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눈높이'실효성 대책 시급

[베리타스알파=최희연 기자] 시스템 구축을 위해 1400억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 나이스(NEIS)의 학부모 서비스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나이스 학부모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자녀의 성적 출결 생기부 등의 학교생활정보를 열람할 수 있지만 열람 승인까지 평균 19.7일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스 홈페이지서 공지한 2~3일의 소요시간 보다 열흘 이상이 더 걸리는 셈이다. 전체 학부모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나이스 서비스를 신청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수의 학부모가 관련 내용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육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5월부터 전국 시/도교육청에 학부모 승인 요청이 오는 경우 담임교사에게 문자메세지로 통보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안내나 예산이 부족해 전체 교사의 4.4% 만이 문자 수신 제공 동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스 시스템 접속시 학부모 신청 현황이 실시간 팝업으로 공지되게 하거나, 문자 수신 제공 동의 여부를 나이스 접속시 마다 묻게 하는 등 교육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 나이스 학부모서비스 이용 승인에 평균 2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의 교육참여 기회를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사진=나이스 홈페이지 캡쳐

곽상도(새누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부모가 온라인을 통해 자녀의 학교생활정보를 열람하기 위해 평균 19.7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생활정보 열람을 위해서는 담임 교사의 승인이 필요하나 1주일 이내 승인이 완료되는 경우는 46.4%로 절반에도 못미쳤다. 5149건(1%)은 승인이 되기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되기도 했다.

시/도별 편차도 크게 나타났다. 2주 이내로 80% 이상의 승인이 완료되는 곳은 강원(80.9%) 인천(80.7%) 제주(80%) 세 곳이었으며 충북(37.3%) 대구(41.1%) 충남(45.9%) 부산(46.9%) 전북(47.5%)는 신청 후 1주일이 경과해도 절반 이상이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인 비율이 가장 낮았던 대구는 올해 도입한 문자 서비스를 절반 이상의 교사가 등록하면서 개선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학부모의 열람 신청은 담임교사가 승인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확인 결과 담임 교사들이 학부모의 신청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의 공지나 팝업으로 안내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직접 관련 부분에 수시로 들어가서 확인을 해야 하는 시스템인 탓이다. 이에 상당수의 학교가 나이스 담당자를 별도로 배정해 수시로 학부모 신청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신청이 들어오면 담당자가 이를 담임교사에게 통보하고 담임이 승인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일부 학교에서는 나이스 담당자가 승인을 해주고 담임교사는 승인 업무에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신청 여부를 파악하는 담당 교사가 별도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승인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은 문제가 된다. 현장에서는 "담임교사의 클릭 한 번으로 승인이 완료되는 쉬운 방식에 비해 학부모의 신청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불편하게 돼있다"고 지적한다. 보통 교사들이 하루-이틀에 한 번 이상 나이스에 접속하는 것을 고려하면 접속 시 학부모 신청이 실시간으로 공지만 돼도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교육부는 학부모 열람 승인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올해 5월부터 문자 알림 서비스를 도입했으나 이 역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8.2%를 기록한 대구와 22%를 기록한 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시/도는 대부분 1% 미만의 이용 현황을 보였다. 일부 교육청이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각 학교에서 비용을 부담해야 되는 상황이 오자 학교의 호응을 받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교사들은 문자 알림 서비스 자체를 "들은 바 없다"고 대답해 교육당국의 홍보와 안내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문자 알림 시스템은 학부모가 열람을 신청하면 신청 여부가 담임교사에세 문자로 통보되는 기능이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담임교사가 문자 수신 제공 동의를 완료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문자 알림 서비스 안내와 이용 공지는 4월18일부터 5월17일까지 한달간 실시됐다.

곽 의원은 "나이스 시스템 구축을 위해 1493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학부모들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학부모의 교육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담임교사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교육부는 적극적인 홍보 등 활성화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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