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인문, 9일 자연.. 모의논술로 출제경향과 유형 파악

[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8일 2017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서울시립대의 올해 모의논술은 어떻게 나왔을까. 각 대학의 모의논술은 어떤 방향으로 출제될지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논술전형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대학이 공개하는 모의논술문제와 해설을 통해 출제경향과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모의논술 출제위원회가 실제 논술고사를 출제하는 출제위원회와 동일하게 구성되는 점도 모의논술의 중요성을 더한다.

서울시립대는 6월 고교 신청을 받아 일선고교에 배포하는 ‘맞춤형 모의논술’을 진행했다. 서울시립대가 신청고교 담당교사에게 이메일로 모의논술 문제지와 답안지 양식, 채점가이드를 전달하면 고교 자체적으로 시험을 실시하는 방식이었다. 대학의 채점서비스는 따로 제공되지 않았으나, 교사용 채점가이드를 통해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체했다. 7월에는 입학처 홈페이지에 모의논술 문제지와 해설을 공개하기도 했다.

▲ 8일 2017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서울시립대의 올해 모의논술은 어떻게 나왔을까. 각 대학의 모의논술은 같은 해 논술이 어떤 방향으로 출제될지 알려주는 지표로, 실제 논술고사 대비 차원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진=서울시립대 제공

<올해 모의논술 어떻게 나왔나, 인문>
올해 서울시립대 모의논술에선 인문은 3개 문항과 4개 제시문이 출제됐다. 문항에는 그림 2개와 도표 1개, 짧은 단락의 (보기) 1개가 추가로 제시됐다.

문항은 ‘문제1. 제시문 (가)의 주장을 250자 내외로 요약한 뒤, 주된 견해나 관점이 (가)와 다른 제시문을 (나)~(라)에서 모두 찾아 (가)와 각각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시오(600자 내외, 30점)’‘문제2. 제시된 그림과 표를 모두 이용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친 기술의 발전이 미국인들에게 미친 영향을 추론(400자 내외, 20점)’‘(보기)의 전망에 대한 입장을 정한 뒤, (가)~(라)를 모두 활용하되 자신의 입장과 같은 제시문의 논거는 지지하고 다른 제시문의 논거는 비판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옹호(1000자 내외, 배점 50점)’의 3개 문제가 출제됐다.

문제1을 풀기 위해 우선 (가)의 논지를 파악해야 한다. (가)는 고대 사회의 노예제도가 착취와 폭압의 수단이 아닌, 노동을 삶의 조건으로부터 배제하려는 하나의 시도였다고 주장한다. 고대인들이 노예에게 노동의 필연성을 전가함으로써 인간 삶의 본질인 자유를 획득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가)의 관점에서 노동은 인간의 참된 삶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 된다. (가)와 관점이 다른 제시문은 (나)와 (라)다. (나)는 육체노동과 분리된 상황에서 불안과 무력감에 시달리는 인물을 제시한다. 인물 제시를 통해 노동으로부터의 완전한 분리가 인간의 행복과 자아실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의 입장과 반대된다. (라)는 인간이 수고로운 행위에서 배제될 때 오는 문제점을 언급함으로써 인간이 노동을 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노동을 인간성의 본질적인 요소로 본다는 점에서 (가)의 입장과 다르다.

문제2를 풀기 위해 도표와 그림의 내용 간 연결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그림1은 19세기 후반 기술발전으로 전기시설과 수도시설이 일반화됐고, 냉장고와 세탁기와 같은 가전제품 보급률 또한 많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그림2에서는 가정의 가사노동 시간과 가사도우미 수의 감소,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율 증가, 남녀 임금격차 감소의 현상을 제시한다. 그림1과 그림2를 연결하면 기술발전과 여성의 경제참여 증가의 상관관계를 풀어 낼 수 있다. 수도와 전기 등 기반시설이 발전하면서 가전제품 또한 발달했다. 가전제품의 발달은 가사노동에 필요한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줬는데, 시간절약과 함께 노동 강도 또한 급격히 줄어 가사도우미의 필요성이 감소했다. 가사노동을 주로 담당하던 여성들은 절약된 시간을 이용, 노동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참여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임금도 증가해 남녀 간 임금격차가 줄어들었다. 표1을 보면, 기술발전에 따른 여성 경제활동의 증가가 고소득 가정에서 시작됐음을 추측할 수 있다. 가전제품을 구입할 능력이 있는 고소득 가정부터 보급이 이뤄지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림1,2와 표1을 종합하면 19세기 후반 있었던 기술의 발전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증진시키는 과정에서 전체 가구의 소득재분배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문제3은 인공지능의 미래를 낙관하는 A씨의 입장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제시문을 활용해 옹호해야 한다. 어느 경우든 지지 또는 비판의 논거를 조직화해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핵심이다. A씨의 입장에 동의한다면, (가)와 (다)의 논거를 지지하고 (나)와 (라)의 논거는 비판해야 한다. (가)는 노동이 인간적이지 못한 동물적인 활동이라는 고대인들의 부정적 인식과 노동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삶이 인간의 본질적인 삶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미래에 노동은 로봇에 맡기고 인간은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A씨의 주장을 지지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내용이다. (다)는 기술의 발전으로 노동자들이 노동 때문에 추구하지 못한 창조적인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기술)의 발전 역시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A씨의 전망에 동의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반면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나)에서 제시된 인물이 불안과 무기력을 느끼는 이유는 노동이 없어서가 아니다. 불안과 무기력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로, 적응기간이 주어진다면 새로운 생활 방식을 창출해 낼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나)에 대한 비판이 가능하다. (라) 또한 정의라는 덕목이 육체노동의 대가로만 형성된다는 내용을 A씨의 주장을 근거로 반박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노동 해방이 이뤄지면 인간은 그 동안 물질적 생산 활동에 쏟아온 수고를 보다 고차원적인 활동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A씨의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나)와 (라)의 논거를 지지하고 (가)와 (다)의 논거를 비판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노동으로부터 배제돼 불안과 무기력을 느끼는 (나)의 인물을 A씨 주장의 반박 사례로 적극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노동으로부터의 비자발적인 배제는 노동해방이 아니라 사회적 과정으로부터의 추방과 단절이 될 수 있다. 기술이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해방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A씨의 주장 또한 (라)의 내용으로 반박가능하다. 자신의 노력과 정당한 대가를 지불받는 것은 인간 사회를 올바르고 정의롭게 만드는 데 기초가 된다. 노동하는 삶이 인간을 올바르고 정의롭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라)의 논지를 바탕으로 A씨의 낙관적 전망을 거부할 수 있다. 반면 노동을 노예적 삶으로 규정하는 (가)는 A씨의 주장에 반대하기 위해 비판해야 할 부분이다. 노동은 자신의 꿈과 이상을 구현하는 자아실현의 통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노동에서 벗어난 삶이 가치 있는 삶이라는 (가)의 주장은 정당화될 수 없다. A씨의 주장에 반대한다면, 기술발전으로 인간이 노동시간을 통제할 것이라는 (다)의 논거 또한 비판해야 한다. 기술발전이 가져오는 생산력 증대의 과실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을 것이고, 노동을 하지 않는 삶이 사회적 책임의식과 연대의식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올해 모의논술 어떻게 나왔나, 자연>
자연계열 논술은 수리 문항 4개가 출제됐다. 1번부터 3번 문항까지는 소문항이 2개씩 주어졌고 4번 문항은 소문항 없이 하나의 문항만 제시됐다. 제시문 없이 문제마다 조건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고 수식의 값이나 최소값, 최대값 등을 요구했다.

문제1은 과 에 대해 정의한 뒤, 주어진 조건과 수식에 따라 삼각함수의 덧셈정리를 활용하는 소문항과 제시된 수열의 극한값을 묻는 소문항이 출제됐다. 문제2는 좌표평면 위에 주어진 타원에 대해 묻는 문항이 출제됐다. 문제 3은 삼차함수의 곡선과 일차함수의 직선이 접할 때의 주어진 수식의 최솟값을 묻는 소문항, 곡선과 직선으로 둘러싸인 두 영역의 넓이가 같을 때 교점의 좌표에 따라 수식의 값을 구하는 소문항이 출제됐다. 문제4는 증가함수의 양변에 자연로그를 취해도 부등호의 방향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풀어야 하는 수식이 제시됐다.

<올해 논술 어떻게 치르나>
서울시립대는 2017 논술전형으로 188명을 선발한다. 논술 경쟁률은 37.57대 1(188명/7063명)로 지난해 35.60대 1(190명/6764명)보다 경쟁률이 다소 하락했다. 올해 논술 경쟁률이 가장 높은 모집단위는 통계학과로, 65.00대 1(2명/130명)의 경쟁률이었다. 이어 화학공학과 64.00대 1, 수학과 61.00대 1, 기계정보공학과 57.40대 1, 신소재공학과 54.00대 1이었다. 가장 낮은 경쟁률은 환경원예학과가 기록, 경쟁률 18.25대 1이다. 이어 토목공학과 21.00대 1, 조경학과 21.25대 1, 교통공학과 22.00대 1, 건축학부 24.80대 1 순이었다.

2017 서울시립대 논술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수능최저 없이 1단계 논술100%, 2단계 논술60%+학생부40%의 단계별 전형을 운영한다. 지난해보다 논술비중이 10% 늘었다. 학생부는 전 학년 전 교과의 등급이 반영되며, 등급이 없는 과목은 반영되지 않는다.

서울시립대는 논술문제 유형이나 제시문 수 등이 모집요강에 명시되지 않았다. 지원자들은 모의논술을 통해 출제유형을 파악해 보는 것이 좋다.

서울시립대는 계열에 따라 8일과 9일 양일에 걸쳐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인문계열은 8일 오전11시부터 오후1시까지, 자연계열은 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1시까지 논술고사가 진행된다. 수험생들은 고사시간 30분 전까지 입실을 완료해야 한다. 개인별 고사장소는 현재 서울시립대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수험번호와 성명을 기입해 각자 조회할 수 있다. 수험생들은 고사시작 30분전에 입실을 완료해야 하며, 고사장 건물 출입구는 고사시작 5분전에 폐쇄돼 이후 출입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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