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하고 싶은 인재’ 어필하는 접근 필요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대학이 뽑고 싶어 하는 인재는 어떤 모습일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입시를 관통하는 첫 번째 단추다. 대학은 ‘어떤 학생’을 뽑는지가 수험생들의 가장 큰 관심이지만 정작 대학이 제시하는 ‘인재상’을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다. 

2018에 확대된 학생부종합(학종)의 큰 특징은 각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능, 논술 등 정량적 요소로 줄 세워 선발하는 전형과의 차별점이다. 따라서 대학별 인재상은 학종 평가요소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대학마다 조금씩 갈리는 평가요소를 면밀히 살펴보면 각 대학 인재상과 맞닿아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물론 학업역량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잣대지만 정성평가로 진행되는 학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체크 포인트가 대학별 인재상이다. ‘우리 대학은 이런 학생을 뽑겠다’라고 공개적으로 명시한 것이 바로 인재상”이라고 말했다. 

학생부는 평가요소에 맞춰 수정할 수 없는 반면 자소서는 다르다. 수험생이 교과/비교과 영역에서 쌓은 경험을 어떤 맥락으로 꿰어 보여줄지는 대학이 선호하는 인재상을 통해 방향을 잡을 수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인재상’이라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경험일지라도 어떤 역량을 부각해서 설명하느냐에 따라 자소서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종으로 합격한 재학생들이 ‘자소서 팁’으로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 역시 인재상과 경험의 연결이다. 수시요강에서 인재상을 강조하고 있지 않더라도 본인이 진학을 희망하는 모집단위의 인재상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4월 고려대가 실시한 ‘진로/진학콘서트’에서는 학종으로 합격한 고려대 재학생이 인재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당 학생은 “인재상과 내가 가진 장점의 교집합을 찾아 어필했다. 예를 들어 내가 진학한 산업경영공학부의 인재상 중 협력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부분이 있다. 나는 이 부분이 학생회 활동이나 토론대회 경험과 연결된다고 생각해 이 부분을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이 자소서 1~3번문항에서 대교협 공통문항을 활용하고 있다고 해서 똑같이 ‘복붙’해서는 안 된다. 대학 자율문항인 4번 문항이 더욱 중요한 것은 물론이다. 대학마다 중점으로 여기는 가치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립대는 4번문항에서 지원동기와 향후 진로계획을 학부/과 인재상을 고려해 작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서울대는 입학정보 웹진 ‘아로리’에 게재한 ‘수시모집 평가의 이해’ 동영상을 통해 서울대가 원하는 인재상을 설명하고 있다. 시립대를 비롯해 경희대는 아예 지원자격에서부터 인재상을 명시하고 있다. 학교 인재상 중 하나에 해당하는 학생이어야 지원할 수 있다. 특히 시립대는 대학/전형 인재상이 아닌 모집단위별 세세한 인재상을 공지하고 있어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중대 건대 숙대는 지원자격에서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평가요소에서 활용된다고 밝히고 있다. 중대는 학종의 평가요소로 개발한 ‘펜타곤’이 중대 교육목표에 기반한 인재상을 바탕으로 한다고 설명한다. 건대의 경우 서류/면접평가의 한 요소인 인성평가가 인재상 We人에 기반한다. 숙대는 ‘전형적합성’이 학업수행능력, 전공적합성, 인성과 더불어 학종 서류심사 주요 평가항목의 한 축에 자리잡고 있다. 

각 대학이 밝히고 있는 '인재상'은 대학이 뽑고싶은 학생을 설명하는 키워드다. 최근 대입의 '대세'로 공고히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학종에서 특히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 사진=건국대 제공

<서울대 아로리, 5가지 인재상 제시>
서울대는 요강에서 인재상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입학정보 웹진 ‘아로리’를 통해 서울대가 바라는 인재상을 설명한다. ▲학교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하고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 ▲학교생활에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보인 학생 ▲글로벌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지닌 학생 ▲다양한 교육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과 경험을 지닌 학생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 의식을 가진 학생이 해당된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선한 인재’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강조하는 ‘선한 인재’는 서울대 입시 전반을 관통한다. 성 총장은 “공동체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인재, 달리 말하면 선한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 ‘선한 인재’는 마음이 착하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지적 역량과 선한 의지를 함께 지닌 모습을 의미한다. 주어진 환경을 긍정적 자양분으로 삼아 서울대가 제공하는 교육기회를 충분히 활용한 후 자기자신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성장시킬 수 있는 우수 잠재력을 가진 자라면 선한인재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중대, 인재상 바탕으로 한 펜타곤 평가요소>
중대는 학종의 평가요소를 학생부가이드북에 상세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2017 학생부전형 가이드북’에 따르면 중대 교육목표에 기반한 인재상을 바탕으로 5가지 펜타곤 평가요소를 개발해 학종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가이드북에서 소개한 합격자 인터뷰에서도 인재상을 자소서와 연결시킬 것을 조언하고 있다. 경영학부 16학번 김영훈 학생은 “핵심은 ‘활동에서 어떤 점을 느꼈고 그것이 중대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부합하는지’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면서 “저 또한 남이 보기에 근사한 활동은 없었지만 학교축제나 동아리에서 한 활동들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그것을 인재상에 맞게 작성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대의 인재상은 5가지로 구분된다. 자율적 교양인, 실용적 전문인, 실험적 창조인, 실천적 봉사인, 개방적 문화인이다. 펜타곤 평가방식은 지원자가 중대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지표로, 학업역량, 지적탐구역량, 성실성, 자기주도성/창의성, 공동체의식의 5가지 평가영역을 활용한다.

크게 학업역량과 지적탐구역량은 교과영역, 성실성 자기주도성/창의성 공동체의식은 비교과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학업역량은 지원자의 학업적 성취를 비롯해 교과내신성적, 성적 추이, 지원 모집단위 관련 교과성적 등을 확인한다. 고교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하고 우수한 성취 수준을 갖추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다. ▲지적탐구역량은 학업/전공(계열) 관련 흥미와 열정이나 학업의 깊이/탐구 능력(수업활동, 수상실적, 독서, 탐구활동)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비교과영역에 해당하는 ▲성실성은 교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활동에 충실하고 지속적으로 참여했는지를 평가하는 요소다. 자율, 동아리, 수업, 봉사활동을 포함한다. 교외 활동에 지나치게 치중한 경우 오히려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자기주도성/창의성에서는 교내 각종 활동에 자기주도적으로 도전해 활동 과정에서 창의력, 추진력, 성과 등을 보였는지 평가한다. 학생회, 동아리, 협력활동, 실험, 교내수상, 봉사활동 등을 활용한다. 가이드북에서는 “활동의 양보다는 구체적인 활동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원자의 주도적 노력과 추진력,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 활동의 성과 등을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기대한 성과를 얻지 못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성장모습을 통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공동체의식은 교내 각종 활동에서의 역량과 협력/갈등극복 사례 등을 평가한다. 학업, 동아리, 학생회, 봉사활동, 단체활동 등 여러 교내활동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원자의 구체적인 역할과 공동체에 기여하고자 하는 협력 정신, 갈등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 등을 평가한다. 이때 지원자의 인성적인 측면도 중요한 평가요소가 될 수 있다. 

지난해 교과/비교과간 평가비율은 세부전형별로 갈렸다. 지난해 기준, 탐구형인재는 교과가 80%, 비교과 20%로 반영됐으며 다빈치형인재는 교과와 비교과 각각 50%로 반영했다. 

<경희대, 지원자격에 인재상 명시>
경희대는 평가요소에 앞서 지원자격에서부터 학교 인재상에 해당하는 학생이 지원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학종에 해당하는 네오르네상스와 고교연계에서 설명하는 인재상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네오르네상스는 문화인 세계인 창조인을 인재상으로 제시한다. ▲문화인은 문화/예술적 소양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동체 안에서 삶을 완성해 나가는 책임 있는 교양인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춘 자를 의미한다. ▲세계인은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지구적 차원에서 타인과 함께 평화를 추구하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춘 자를 뜻한다. ▲창조인은 수학 과학에 대한 재능과 탐구력을 바탕으로 학문간 경계를 가로지르며 융/복합 분야를 개척하는 전문인으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자에 해당된다. 올해 수시 요강에서는 세 가지 인재상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고교연계는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는 전형으로 문화인재 글로벌인재 리더십인재 과학인재의 4개 인재상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인재 글로벌인재 과학인재는 네오르네상스의 문화인 세계인 창조인과 비슷한 맥락으로 설명되지만 ‘리더십인재’가 더해진 특징이다. ▲리더십인재는 전교학생(부)회장, 학급(부)회장, 동아리(부)회장 등 리더십 활동, 팀워크에 기반한 사회 현장 활동을 통해 ‘더 나은 사회(공동체)’ 건설에 헌신하고자 하는 학생을 뜻한다. ▲문화인재는 풍부한 독서와 교과 외 활동을 통한 입체적 사유능력, 토론 및 글쓰기 능력, 문화/예술적 소양을 고루 갖춘 학생을 ▲글로벌인재는 외국어능력, 세계문제에 대한 관심과 활동 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하고 공평한 세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하는 학생 ▲과학인재는 주제탐구, 과제연구, 탐험, 발명, 창업 등 창의적 도전정신과 과학적 사고력이 남다른 학생이 해당된다. 

<시립대 모집단위별 인재상 상세 명시..자소서 4번에 활용해야>
시립대는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상세히 소개한 점이 특징이다. 학생부종합 지원자격에서는 ‘모집단위별 인재상’에 부합한다고 자기 자신을 추천할 수 있는 자가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학종에서 가장 많은 인원인 66명을 모집하는 경영학부의 경우 ▲수리적 분석력과 정보 활용능력, 외국어 능력이 우수한 학생 ▲논리적 사고력을 갖추고 창의적인 문제해결방안 제시가 가능하며 도전정신을 가진 학생 ▲사회통합형 리더십과 팀워크 능력, 올바른 기업윤리 정신에 대한 이해와 시민 의식을 가진 학생을 인재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자연계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인 40명을 모집하는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는 ▲수학과 기초과학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전공 이수에 필요한 외국어 능력을 갖춘 학생 ▲전자전기컴퓨터 공학기술에 대한 탐구심이 강하고 창의적인 학생 ▲다양한 의견들을 통합해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있으며 성실히 공부하는 학생이 해당된다. 

시립대는 자소서 작성시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참고해 학부/과에서 요구하는 역량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4번 시립대 자율문항은 지원동기와 향후 진로계획에 대해 학부/과 인재상을 고려해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요강을 통해 “시립대 학종은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설정해 이에 부합되는 역량과 노력과정을 평가하고자 한다. 자소서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건대 ‘인성평가’ We人 인재상 기반>
건대는 서류/면접평가의 평가요소중 하나인 인성평가에서 학교 인재상인 We人에 기반해 살펴본다고 밝히고 있다. 건대는 2015년 ‘글로벌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주도적으로 움직일 줄 아는 창의적 미래인재’를 인재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창의역량, 종합적 사고력, 성실성, 소통역량, 주도성, 글로벌 시민의식의 6대 핵심역량을 갖춘 창의적 전문인, 실천적 사회인, 선도적 세계인을 의미한다. 

인재상에 기반해 평가하는 역량은 서류평가의 경우 성실성 주도성 소통역량으로 나뉜다. ▲성실성은 자신이 맡은 바를 묵묵히 최선을 다해 완수하는 책임감과 노력, 자신의 삶과 생활에 충실한 태도를 ▲주도성은 다양한 과업 수행 시 능동적 자세를 취하고 상황을 솔선해서 이끌어가면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구하거나 기회를 찾는 태도 ▲소통역량은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을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해하는 것에서 나아가 팀원 간 상호 협조와 협력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면접평가에서 실시하는 인성평가는 소통역량에 한정된다.

<숙대 숙명인재, 미래리더/과학리더 인재상 구분>
숙대는 숙명인재를 통해 학종을 실시하고 있다. 대다수 대학이 서류평가에서 학업역량, 인성, 전공적합성을 기본 평가요소로 하지만 숙대는 이에 더해 전형적합성도 제시하고 있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숙명인재는 지난해 미래리더와 과학리더로 나눠 모집하던 전형이 합해진 전형이다. 올해는 전형상 ‘숙명인재’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선발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두 유형으로 나눠 각기 다른 인재상을 표방하고 있다. 미래리더는 의류학과를 포함한 전 인문계열 모집을, 과학리더는 의류학과를 제외한 전 자연계열 모집을 뜻한다. 두 유형 모두 소통과 협력, 나눔의 리더십을 갖추고 학교교육과정을 능동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갈리는 지점은 미래리더는 리더십과 팔로우십을, 과학리더는 수학/과학역량을 전형적합성으로 내세운다는 점이다. 미래리더는 자신의 미래와 공동체 비전을 함께 개척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선발한다. 미래의 꿈을 키우고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계발해 온 자도 포함한다. 과학리더는 자연계열에서 모집하는 만큼 수학/과학 역량을 강조한다. 수학/과학적 탐구력,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소통 능력을 지닌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인재에 더해 수학/과학 또는 정보통신기술분야에 관심과 열정이 있는 자를 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형적합성과 연계된 평가내용을 살펴보면 미래리더는 다양한 활동 속에서 드러나는 관련 경험, 구체적인 성취 경험, 가치관의 내면화를 평가한다. 자소서 2, 3번문항을 활용해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으므로 해당 문항에 인재상을 녹여내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과학리더는 수학/과학 분야의 흥미와 열정, 논리적 사고력, 탐구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평가한다. 자소서 1, 2, 4번 문항을 통해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숙대의 자소서 문항은 1~3번은 대교협 공통문항을 따르고 있다. 대학 자율문항인 4번 문항은 ‘지원동기와 지원분야의 진로계획을 적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과 준비를 해왔는지 기술하라’는 내용이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