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반려된 후 재추진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본/분교 체제가 재편될 예정이다. 통합캠퍼스로 운영을 전환한 홍익대에 이어 상명대 역시 통합캠퍼스를 추진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상명대 관계자는 “대외적으로는 캠퍼스 체제가 구축됐으며 학사 정책이나 조직 운영 같은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명대의 캠퍼스 통합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대학설립/운영규정’이 일부 개정되면서 본/분교 체제로 운영 중인 대학들이 통합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됐다. 이에 상명대 역시 통합을 신청했으나 당시 중복학과 문제 등의 이유로 반려됐다. 

상명대는 “중복학과를 정리하는 규정이 법적으로 명시된 것은 없다”면서 “다시 통합을 추진해 국고사업 등에서 하나의 대학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명대가 본/분교 체제가 아닌 통합캠퍼스 체제를 준비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상명대 “2011년 반려된 ‘유사/중복학과’문제는 객관적 잣대 찾기 힘들어“> 
상명대의 경우 처음부터 분교로 허가됐던 다른 대학과는 다른 특이한 케이스다. 현재 분교로 운영 중이지만 85년 천안캠을 설립할 당시 분교가 아닌 ‘일부 이전’, 즉 제2캠퍼스 자격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지리적 여건 등의 이유로 본/분교 체제로 계속 운영되고 있었다. 상명대는 현재 교육부 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도 상명대 본교와 상명대 천안캠 분교로 표기돼있다. 

상명대의 통합캠퍼스 추진은 2011년 ‘대학설립/운영규정’ 일부 개정령안이 나오면서부터 시작됐다. 교육부는 ‘대학설립/운영규정’ 별표1의3의 통폐합 유형에 ‘동일법인의 본교와 분교 간 통폐합 유형’을 추가해 본교와 분교의 통합을 가능하게 했다. 이후 경희대가 2011년, 한국외대가 2012년, 단국대가 2013년 각각 통합 승인을 받아 본/분교 체제에서 벗어났다.

상명대 역시 두 캠퍼스를 하나의 대학으로 인정받고자 했지만 당시 교육부에서는 하나의 대학임을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상명대 측은 자료를 제시했으나 중복학과 등의 문제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후 서울캠과 천안캠은 국고사업에서도 분리돼 따로 운영돼 왔다. 

상명대는 이번 통합 추진에서는 중복학과 문제로 반려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상명대 관계자는 “유사/중복학과 정리가 법적으로 명시된 것은 없다. 유사/중복학과를 정리하라는 당시 교육부의 요구가 무리한 요청이었다고 이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명칭이 동일한 학과의 경우 정리가 돼야하겠지만 유사학과의 경우 주관적인 잣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커리큘럼을 객관화시켜서 보기에는 어려운 요소가 많다. 학문이 넓게 편제됐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워낙 세분화돼있기 때문에 어디까지 유사학과로 볼 것이냐는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교육부 측에 문의한 결과 역시 “교육부에서 사립대학의 중복학과에 대해 강제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상명대는 학사 정책이나 조직 운영 등에서 통합을 추진하는 중이다. 상명대 측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조직 운영 면에서 두 개의 대학으로 움직여왔다. 이를 다시 통합하려면 진통도 있을 것이고 시간도 많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본/분교 체제 12개에서 10개? >
현재 본/분교 체제로 운영되는 학교는 건국대(서울 글로컬) 고려대(안암 세종) 동국대(서울 경주) 상명대(서울 천안) 연세대(서울 원주) 한양대(서울 ERICA) 등 12개교다. 대학알리미 상에 설명된 학교 소개에도 이들 대학은 모두 ‘본교’와 ‘분교’로 각각 표기돼있다. 기존 본/분교 체제로 분류됐던 홍익대(서울 세종)는 최근 대학알리미 상 세종캠이 ‘분교’로 표기된 것을 ‘제2캠퍼스’로 수정한 상태다. 분교는 본교와 제도적으로 구별되는 학교다. 교육부 관계자는 “본교 이외에 지역에 별도의 학교를 세운 경우를 분교라고 한다”며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본교/분교를 확실히 구분하는 학교는 홍익대(서울 세종)까지 포함해 건국대(서울 글로컬) 고려대(안암 세종) 동국대(서울 경주) 상명대(서울 천안) 연세대(서울 원주) 한양대(서울 에리카) 등 14개교였다. 하지만 이 중 상명대와 홍익대는 설립 인가를 받을 당시 본/분교가 아닌 제2캠으로 인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캠퍼스 통합을 추진하는 상명대까지 제외되면 본/분교 체제 대학은 10개교로 줄어든다. 

반면 통합캠 체제로 운영중인 대학은 경희대(서울 국제) 명지대(용인 서울) 성균관대(서울 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대학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등 전공으로 학습장을 분리할 뿐 캠퍼스 간 별도의 차등없이 같은 대학으로 분류된다. 캠퍼스는 학습장의 분리일 뿐 본교로 취급되는 학교인 셈이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