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취득..서술형 도입 물꼬 틀까 관심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수능이나 국가수준학업성취평가처럼 대규모 시험에서 주관식 문항 도입을 위한 기술적 인프라는 갖춰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주관식 답을 컴퓨터로 채점할 수 있는 ‘한국어 서답형(주관식) 문항 자동채점 프로그램’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22일 밝혔다. 그동안 응시인원이 많은 시험에서는 채점이 용이한 객관식이나 단답형 문항만 출제됐다. 물론 기술적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수능 주관식 도입이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평가원이 시스템을 갖추었을 뿐 수능의 주관식 도입은 정책당국이 여론수렴을 통해 결론을 낼 문제이기 때문이다. 평가원의 프로그램은 띄어쓰기 인식, 축약된 단어 확장, 기호 제거 등 기존에 축적된 한국어 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단어부터 길게는 두세 문장 정도의 답안 내용을 인식하고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수능이나 국가수준학업성취평가처럼 대규모 시험에서 주관식 문항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주관식 답을 컴퓨터로 채점할 수 있는 ‘한국어 서답형(주관식) 문항 자동채점 프로그램’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평가원 관계자는 “2016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표집 채점에 적용해봤다”며 “단어나 구 수준의 답안을 요구하는 문항에 활용할 경우 채점 결과의 정확도가 국어/과학은 100%, 사회는 99% 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채점자 두 명이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않고 직접 채점했을 때의 정확도인 국어 97.5%, 과학 99.3%보다 높은 수준이다. 평가원은 문장 단위로 길이가 길어질 경우 답안 일치도가 과목별로 89%에서 99% 수준으로 다소 낮아지지만 2차 3차 채점과정을 거치면 더 정확한 채점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평가원은 특허 취득이 곧바로 수능 서술형 문제 도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자동채점이 가능한 답안의 길이는 논술형 서술형 답안과 격차가 있다”고 전했다. 연필이나 펜으로 답안을 작성할 경우 글자를 인식하는 과정이 더 필요해 대규모 시험에서는 태블릿PC를 이용해야 하는 문제점도 있다. 직접 작성할 경우 글씨체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인식률이 다소 떨어진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학생평가 방식이 창의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논의가 더해졌다.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 교육평가 어떻게 제대로 할 것인가’를 주제로 교육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과 좋은교사운동이 공동 주최하고 국회미래일자리와교육포럼이 주관한 이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논술형 시험 도입에 대해 논의했다. 학생 한명 한명의 소질과 적성을 키우는 학교 교육으로 변화하기 위해선 학생평가 방식부터 논술형 서술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한쪽에선 여전히 낮은 실현가능성과 평가 신뢰도를 한계로 지적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