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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수능 제2외국어 ‘전공 포기’ 25%.. ‘로또’ 아랍어 87%

기사승인 2017.09.29  01: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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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부일 대구 ‘불일치’ 톱3.. ‘제2외국어, 과목 선택 따른 유불리 극심’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전공 상관 없이 아랍어를 수능 제2외국어로 선택한 외고생이 5명 중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2외국어 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외고에서조차 아랍어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철규(자유한국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2017학년 외고 재학생 제2외국어 선택현황’을 살펴보면 제2외국어/한문을 응시한 외고생 5438명 가운데 24.7%에 해당하는 1345명이 본인의 전공과 일치하지 않은 언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45명 가운데 87.4%인 1175명은 아랍어를 선택했다. 전체 외고생의 21.6%가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은 아랍어를 선택한 셈이다.

본인의 전공과 실제 수능에서 선택한 제2외국어 과목이 일치하지 않는 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경남외고였다. 제2외국어 응시인원 163명 가운데 133명이 일치하지 않아 81.6%를 나타냈다. 133명 중 아랍어를 선택한 학생은 131명으로 98.5%에 달했다. 이어 부일외고(66.3%) 대구외고(63.3%) 순으로 불일치율이 높았다.

아랍어 쏠림 현상은 공부하지 않고도 요행을 바라는 응시 행태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전국에서 아랍어과를 개설한 학교는 울산외고가 유일해, 대부분의 학생이 공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을 치르는 상황이다. 몇 문제만 맞히고도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인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아랍어에 당연히 쏠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심한 제2외국어/한문에 한해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수능 개편이 유예되면서 해당 내용도 표류하게 됐다”며 “한두 문제 찍어서 우연히 맞히고도 높은 등급으로 귀결되는 현상은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외고 21.6%, 전공과 무관한 아랍어 선택>

지난해 수능에서 제2외국어에 응시한 전국 31개 외고 학생의 과목 선택 현황을 살펴보면, 응시생 5438명 중 1345명(24.7%)이 본인의 전공과 일치하지 않는 언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아랍어를 선택한 인원이 1175명(87.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2외국어를 응시한 외고 재학생 중 21.6%에 해당하는 인원이 본인의 전공과 무관하게 아랍어를 선택한 것이다. 제2외국어를 교육과정으로 편성해 학습하는 외고에서조차 아랍어 쏠림현상이 발생하면서, 과목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전공 불일치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경남외고로, 81.6%였다. 163명이 제2외국어에 응시해 133명이 본인의 전공이 아닌 언어를 선택했다. 그 중 131명은 아랍어에 응시했다. 아랍어에 응시한 외고 인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전국에서 아랍어과를 개설한 곳이 울산외고가 유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울산외고를 제외한 나머지 외고에서 아랍어과를 응시하는 경우 모두 전공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남외고에 이어 부일(66.3%) 대구(63.3%) 경북(53.9%) 김포(44.3%) 순으로 불일치율이 높았다. 불일치율이 가장 낮았던 학교는 전북외고로 2.7%에 그쳤다. 이어 안양(3.1%) 명덕(4.8%) 대일(5.5%) 동두천(6.6%) 순이었다.

아랍어 응시자 수는 경남외고(131명)에 이어 부산(82명) 부일(80명) 대구(70명) 인천(65명) 순으로 많았다.

3년 동안 공부한 언어가 아닌 아랍어에 응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랍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기 쉬운 구조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외고는 영어 또는 제2외국어를 전공으로 선택해 중점적으로 학습하는 구조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아랍어 응시를 한 경우 상대적으로 이점을 보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은 당연히 아랍어에 쏠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랍어 쏠림현상.. 요행 바라는 응시행태>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의 아랍어 쏠림현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정규 교육과정에 아랍어를 편성해 가르치는 학교는 울산외고가 유일한 상황임에도 지속되는 문제다. 지난해의 경우 제2외국어/한문 실제 응시자를 기준으로 보면 응시자 7만3968명 중 71.1%인 5만2626명이 아랍어를 선택했다. 2016학년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응시자 7만1022명 중 아랍어에 3만7526명(52.8%)이 몰렸다.

2018 수능 원서접수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제2외국어/한문 선택인원 9만2831명 중 아랍어 접수자는 6만6304명(71.4%)에 달했다.

쏠림현상의 이유는 등급을 받기 쉬운 구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랍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시험을 치르다 보니 운이 좋아 몇 문제를 맞힐 경우 등급이 올라가는 이점을 노리게 됐다. ‘찍기’로 시험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지난해 아랍어 원점수 추정 2등급컷은 18점으로, 다른 제2외국어 과목 2등급컷이 대부분 40점대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운에 따른 점수로 높은 등급을 받게 된 경우 반대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에서 제2외국어/한문 성적을 사탐으로 대체가능한 대학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수능최저가 상위권대학에서도 2등급 2~3개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제2외국어/한문은 2등급만 받아도 활용도가 높다. 사탐의 경우 과목 선택에 따라 2점짜리를 실수로 틀리고도 3등급을 받게 될 수도 있지만, 아랍어에서 ‘잘 찍은’ 덕분에 2등급을 받은 학생의 경우 이를 탐구 성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제2외국어에서 다른 언어를 선택한 학생들은 아랍어 선택자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서는 셈이다.

교육계에서는 요행을 바라고 시험에 응시하는 행태가 비교육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권오현 서울대 교수는 6월 열린 ‘선진국 도약을 위한 외국어 교육 강화와 2021 수능 정책 토론회’에서 “특정 언어에 비정상적으로 쏠리는 왜곡 현상은 학생들이 성실한 학습노력을 기피하는 비교육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사고를 갖게 한다”며 “제2외국어교육이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응시 왜곡으로 인해 수능제도 운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같은 날 토론자로 나선 한국외대 최희재 교수 역시 “학습자 흥미와 관심에 따른 선택이나 고교 교육과정에서의 수학 경험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수능에 얼마나 유리한가에 따른 비교육적 동기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2외국어/한문 한해 절대평가 도입 필요”> 아랍어 쏠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계에서는 제2외국어/한문을 절대평가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4월 고교 진학지도 교사와 대학 입학처장을 대상으로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0.4%가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상대적으로 등급을 부여하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원점수를 받아야 높은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오현 교수 역시 ‘선진국 도약을 위한 외국어 교육 강화와 2021 수능 정책 토론회’에서 비슷한 방법을 제시했다. “다수의 학습 무경험 학생들로 인해 상위권 소수자가 표준점수에서 극단적으로 혜택을 보는 현재의 왜곡된 모습은 절대평가제 전환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봤다.

언어별 구분 없이 8개과목 응시자 전체를 대상으로 등급을 산출하는 ‘통합 9등급제’도 대안으로 언급됐다. 상대적으로 평균이 낮은 언어에 응시해 높은 등급을 받는 불공정성을 해결한다는 취지다. 권 교수는 “학교 수업을 받지 않은 ‘낮은 점수 집단’이 특정 언어에 쏠리는 현상은 해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2외국어/한문의 절대평가화는 수능개편과 함께 도입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수능개편이 1년 유예되면서 그마저도 표류 중이다. 교육부가 8월 내놓은 두 가지 시안에서는 모두 제2외국어/한문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현재는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당시 교육부 역시 “제2외국어 학습을 충분히 하지 않은 학생들이 상대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아랍어 등으로 몰리는 왜곡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해마다 같은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만큼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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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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