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회 논문..'학종 축소되면 은수저가 득본다'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상층계층’일수록 정시 전형을 선호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학종을 ‘금수저 전형’으로 인식하는 현재의 비판 담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한국사회학지에서 발간하는 학술지인 ‘한국사회학’의 최근호에 게재된 ‘배제의 법칙으로서의 입시제도’(문정주, 최육)에 따르면 주관적 계층의식이 ‘상층’ 인 경우, 정시를 선호하는 비율이 49.2%로 과반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상층이 하층에 비해 입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논의되는 입시담론이 상층에 유리한 방향으로 휩쓸릴 가능성도 우려했다.

최근 한국사회학회 학술지에 게재된 '배제의 법칙으로서의 입시제도'에 따르면 상층일수록 학종보다는 정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 계층에 유리한 전형을 선호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학종이 금수저전형이라는 주장과 배치되는 결과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저자들은 입시 제도 변화를 추동하는 힘은 입시제도를 보다 유리하게 변화시키려는 계층 간 전략적 투쟁의 결과일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상층계층에서 정시를 선호하는 이유는 학종이 상층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학종의 급격한 증가는 계층 수준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불리한 경쟁의 지형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상층에서 학종이 불리하다고 본 이유는, 최상위계층에 속하지 않은 대다수 상층이 최상위계층과 약자층 사이에 끼어 중간층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학종의 경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적극적 조치의 일환으로 농어촌전형, 배려자 전형, 지역균형전형 등의 하위 전형으로 분화되는 등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금수저 전형으로 포장돼있는 학종이 축소되면, 은수저(상층)가 득을 보게 되는 새로운 경쟁의 장으로 변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하층의 경우 일관적으로 학종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학종이 금수저전형이라는 인식과는 배치된 결과였다. 논문에서는 “학종과 정시를 둘러싼 계층간 투쟁은 상층과 나머지 계층 간의 갈등이라기보다는, 극소수 최상층과 나머지 상층간 갈등의 결과로 해석될 여지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교육제도에 대한 신뢰 정도가 높을수록 학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등교육의 내실화에 적합한 입시제도’에 대한 선호에서는 계층 구분 없이 학종에 대한 선호가 정시보다 높았다. “모든 계층에서 중등교육의 내실화에 대해 학생부종합전형을 더 선호한다는 결과는 사람들이 공교육 정상화라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도입 취지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음을 탐색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입시제도에 대한 이해 측면에서는 상층이 하층에 비해 입시제도에 대한 이해수준이 높은 것으로 봤다. 즉 현재 발현되고 있는 입시제도 담론이 상층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하층은 상대적으로 배제돼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사회적 하층은 상층에 비해 복잡한 입시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하층은 이와 관련된 담론에의 참여 또한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으며, 설사 담론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상층이 조성해 놓은 프레임에 휩쓸리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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