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모평보다 어려운’ 국어 90점.. 수학(가) 92점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교육청 주관으로 실시된 10월학평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10개 입시기관(비상교육 메가스터디 이투스 유웨이 진학사 종로하늘 김영일 EBS 대성 스카이에듀)들이 최초 발표한 원점수 기준 추정 등급컷을 집계/분석한 결과 1등급컷은 국어의 경우 90점, 수학(가)는 92점이 대세였다. 반면 수학(나)는 대부분 80점과 81점 사이에서 갈렸다. 2등급컷은 다수의 입시기관에서 국어 84점, 수학(가) 84점, 수학(나) 69점으로 분석했다. 당일 오후9시 기준으로 비타에듀는 등급컷을 공개하지 않았다.

1등급컷을 기반으로 추정하면, 국어와 수학(가)는 평이한 수준이었던 반면, 수학(나)에 대한 체감난이도는 매우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기관에서 80~81점으로 1등급컷을 낮게 예상했다. 비상교육만이 1등급컷을 88점으로 예상해 다소 동떨어진 예측을 내놓았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모평의 1등급컷이 순서대로 92점, 88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인문계생들에게 10월학평 수학은 매우 어렵게 다가왔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9월모평에서 수학(나)가 지난해 수능 대비 어렵게 출제 된 상황에서 수험생들이 느낀 체감 난도는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학평은 모평과 달리 수능 출제경향을 엿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해 수능의 출제 기조를 엿볼 수 있는 6월/9월 모평과 달리 교육청 주관 학평은 수능 출제 기조와 무관한 출제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0월학평과 동일하게 ‘어려운 수학’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학평은 시험형태가 수능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실전연습의 기회로 삼을 뿐, 이번 시험에서 다소 낮은 가채점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실망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체크해 실제 수능 대비 학습전략을 수립하는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수능직전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10월학평에서 수학(나)가 매우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부분 기관이 1등급컷을 80점으로 예측하면서 지난해 수능 92점과 비교하면 매우 난이도가 높았다. 국어의 경우 90점이 수학(가)는 92점이 대세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10개기관 추정 추정 1등급컷.. 국어 90점 ‘대세’>
국어의 경우 10개 입시기관 중 9개 기관이 90점을 1등급컷으로 예측해 ‘대세’였다. 진학사만이 91점으로 다소 다른 예측을 내놓았다. 표점으로 영역을 넓혀도 진학사를 포함한 대부분 기관에서 130~131점을 예측해 대동소이한 모습이었다. 다만 비상교육의 경우 원점수는 90점으로 여타 기관들과 동일했지만 표준점수는 126점으로 타 기관 대비 다소 난이도를 낮게 측정했다.

국어의 경우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9월모평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원점수 기준 1등급컷이 2017수능의 경우 92점, 9월모평의 경우 93점이었으나 10월학평에서는 대다수가 90점으로 예측해 더 낮았던 때문이다. 1등급컷이 하락했다는 것은 난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2등급컷의 경우 대다수 기관이 84점으로 예측했다. 비상교육과 스카이에듀가 82점, 종로하늘이 83점으로 이견이 있었다. 표준점수로 범위를 넓힐 경우 비상교육이 119점으로 다소 동떨어졌을 뿐 나머지 기관들은 124~125점으로 의견을 일치한 모습이다.

<수학(가) 92점 ‘대세’>
수학(가)의 경우 9개 입시기관이 분석한 1등급컷이 92점으로 모두 일치했고 스카이에듀만이 89점으로 다소 어려운 것으로 예측했다. 표점까지 영역을 넓혀도 기관별 예측이 133~134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비상교육이 125점으로 다소 난이도를 쉬웠던 것으로 분석했다. 표점을 133점으로 예측한 곳은 메가스터디 이투스 진학사 종로하늘 대성, 134점으로 예측한 곳은 유웨이 김영일 EBS였다.

10월학평의 수학(가)의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을 비롯해, 올해 실시한 9월모평과도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7수능과 9월모평 역시 1등급컷이 92점이었던 때문이다. 통상 1등급컷이 동일한 것은 시험의 난도가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등급컷의 상승은 시험 난도가 쉬웠음을, 1등급컷의 하락은 시험 난도가 어려웠음을 반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시험이 쉬우면 고득점자가 늘어나 1등급컷이 오르고, 시험이 어려우면 고득점자가 줄어 1등급컷이 낮아진다.

다만 2등급컷에서는 예측이 다소 갈렸다. 대부분 입시기관에서 84점을 예측한 가운데 비상교육이 85점, 종로하늘이 83점, 스카이에듀가 82점을 각각 예상 등급컷으로 내놓았다. 84점을 예측한 메가스터디 이투스 유웨이 진학스 김영일 EBS 대성은 모두 표준점수까지 127점으로 동일하게 내놓았다.

<수학(나) ‘충격’.. 1등급컷 80~81점 추정>
수학(나)의 경우 80점이 ‘대세’인 상황에서 81점으로 예측한 기관도 몇몇 존재했다. 메가스터디 유웨이 종로하늘 김영일 EBS 대성은 80점을 제시한 반면 이투스 진학사 스카이에듀는 81점을 1등급컷으로 예측했다. 80점과 81점을 예측한 입시기관 모두 표준점수는 137~138점으로 대동소이했다. 비상교육은 홀로 88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한 상태다. 9월모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한 셈이다.

입시기관별 이견이 있기는 했으나 80점과 81점 중 어느 것을 1등급컷으로 보더라도 문과 학생들의 체감난도가 상당했으리라는 점에서는 의견을 일치한 모습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1등급컷이 92점이었던 데서 올해 9월모평이 다소 어려워지면서 88점으로 낮아졌지만 이번 10월학평만큼 등급컷이 낮지는 않게 책정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원점수를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 수능 대비 11~12점, 9월모평 대비 7~8점이나 1등급컷이 낮아진 셈이다. 몇 문제 덜 맞히고도 1등급을 받을 만큼 유독 난이도가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9월모평이 지난해 수능 대비 다소 어렵게 출제된 데 더해, 수능직전 치르는 마지막 학평에서 더욱 어려운 난이도로 출제되면서 재학생들이 느끼는 충격은 더욱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평의 경우 재수생들은 응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수생은 충격에서 벗어나있는 상태다. 재수생에 막판 반수생까지 더해지는 9월모평에서 재학생들 상당수가 낮아진 등급/백분위 성적표를 받아 든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당혹감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2등급컷의 경우 69점을 예상한 기관이 다수였다. 비상교육 80점, 진학사 스카이에듀 70점, 종로하늘 68점으로 다수와 다른 예측을 내놓았다. 69점으로 예측한 기관은 메가스터디 이투스 유웨이 김영일 EBS 대성으로 표준점수는 126~128점 사이에 분포했다.

<입시기관별 최초 발표 1등급컷 왜 조사하나>
수능을 비롯해 학평/모평 등 모의고사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추정 등급컷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 만큼 학생/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특히, 교육수요자들은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추정 등급컷을 적극 활용한다. 수능최저 충족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 등급은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지만, 성적 발표 이전에는 원점수 기준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최초 발표하는 등급컷은 모의 지원데이터나 입시분석기법 등을 기반으로 예측한 수치기 때문에 입시기관들의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잣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관들이 등급컷을 보정하는 과정을 통해 수치가 엇비슷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등급컷은 모의 지원자 수가 누적됨에 따라 데이터가 바뀌거나, 타 기관의 자료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가 조정돼 처음과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이에 더해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이 수험생 채점 자료 등을 발표하면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의미를 잃는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할 수단 자체가 사라진다. 최초 추정 등급컷 대비 적중도야말로 각 기관들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증명하는 근거로 남는다.

무작정 ‘빠른 발표’만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빠르면서도 정확한 등급컷을 발표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무책임하게 먼저 발표한 후 수정을 거듭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만큼 등급컷에 관심이 쏠린 수요자를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종국에는 수익과 직결되는 자사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베리타스알파는 교육수요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 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상당수 입시기관들이 언론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치를 내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 데만 매몰돼있는 행태를 방지하고, 입시기관들의 신뢰도를 낱낱이 드러내 수요자들에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9월모평의 경우 11개기관의 분석력이 대동소이한 모습이었다. 10개 입시기관이 국어 수학(가) 수학(나) 영어 등 4개영역의 원점수 기준 1등급컷을 정확히 맞혔으며, 이투스/비상교육만이 1개영역에서 엇나간 결과를 내놨다.

베리타스알파는 추후 10월학평 결과분석을 통해 입시기관들의 분석력을 면밀히 따져 수요자들을 위한 정보제공에 나설 예정이다. 평가원이 주관하는 모평은 원점수 기준 평균/표준편차가 공개되지 않아 원점수 등급컷을 두고 이견이 발생할 수 있으나, 학평은 교육청이 원점수 기준 평균/표준편차를 공개해 동일한 해석이 나온다는 점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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