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간을 들여 수능 국어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예비 고2 학생들이 많다. 그 까닭은 수능 국어에 대한 이해 없이 감으로 문제를 풀기 때문이다.

기출문제의 중요성은 모두 알고 있으나 제대로 기출 분석을 하는 학생들은 드물다. 출제자의 시각에서 답지와 오답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제 겨울방학이 되었다. 이제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출문제를 많이, 빨리 푸는 습관에서 벗어나 출제자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출제하는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일단 기출문제를 통해 수능 국어영역이 어떤 시험인지를 생각해 보자. 수능 국어 시험은 대학에서 공부하는 데에 필요한 독해력,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을 평가하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출제자는 수험생이 지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지, 논리적으로 제시된 문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지, 선택지의 적절성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하기 위한 문항을 출제하며, 그 과정에서 선지에 함정을 설계한다.
그렇다면 출제자는 어떻게 선지에 함정을 설계하는 것일까? 출제자는 선지에 지문의 정보를 변형하여 정답이 아닌 것을 정답인 것처럼 위장한다. 다음 기출 지문의 일부를 보고 출제자가 선택지에 어떤 함정을 설계했는지 파악해 보자.

지문=……필라멘트에서 방출된 열전자가 수은 입자에 충돌하면 자외선이 발생한다, 이 자외선이 형광등 안쪽에 발라진 형광 물질에 닿으면 빛으로 바뀐다. …… (출처 : 2015학년도 6월 모의평가 A형 中)

선지=형광등의 수은 입자는 필라멘트에서 방출된 후 형광 물질을 자극하여 빛을 만든다.
출제자는 선지에 ‘열전자’에 해당되는 내용을 ‘수은 입자’에 해당되는 것인 양 함정을 설계했다. 즉 제시된 선지는 수은 입자에 대한 내용 범주가 잘못 설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열전자에 해당되는 내용은 ‘필라멘트에서 방출된 열전자가 수은 입자에 충돌하면 자외선이 발생한다. 이 자외선이 형광등 안쪽에 발라진 형광 물질에 닿으면 빛으로 바뀐다’인데, 이것을 수은 입자의 특징으로 읽어냈다면 출제자의 함정에 빠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함정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지문에 나와 있는 견해나 주장의 주체를 착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단순히 기출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좋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덤벼들지 말고, 선지에 설계된 함정의 정체를 찾아내는 눈을 기르려는 노력을 하자. 이를 위해서는 EBSi에서 제공하는 기출 문제 해설 부분이나 <기출의 미래> 같은 수능 기출 관련 강좌를 통해 선생님들의 선지 분석법을 잘 봐 두는 것이 좋다. 이런 과정을 거듭하다 보면, 문제를 풀 때 출제자가 출제 요소로 활용한 부분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눈에 띄게 될 것이고 추측에 근거한 판단이 아닌 지문에 제시된 정보에 근거를 둔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BS 국어 강사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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