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취업자 매년 늘어..고교구조 개편 시급

[베리타스알파=최희연 기자]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이 2010년 이래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교육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교육기본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줄곧 70%대를 유지하던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이 올해는 지난해 보다 1% 떨어진 69.8%로 나타났다. 반면, 고졸 취업자는 지난해 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다 졸업자 수가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취업률도 늘었다고 볼 수 있지만, '무직자/미상' 인원이 증가하면서 취업률 역시 전년 보다 0.4% 줄어든 33.9%를 기록했다. 대학진학률과 취업률이 모두 낮아진 것은 '무직자/미상'에 포함되는 재수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6만9139명이던 재수생은 올해 7만1661명으로 전년 보다 2522명 늘었다. 쉬운 수능 출제 기조와 맞물려 재수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재수생이 증가하며 대학진학률과 취업률이 모두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재수생이 전부 대학에 진학했다고 가정했을 경우에도 대학진학률은 70.2%로 전년(70.8%) 보다 0.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2010년 75.4%에서 2013년 70.7%까지 4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2014년(70.9%)과 2015년(70.8%)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올해 69.8%로 하락했다. 대학 진학자 수는 2010년 47만7천여 명에서 2013년 44만6천명 수준까지 매년 감소세를 보였으며 2014년 2천400명 정도가 반짝 증가했다 다시 감소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43만6천여 명이던 대학 진학자는 올해 42만4천명 수준으로 전년 대비 1만 명가량 감소했다. 반면, 고졸 취업률은 2011년 23.3%에서 2015년 34.3%까지 5년 동안 10% 이상 증가했다. 취업자 수 역시 2010년 3만4천여 명에 이르던 수가 2016년까지 매년 꾸준히 증가 올해 6만 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대학 진학률 감소는 '대졸 프리미엄'이 줄어든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졸자의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대학 진학에 대한 이점이 하나 줄어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마이스터고 확대와 선취업 후진학 제도 도입 등 정부가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도 대학 진학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고졸 취업자가 증가하고 대학 진학자가 감소하면서 많은 대학들이 정원 충원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 등을 통해 이미 대학의 정원을 축소하고 있지만, 올해 고졸 취업자 증가와 대학 진학률 감소가 재차 확인되면서 향후 경쟁력 없는 대학이 자연 퇴출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대학구조 개혁뿐 아니라 고교구조 개편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고졸취업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은 일반고가 65% 이상을 차지하고 특성화고가 21%에 불과한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는 지적이다. 일반고에서 궁여지책으로 직업반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늘려 고졸 취업자 증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 올해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이 6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래 70% 이상을 유지하던 대학진학률이 올해 69.8%로 전년 대비 1% 하락했다. 대학진학자는 매년 감소하는 반면 고졸취업자는 매년 늘어 대학정원 감축과 더불어 대학진학 중심의 고교구조도 개편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6년 대학진학률 69.8%..2010년 이래 최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고교 졸업자가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대학진학률까지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이며 대학 정원 충원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대학진학률은 69.8%로 지난해 70.8%에서 1% 수준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대학진학률이 60%대로 떨어진 것은 2010년 이래 처음이다. 대학진학률 통계는 2010년까지 대학 합격자를 기준으로 산출하고 2011년부터는 대학 등록자를 바탕으로 통계치를 산출했다. 2010년 수치(75.4%)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대학 진학률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매년 하락했다. 2012년에는 71.3%, 2013년에는 70.7%로 매년 0.8%, 0.6%씩 하락했으며 2014년에는 70.9%로 0.2%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5년에는 70.8%로 전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올해는 대학진학률이 1% 수준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1%의 감소폭은 2011년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대학진학률이 감소한 원인은 고졸취업자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재수생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올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재수를 선택한 학생은 7만1661명으로 지난해 6만9139명이던 재수생 보다 2522명 늘었다. 올해 고교 졸업자 인원이 지난해 대비 8만 여명 가까이 줄어든 상황임을 감안하면 재수생이 늘어남에 따라 대학진학률이 감소했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7만 여명의 재수생이 모두 대학에 진학했다고 가정했을 때에도 대학진학률은 70.2% 수준으로 전년 보다 0.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수여부와 관계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비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진학자 수 역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2010년 47만7384명이던 대학진학자는 2011년 46만9961명, 2012년 45만3899명, 2013년 44만6474명까지 매년 줄어들다가 2014년 44만8817명으로 2343명이 늘었다. 허나 2015년에는 다시 43만5650명으로 1만3천명 이상이 줄었고 올해 42만3997명으로 또 다시 전년 대비 1만1653명이 줄어들었다.

대학진학자와 진학률이 감소한 이유는 ‘대졸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5년 교육부가 발표한 OECD 교육지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8%로 OECD 평균인 41% 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대졸자 취업률은 58.6%로 낮게 나타났다. OECD 최고수준에 이르는 대학진학률에 비해 대졸자의 취업난이 극심한 상황을 보이며 대학 진학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고 고졸 취업자가 늘어난 것이다.

<2016년 고졸 취업률 33.9%..고졸취업자 2010년부터 매년 증가>
올해 고졸 취업자는 6만1882명으로 밝혀졌으며 고졸 취업률은 3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다 졸업자 수가 줄어든 가운데 취업자는 늘어난 양상이다. 다만, 취업률 산정 시 분모에 들어가는 ‘무직자/미상’ 인원 증가 폭이 커 2011년부터 매년 증가하던 고졸취업률은 올해 전년 보다 0.4%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고졸 취업자 수는 2010년부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 3만4182명이던 고졸취업자는 2011년 4만1057명, 2012년 5만3060명으로 큰 폭 증가했다. 2013년에는 5만5443명이 고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선택했으며 2014년에는 6만1268명으로 고졸취업자가 처음 6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는 6만1370명, 올해 6만1882명으로 파악돼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졸취업자가 매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졸취업자가 증가는 대졸자의 취업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졸취업자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실시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10년 21개교가 ‘산업수요 맞춤형 특수목적고’인 마이스터고 운영을 시작한 이래 현재 42개까지 확대된 마이스터고에서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전국 42개 마이스터고는 모두 특정 산업분야 인재 육성을 맡고 있으며 관련 기업과 협약을 맺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도전기공고는 에너지분야이며 한국전력공사와, 부산자동차고는 자동차분야 르노삼성자동차와, 구미전자공업고는 전자분야 LG전자와 메인 협약을 맺고 있다. 주요협약기업은 보통 10명~20명 내외의 해당 마이스터고 학생의 취업을 보장한다. 추후 대학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3년 이상 재직했을 경우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등 선취업 후진학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 역시 마련돼 있다. 서울권 대학의 경우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등이 특성화고졸재직자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통해 단계적 정원 축소 실시..2022년 16만 명 감축>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진학자 감소에 따라 전국의 많은 대학이 정원 충원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에 치러지는 2018 대입에서 대학 정원이 고교 졸업자를 역전하고 2023학년에는 16만 명의 입학 자원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며, 교육부는 대학의 미충원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실시 단계적으로 정원을 감축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대학구조개혁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3주기에 걸쳐 실시한다. 2014년~2016년이 1주기, 2017년~2019년이 2주기, 2020년~2022년이 3주기에 해당되며 1주기에 4만명, 2주기에 5만명, 3주기에 7만명을 축소해 총 16만명(2013학년 대학 정원의 30% 수준)을 감축하는 방안이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에 따른 정원감축 권고 비율은 4년제 대학의 경우 B등급 4%, C등급 7%, D등급 10%, E등급 15%, 평가제외 대학 7%이며, 전문대는 B등급 3%, C등급 5%, D등급 7%, E등급 10%, 평가제외 대학 5%다. A등급은 자율감축으로 대학이 정원의 감축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올해는 1주기 구조개혁이 마무리되는 해로 각 대학이 자발적으로 정원을 축소, 현재까지 4만7천명 수준의 정원이 축소됐다.

<일반고 65.7%, 특성화고 21.1%..근본 문제 해결위해 고교구조 개편해야>
대학구조 개편 방안과 더불어 고교구조 개편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기준 전체 고등학교 가운데 일반고 비율은 65.7%인 반면 특성화고의 비율은 21.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 고교생 직업교육 비율이 47%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우리나라 직업교육 비율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셈이다. 더욱이 대학진학자는 줄고 고졸취업자는 늘어나는 상황과 반대로 2014년부터 일반고 비율은 증가하고, 특성화고 비율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비율 증감 폭이 미미하긴 하지만 현 고교구조가 사회구조와 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일반고와 특성화고 수가 불균형을 이루는 고교구조로 인해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과 특성화고에 진학하지 못한 취업을 원하는 학생이 한데 모여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일반고의 학력저하와 더불어 ‘일반고 슬럼화’ 문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의 구조인 것이다. 정부는 일반고에서 희망자에 한해 직업교육을 가능하게 하고, 3학년부터 가능했던 일반고의 직업교육을 올해 2학년2학기부터 가능하게 하는 방안 등을 내고 있지만 일반고에서 실시하는 직업교육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보다 근본적으로 일반고를 줄이고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늘리는 고교구조 개편을 단행해 고교 입학 시부터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과 취업을 원하는 학생을 구분해 교육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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