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예고제’ 맹점.. 요강 공개기한 ‘법적 강제성’ 없어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교대가 2018정시 요강을 공개시한인 9월1일을 한 달을 넘기고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어 ‘수험생 배려 부족’ ‘안일한 입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발표한 ‘2018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 따라 모든 대학이 정시요강을 9월1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추석연휴를 지난 11일 현재 대부분 대학은 정시요강을 공개한 상태다. 결국 수시마감 이후 정시요강을 토대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할 수험생들에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온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태다.

대학들은 대교협이 발표한 ‘2018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 따라 9월1일까지 홈페이지 상에 2018 정시요강을 공개하고 있다. 10월 중순에 가까운 현 시점까지 요강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서울교대는 이례적인 셈이다. 서울교대 측은 “다음 주 중 입학전형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그 다음 주쯤 요강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개시점이 타 대학 대비 두 달이 넘게 늦어지는 셈이다. 공개 시점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서울교대 측은 학교 내부사정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서울교대 관계자는 “담당자 변경 등의 학교 사정으로 인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탈 사례가 나오고 있음에도 이를 마땅히 강제할 근거가 없어 대입 사전예고제의 도입취지가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거졌다. 대교협의 경우 요강공개가 늦어지는 대학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뿐 따로 제재사항을 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등교육법상 이를 제재할 근거 조항이 마련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대부분 대학들이 대교협이 권고하는 내용을 따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몇몇 이탈 대학 때문에 수요자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자신이 치를 대입전형의 기본계획을 2년6개월 전에 미리 알 수 있도록 하는 상황에서, 정작 최종 확정 내용을 담고 있는 요강공개시기는 강제하고 있지 않아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교대가 2018정시 요강 공개기한에서 한달이 넘도록 요강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수험생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교대 측은 빨라도 2주 뒤에나 공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험생들을 위해 도입된 '3년 예고제'가 정작 요강 발표 시점에 대한 구속력이 없어 도입취지가 유명무실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8정시 요강, 9월1일까지 공개해야>
서울교대가 정시요강을 아직 공개하지 않아 수요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대교협이 규정한 9월1일에서 한 달을 훌쩍 넘긴 시점이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3년예고제’를 통해 대교협과 대학이 대략적인 대입정책을 일정 기한까지 공지하도록 했지만, 정작 대학들의 요강 공개 시점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어 맹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대학들의 대입전형 일정은 대교협이 발표한 대입전형기본사항을 따른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학교협의체인 대교협은 대입 2년6개월 전인 고1 8월 말까지 기본사항을 공표해야 한다. 개별 대학들은 이를 토대로 대입 1년10개월 전인 고2 4월 말까지 ‘대입전형시행계획’을 수립해 공지하고 있다.

올해 대입 일정의 큰 틀은 ‘2018 대입전형기본사항’에 담겨 있다. 기본사항은 고등교육법 규정에 따라 2년 전인 2015년 5월 대교협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기본사항에서 규정한 바에 따르면 대학은 정시모집 요강을 2017년 9월1일까지 대학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고, 정시모집에 관한 주요 사항을 2017년 9월1일까지 대교협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 대학들은 9월1일까지 정시 요강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상태다.

문제는 이 같은 규정이 대교협 권고사항에 그칠 뿐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등교육법 제 34조의5에 따르면 대학들이 수립해 공표하는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이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각 대학이 최종적으로 발표하는 요강의 공개시점까지 규정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강제성이 없는 한, 사실상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대교협의 권고사항에 따르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대부분 대학들은 대교협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 요강을 공개하고 있지만, 서울교대의 경우처럼 이탈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대교협 역시 해당 내용이 법적으로 규정된 사항이 아닌 만큼 제재사항을 따로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각 대학 홈페이지를 확인해서 2~3일이 지나서도 요강이 올라오지 않은 경우,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며 “2~3주 정도 딜레이된 적은 있었지만 아직 패널티를 준 경우까지는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교대 정시요강 한 달 넘게 미공지.. 제재 근거 없어>
정시요강 공개가 한 달이 넘도록 늦춰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부분 대학이 대교협 일정을 준수하고 있지만 몇몇 이탈 대학이 발생하는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요강 공개가 늦어질수록 피해는 수험생이 입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교대 측은 “대교협에는 이미 요강을 제출한 상황”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수험생들은 요강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교대 관계자는 “요강과 관련해 문의사항이 있는 경우 개별적으로 답변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수험생들은 직접 입학처에 연락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요강은 전형계획 내용을 더욱 구체화시킨 것으로 전형계획에 나오지 않는 전형료, 확정된 모집인원, 수능점수 반영지표/반영공식, 전형일정 등이 담긴다. 대학마다 반영지표/반영공식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확정된 모집요강을 토대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중요한 자료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주로 수능점수에 맞춰 지원하는 정시의 경우 수시보다는 전형이 간명한 편이지만, 영역별 강점을 조금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고민하는 수험생들은 수능원서접수 시기부터 어떤 영역을 선택할 것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면접 등 전형일정도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서울교대의 경우 대다수 교대와 마찬가지로 정시에서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면접일정의 겹침 여부를 파악해 지원여부를 미리 결정해야 할 수험생들에게는 그만큼 고민의 시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서울교대 측은 정시요강 공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담당자 변경에 따른 학교 사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전체적인 틀은 나온 상황이지만, 해당 제출서류가 맞는지, 오타가 없는지 등 사실 확인 차원에서 마지막 검토단계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교대는 정시요강 공개까지 빨라도 2주는 걸린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다음 주 중 입학전형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친 후 그 다음 주 중 올라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교협이 정한 9월1일에 비하면 두 달 가량 늦어지는 셈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대교협이 전체 대학들의 일정을 ‘기본사항’을 통해 관리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수험생들을 위한 조치”라며 “이 같은 취지가 일부 대학에 의해 훼손되지 않도록 보다 확실한 규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는 모집요강 발표시기를 지금보다 오히려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 공식화된 ‘대입전형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따라 도입된 ‘3년예고제’를 통해 수험생들은 본인이 치를 대입 정책의 대략적 틀을 2년6개월 전 가늠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보다 더 강화된 수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요강 발표시기를 지금보다 더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전형계획보다 구체화된 내용을 담은 모집요강 발표시기를 예외가 발생하지 않게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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