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대입, 자사고가 정답' 서울자사고 연합설명회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정부의 자사고 폐지정책에 재시동이 걸린 가운데 서울지역 자사고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출범 초기 학생과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숨을 죽였던 자사고 폐지정책이 최근 일반고와 선발시기 일원화 방침과 폐지문제를 다룰 국가교육회의 출범이 예고되자 자사고교장단이 본격 대응에 나선 셈이다. 
 
서울지역 22개 자사고는 19일 중구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2021대입, 자사고가 정답이다'를 주제로 예비 고1을 위한 공동 입시설명회를 열고,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정부의 폐지방침에 아랑곳하지 않는 듯 1800석의 객석이 부족할 정도로 학생과 학부모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지역 자사고교장협의회 회장인 중동고 오세목 교장은 “자사고 폐지정책 추진으로 혼란스러운 학부모와 학생들을 안심시키고자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자사고측은 흔들리는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잡는 데 집중했다. 자사고 교장들은 “자사고는 대입 핵심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데 최적화됐으며 학교폭력 무풍지대이기도 하다”면서 “안심하고 자녀들을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창의인재로 길러드릴 것”이라고 확언했다. 자사고 폐지에 대한 다양한 플랜이 준비돼있다며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정부의 자사고 폐지정책에 재시동이 걸린 가운데 서울지역 자사고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출범 초기 학생과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숨을 죽였던 자사고 폐지정책이 최근 일반고와 선발시기 일원화 방침과 폐지 문제를 다룰 국가교육회의 출범이 예정되면서 자사고교장단이 본격 대응에 나선 셈이다. 사진은 지난 6월 자사고 폐지반대 집회에 참석한 자사고 교장단들의 모습. /사진=베리타스알파DB

혼란스러운 정부 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도 더해졌다. 자사고측은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창의 인재를 길러내려면 학교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라며 “최근 자사고와 특목고를 없애겠다고 주장하는 외눈박이 평등론자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을 꼬집기도 했다. “교육은 정치적 중립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영역인데도 진영논리를 앞세우다 보니 점차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면서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오년지소계로 전락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대입에서 내신이 중요하다고 해서 자사고에 보낼지 말지 고민 중”이라며 “들어보니 상위권 대학에 학종으로 합격시키려면 자사고가 나을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마루타’가 되는 기분”이라며 “불안감에 정보라도 얻으려고 왔다”면서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지역 자사고가 합동 입시설명회를 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자사고의 경우 대개 학교별 자체 설명회를 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일부 교육감들이 자사고 폐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부 정책에 힘을 싣자 한 자리에 모인 적이 없었던 전국 자사고 교장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4년 서울 자사고 폐지 논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였다. 전국 31개 외고도 잇따라 성명을 발표,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다. 올해 말 선발시기 조정으로 폐지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경우 재격전이 예상된다. 

앞서 교육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 하반기 외고 국제고 자사고와 일반고가 동시선발을 할 수 있도록 고교체제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선발시기 조정은 국회를 거치지 않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만 바꾸면 개정이 가능해 내년부터 도입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광역단위 자사고가 선발시기 조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 같은 조치가 일반고 전환을 위한 수순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고입 사교육 성행을 이유로 입시 변별력을 축소해온 자사고가 우수학생 확보효과까지 잃어버리면 선호도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이달 말 출범 예정인 국가교육회를 거쳐 구체적인 방침을 제시할 계획이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선발시기 조정이 교육부가 기대하는 우수학생 쏠림현상 해소로 이어질 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인기는 하락할 수 있지만 ‘강남 8학군 부활’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모든 고교가 일반고로 일원화되면 교육수진이 높은 교육특구로 수요자들이 몰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사고 연합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도 “내신 때문에 자사고 진학이 고민되지만 일반고에 보내더라도 공립고보다는 사립고에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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