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상산 민사 포철 순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2017 서울대 등록자 배출고교 중 전국단위 자사고(자율형사립고)는 10개교가 299명(수시189명+정시110명)의 등록실적을 냈다. 2016학년 대입에서 기록한 326명보다는 실적이 줄었지만 2015학년 대입에서 기록한 288명보다는 많다. 전국단위 자사고 1개교당 2017 서울대 등록자수는 29.9명이다. 영재학교 과고와는 달리 수능준비도 가능한 학교유형으로 정시실적도 상당하다.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2017 서울대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는 외대부고로, 등록자수는 74명(수시39명+정시35명, 전국2위. 1위 서울예고 82명)이다. 2위 하나고 54명(수시48명+정시6명, 전국5위), 3위 상산고 47명(수시13명+정시34명, 전국7위), 4위 민사고 40명(수시34명+정시6명, 전국8위)으로 4개교가 톱10 안에 들었다.

이어 5위 포항제철고 27명(수시20명+정시7명, 전국15위), 6위 현대청운고 18명(수시6명+정시12명, 전국28위), 7위 북일고 16명(수시11명+정시5명, 전국32위), 8위 인천하늘고 9명(수시6명+정시3명, 전국73위), 9위 김천고 8명(수시7명+정시1명, 전국84위), 10위 광양제철고 6명(수시5명+정시1명, 전국107위) 순이다.

기초자료는 이동섭(국민의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17서울대 신입생 지역별, 고교별, 전형별 등록 현황(2.17 최종등록 기준)'이다.

전국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2017 서울대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는 외대부고다. 등록자수는 74명으로, 모든 고교유형 가운데 전국2위에 해당한다. 전국1위가 '무대' 다른 서울예고(82명)라는 점에서 사실상 전국1위라 봐도 되겠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시체제 정시체제 가늠>
전국단위 자사고 299명의 실적은 수시 189명, 정시 110명의 실적이다. 1위 외대부고는 수시 39명, 정시 35명의 고른 실적인 가운데 2017 서울대 정시 문호가 정원의 23%에 불과했던 점을 비춰보면 정시에서의 실적이 수시 대비 월등한 상황이다.

수시 대비 정시의 실적이 특히 부각되는 학교는 상산고다. 47명 등록자 중 무려 34명이 정시 등록자다. 서울대 문호의 23%에 불과한 정시실적이 상산고의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며 그나마 상산고가 체면을 세우긴 했지만, 의대를 중심으로 지나친 정시열풍은 현재 수시 학종으로 나아가는 흐름에 배치돼 학교체제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청운고도 마찬가지다. 18명의 등록자 중 무려 12명이 정시 등록자다.

반면 하나고의 경우 수시실적이 대세다. 54명의 등록자 가운데 무려 48명이 수시 등록자로 상산고와 크게 대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민사고 역시 40명 등록자 중 34명이 수시 등록자로 수능에 매몰된 고교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에 맞춤 교육을 실시하는 대표적 수시체제를 입증했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총 10개교다. 광역단위 자사고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자랑하지만, 설립의 주체와 운영기간 실적상황 등 학교별 특징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전국단위 vs 광역단위>
자사고는 '자율형사립고'의 줄임말로, 베리타스알파는 모집단위에 따른 성격을 분명히 하기 위해 '전국단위 자사고'와 '광역단위 자사고'로 구분해 표기하고 있다. 이 두 학교군을 한꺼번에 '자사고'라 칭하기엔 모집단위의 격차 뿐 아니라 설립 배경과 공력 실적 등 격차가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7 대입을 치른 2016년 기준 자사고는 총 47개교(2017년 현재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광역단위 자사고 36개교로 총 46개교. 미림여고와 우신고는 일반고로 전환했지만 2017 대입을 치른 학생은 자사고 시절 입학생으로 자사고에 포함, 인천포스코고는 2015년 개교해 2018학년 대입에 1기 배출해 제외). 이중 전국단위 자사고는 총 10개교다. 전국단위 자사고와 광역단위 자사고는 모집단위가 전국이냐, 광역이냐에 따라 나뉘지만 속사정은 재단전입금 규모에 있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학생납입금의 20% 이상을 재단전입금으로 납입, 학교의 경제적 동인을 불어넣는다. 광역단위 자사고는 학생납입금의 3~5% 수준의 재단전입금을 납입한다. 광역시와 경기도가 5%, 경기를 제외한 도 지역이 3% 수준이다. 재단전입금의 규모에 따라 모집단위를 전국 혹은 광역으로 구분한 탓에 광역단위 자사고가 등장했던 2010학년 당시 '돈으로 학교선발권을 산다'는 우려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광역에 비해 전국단위의 모집은 결국 우수한 학생 선발로 이어져 학교명성을 내는 데 더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재단의 상황에 따라 전국단위 자사고로 자리하기도, 기존 전국단위 자사고 개념에서 광역단위 자사고로 전환하기도 했다.

광역단위 자사고의 유형이 자리하기 전까지는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의 유형이 현 전국단위 자사고의 전신이다. 국내 고교의 경쟁력을 높여 해외로의 인재유출을 막고자 실시한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는 2002학년 고입부터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운영했던 민사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와 2003학년 합류한 상산고 현대청운고 해운대고의 기존 6개교에 2009년(개교 2010년) 마지막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지정된 하나고 등 7개교가 자립형사립고 출신 전국단위 자사고다. 정부시책으로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 운영기간이 종료, 명칭을 자율형사립고로 변경하면서 기존 자립형사립고 6개교는 모두 자율형사립고로 명칭이 변화한다. 민사고 포철고 광철고 상산고 현대청운고 5개교는 전국단위 모집으로 유지했지만, 해운대고의 경우 재단사정으로 2010학년 광역단위 자사고로 전환했다.

자사고 확대라는 정부시책이 발동된 2010학년이 기점이 되어 한화그룹의 북일고, 송설재단의 김천고가 2010학년 일반고에서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했고, 강남 분당 등 지역적 배경에 외고 시절부터 특유의 교육과정 운영으로 탁월한 교육성과를 내온 외대부고(전 용인외고)가 2011학년 외고에서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한데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천하늘고가 2011학년 전국단위 자사고로 개교하면서 2016학년 기준 전국단위 자사고는 10개교다.

베리타스알파가 따로 분류하는 광역단위 자사고는 대부분은 지역 일반고 중 교육열이 큰 곳에서 전환했거나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일반고 중 정부주도로 전환한 경우라 같은 광역 자사고 내에서도 실적과 교육환경의 차이가 크다. 최근 들어 수시체제로 전환한 광역 자사고가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눈에 띄지만 아직까진 실적이 나는 광역 자사고라 할지라도 확대되는 수시전형에 기민하게 대응, 학교자체의 실적을 낸다기보다는 기존 교육특구 내 특성으로 인한 정시위주 재수생위주의 실적을 내는 곳이 부각되는 실정이다.

<남다른 출발.. 대기업형 vs 개인의지 혹은 관학협력>
전국단위 자사고는 한 해 10억원에 육박하는 재단전입금의 규모 때문에 일반 재단에선 운영하기 힘든 구조이기도 하다. 결국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국단위 자사고가 운영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기업이 학교법인을 내 운영하고 있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대표적으로 포항제철고와 광양제철고다. 포스코가 모기업이다. 현대청운고 역시 현대중공업을 모기업으로 한다. 포철고 광철고 현대청운고는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 출신의 역사다. 자율형사립고로 명칭개편 이후 합류한 전국단위 자사고 중에선 하나금융그룹의 하나고, 한화그룹의 북일고,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천하늘고가 대기업의 자금력이 뒷받침된 학교다. 결국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중 포철고 광철고 현대청운고 하나고 북일고 인천하늘고의 6개교가 대기업의 막강지원을 받는 학교인 셈이다.

이들 학교는 학교별 연간 약 30억~60억원에 달하는 재단의 전폭 막강 지원으로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포철고와 광철고, 현대청운고, 북일고의 경우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온 재계 저명인사가 교육보국을 위해 학교를 세웠다는 점, 하나고는 서울의 균형적 교육발전을 위해 서울시의 필요에 하나금융이 동조하면서 서울 강북에 자리하면서 이전에 없었던 신 교육모델(입시교육에 치중하는 대신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기와 꿈을 살리는 교육, 세밀한 분석력을 기반으로 한 교사 경쟁력으로 대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으로 우뚝 섰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천하늘고는 교육력이 약한 지역이라는 기존 데이터를 뒤집어 인천 교육의 롤모델로 자리하는 선망의 학교라는 데 의미가 있다. 기업 임직원 및 종사자 자녀를 위한 전형 외에 지역전형을 대거 흡수해 지역교육에도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 출신의 원조로 교명만으로도 선망의 대상이 되는 민사고와 상산고는 개인이 설립한 '감동의 학교'라 하겠다. 두 학교 모두 넉넉지 않은 재정에 사회적 비난과 입시환경 등의 변화 등 간단찮은 난관을 이겨내며 10년 넘게 정상권을 유지해오고 있는 명문이다. 두 학교가 세워놓은 나름의 커리큘럼은 전국의 많은 고교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대기업 설립의 학교에 비해 재단지원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개인의 열망과 헌신으로 만들어낸 공교육 롤모델로 국내 고교교육을 선도해온 학교들이기 때문이다. 법인부담금 및 지원금은 대기업 자사고들과 확연한 차이지만 긴축재정을 하면서도 교육력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교다.

두 학교 모두 2002학년 자립형사립고에서 2010학년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한 자사고 원년멤버다. 설립부터 의미가 남다르다. 한 개인이 뜻을 세워 '사회환원'의 의지로 세운 설립배경이다. 민사고는 파스퇴르유업 회장이던 최명재 전 이사장이,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 저자인 홍성대 이사장이 사재를 털어 세운 학교다. 민사고는 기업부도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은 바 있고, 상산고는 출판사 수익 등으로 지원을 받아 버텨가고 있다. 어려운 재정에도 교육수준을 유지한 덕에 성과는 여전히 뚜렷하다.

외대부고는 관학협력의 최초모델이다. 2005년 외고로 개교할 당시 용인시의 500억원과 한국외대의 부지제공 지원을 통한 '국내1호 관학협력 고교'로 기록되는 외대부고는 용인외고로 출발, 2010학년 광역단위 외고로 한 차례 운신의 폭이 좁아진 이후 2011학년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 기존의 교육시스템에 외대 교수로 재직중인 김성기 교장의 유연한 운영철학이 깃들면서 국내최고의 교육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 학교다. 대기업이 밀고 있는 학교가 아님에도 2013년 기준 법인부담 및 지원금은 무려 52억2300만원이나 됐다. 인문/자연/국제의 3개 계열로 운영하며 매년 괄목할 국내대학 및 해외대학 진학실적을 내면서 중학생과 학부모의 '꿈의 학교'로 자리한다. 수도권 입지에 교육과정의 탁월성과 대입실적의 화려함으로 매년 인기 최고의 학교다.

김천고의 경우 재단과 동문의 의지가 돋보이는 학교다. 김천고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의 보모 최송설당 여사(1855~1939)가 일제치하 당시 민족말살정책에 대항하고자 '永爲私學 涵養民族精神(영위사학 함양민족정신, 길이 사학을 경영하여 민족정신을 함양하라)'이라는 이념으로 전 재산을 희사해 만든 남학교다. 송설당교육재단의 재정능력과 지원의지는 대기업재단과의 경쟁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대단하다. 2014년 기준, 현금 171억원 외에 토지 등 부동산 포함 자산평가액이 210억원, 연 예상수익이 10억원으로 사학재단 재정능력에 있어 포스코교육재단(포철고)에 이어 경북지역 2위다. 재단전입금을 학생납입금의 20%만 채우면 되는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의 요건을 훨씬 뛰어넘는다. 80여 년의 역사도 역사지만, 김천고 4만 동문의 힘이 김천고를 후원하고 있다. 한완상 전 부총리, 정해창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 현역 법조인 82명(판검사 20명), 청와대 사무관 이상 14명 등을 배출하는 등 전국 고교 국가인재배출 조사에서 29위(465명)를 차지할 정도다.

<서울대 합격자수 등록자수 조사, 왜 하나>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수 및 등록자수 조사는 고입체제 개편 이후 학교별 경쟁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잣대로 의미가 있다. 특히 수시는 고교 경쟁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서울대 수시규모는 전체모집 대비 2014학년 83%, 2015학년 75%, 2016학년 76%, 2017학년 77%, 2018학년 78%다. 정시보다는 수시비중이 크며, 수시는 100% 학생부종합 체제다. 수시실적은 정시에 활용되는 수능이라는 정량평가나 우수한 개인들의 실적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시스템이 만드는 실적이라는 점, 재학생 중심의 실적이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 일부 시민단체 등의 '고교 서열화' 걱정이 있지만,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는 와중에 교육소비자 입장에서 학교선택권과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데 의미를 둔다. 수능위주의 정량평가보다 정성평가위주의 학종이 대세가 된 추세에 발맞춰 고교현장에 학종의 경쟁력 강화를 촉구하고 수요자들에게 경쟁력 강한 학교의 면면을 알리는 것이 서울대 합격자수 및 등록자수 조사를 시행하고 알려온 배경이다.

등록자수는 합격자수와 다른 개념이다. 통상 고교가 밝히는 합격자 숫자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수시6장 정시3장을 쓰는 현 대입 체제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중복합격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학교입장에선 추합까지 중복합격이 포함된 최종 합격자수를 통상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싶어하지만 등록자는 중복합격의 허수를 배제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실질적 합격자라고 볼수 있다. 등록자와 합격자수의 오차는 중복합격한 자연계열 최상위권이 서울대 대신 의대를 선택한 숫자일 가능성이 높다. 대입은 수시최초합격자 발표 이후 수시등록을 진행하고, 합격자 가운데 등록을 포기한 경우가 발생해 모집단위별로 수시추가합격자 발표를 실시한다. 정시 때도 정시최초합격자 발표 이후 정시등록을 진행하고, 합격자 가운데 등록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해 모집단위별로 정시추가합격자를 발표한다. 때문에 고교별로 합격자수보다 등록자수가 줄어들거나 심지어 최초 단계에까진 합격자수가 없음에도 추합을 거쳐 등록자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대로 합격자수는 있지만 등록을 포기, 아예 등록자수가 없는 학교도 있다. 베리타스알파가 수시최초-수시추합-정시최초-정시추합까지의 고교별 합격자수를 조사한 결과와 이번 서울대의 등록자수 자료의 결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배경이다.

서울대는 수시 정시 각 최초합격자를 예정보다 하루 일찍 발표했다. 2017 서울대 입시는 지난해 12월15일 수시최초합격자 발표, 23일부터 29일 오후4시까지 수시추가합격자 발표, 올해 1월23일 정시최초합격자 발표, 2월7일부터 15일 저녁9시까지 총 3차에 걸친 정시추가합격자 발표에 이어 16일부터 17일 오후4시까지 등록으로 마무리됐다. 서울대는 2월17일 등록을 최종으로 보지 않는다. 등록이후에도 일부 환불처리까지 마무리하고 3월에 들어서야 등록실적 최종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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