원), 신한대(의정부캠)(522만9400원), 가톨릭대(성의캠)(520만9600원), 이화여대(520만9200원), 한양대(서울)(520만7300원), 홍익대(세종)(519만3200원), 연세대(원주)(517만5050원), 한양대(ERICA)(516만50원), 한국항공대 (515만6850원), 성균관대 (512만2600원), 홍익대(서울)(511만6800원), 고려대(서울)(511만3750원), 고려대(세종)(507만4600원), 추계예대(503만5400원), 건국대(서울)(502만1800원), 아주대(501만5850원) 순이었다. 

<등록금부담 상쇄할 장학금.. 국가장학금, 근로/교직원 제외>
대학에서 지급하는 장학금은 교내장학금과 교외장학금으로 분류된다. 교내는 성적우수 저소득층 근로 교직원 기타 장학금이며, 교외는 국가 지자체 사설/기타 장학금으로 나뉜다. 외부에서 받는 교외장학금의 경우 전액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장학금이지만 교내장학금 중에선 근로장학금과 교직원장학금같이 온전한 장학혜택으로 보기 어려운 장학금도 있다. 근로장학금의 경우 장학명목으로 지급되긴 하지만 교내/외에서 일정시간 노동한 대가로 주어지는 장학금이다. 교직원장학금은 교직원 또는 그 가족 등을 위해 지급하는 장학금으로 통상의 재학생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으로 보긴 어렵다.

국가장학금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장학금으로 인식되는 교외장학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 대학은 서울대였다. 교외장학금은 국가나 지자체를 제외한 일반기업 민간단체 기부자의 재원으로 지급하는 장학금이다. 교외장학금 규모가 크다는 것은 곧 대학의 사회적 영향력과 재학생들의 잠재적 역량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급주체가 장학금을 지급할만한 학문적, 사회적 역량을 갖춘 학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교외장학금은 83만원에 달했다. 2위 고려대(33만원), 3위 연세대(31만원)를 압도적으로 제친 금액이다. 교외장학금은 국가 지자체 사설/기타 장학금으로 구성된다. 사설/기타 장학금은 국가와 지자체를 제외한 일반기업체 민간단체 기부자의 재원으로 지급하는 장학금이다.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교외장학금에서 서울대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은 민간에서 지급하는 장학금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학총액에서도 유일하게 100억원을 넘긴 약134억원을 기록했다. 

서울대의 뒤를 이어 고대(33만원) 연대(31만원) 서강대(29만원)가 30만원 내외의 교외장학금을 기록했으며 한양대(25만원) 인하대(21만원) 이화여대(20만원)가 20만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교외장학금이 적은 대학은 홍대(4만원) 서울시립대(5만원) 단국대(6만원) 성균관대(9만원) 한국외대(11만원) 순이었다. 이 가운데 시립대는 반값등록금 시행으로 기본적인 학비가 여타 대학에 비해 적다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국가장학금을 포함한 1인당 교외장학금도 서울대가 가장 많았다. 서울대는 2016년 재학생 1만6223명에게 394억6626만원을 지급, 재학생 1인당 교외장학금 243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42만원에서 소폭 증가했으나 큰 차이는 없었다. 서울대에 이어 단대(185만원) 인하대(184만원) 연대(173만원) 한대(173만원) 이화여대(168만원) 숙명여대(167만원) 건국대(165만원) 중앙대(164만원) 서강대(162만원) 경희대(157만원) 고대(156만원) 홍대(155만원) 동국대(152만원) 외대(148만원) 성대(139만원) 시립대(1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시립대는 등록금이 낮은 탓에 지급되는 장학금도 낮았다. 

<1인당 성적우수 홍대 114만원 1위, 저소득층 고대 1위, 기타 한대 1위>
재학생 1인당 성적우수 장학금이 가장 높은 곳은 홍대였다. 홍대는 지난 한 해 1인당 111만원의 성적우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114만원에 비해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가장 높은 금액이다. 성적우수장학금은 입학성적으로 지급하는 신입생 장학금도 포함해 산정했다. 이어 성대(106만원) 숙대(79만원) 단대(69만원) 이대(61만원) 건대(52만원) 중대(49만원) 서울대(46만원) 인하대(39만원) 연대(36만원) 경희대(34만원) 외대(33만원) 동대(28만원) 한대(25만원) 서강대(20만원) 시립대(15만원) 고대(13만원) 순이었다.

성적우수장학금 현황에선 고대가 가장 낮은 장학금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2015년 고대는 성적장학금 위주의 장학금 체제를 저소득층 지원 위주로의 장학체제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고대의 ‘파격’은 성적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깨고 소득중심의 장학체제로 도약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뤘다. 고대 염재호 총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성적장학금을 없애고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에 더해 매월 생활비까지 지급하는 내용의 장학제도 개편안을 공개했다. 개편안은 2016년부터 적용, 지난 한 해 기존에 예정됐던 성적우수장학금 24억원만 지급됐다. 성적우수 장학금이 실질적인 폐지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만큼 고대의 ‘파격실험’의 귀추가 주목됐다.

고대에서 시작된 장학제도 혁신은 여타 대학가로 번지고 있다. 서강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서강대는 올해 1학기부터 성적기준으로 지급하던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가정형편을 고려한 장학금으로 전환한다. 경제적 부담이 없어 상대적으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고소득층 학생 대부분이 성적장학금을 받는 반면, 경제적 부담이 큰 저소득층 학생은 학비와 생활비 확보를 위한 아르바이트 등으로 학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부족, 성적장학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대는 가계곤란장학금 비중을 기존 30%에서 지난해 40%로 올렸다. 이화여대는 2015년부터 성적장학금 일부를 폐지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을 확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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