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과고 대원외고 상산고 한국영재 순.. ‘내년까지 고입판도 안갯속’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재지정평가로 고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사고를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재지정평가 결과 지정취소로 확정돼 법정공방이 진행 중인 일부 광역단위 자사고들의 선호도는 급격하게 하락한 양상이다. 내년 재지정평가가 예정된 외고와 국제고 역시 선호도가 전년대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재지정평가 결과에 대한 교육부의 동의절차까지 마무리된 직후인 8월5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 중학생 대상 고교 선호도 표본조사와 전국 중학생 학부모 온라인 조사를 분석한 내용이다. 전년도 8월 조사결과와 비교해 재지정평가의 영향에 따른 선호도 변화를 추적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의 자사고폐지 정책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영재학교와 재지정이 확정된 전국단위 자사고의 선호도가 상승했다고 보고 있다. 결국 교육당국이 초래한 입시혼란이 수험생들의 고교선택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고교선택을 앞둔 올해 중3 수험생들은 현재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자사고가 지정취소된 지역의 학부모들은 뚜렷한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정취소와 법정공방에 따른 혼란을 무릅쓰고 일반고 전환 가능성이 높은 자사고를 택해야 할 수도 있다”며 “수요자들의 입장에선 지정취소된 광역자사고들의 법원 처분결과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고, 외고와 국제고 입시도 내년 재지정평가에 따른 혼란이 예고됐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일부 고교들로 쏠림현상이 불가피해 합격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일부 광역자사고들은 재지정 여부도 불확실하다. 일반고간 학력격차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고교선택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고교진학 문제의 3,4년 후를 내다볼 수 없는 상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재지정평가로 고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사고를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재지정평가 결과 지정취소로 확정돼 법정공방이 진행 중인 일부 광역자사고들의 선호도는 급격하게 하락한 양상이다. 사진은 올해 고교선호도조사에서 1위에 오른 외대부고.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9고교유형 선호도 조사.. 영재학교 전국자사고 ‘상승세 주목’>
영재학교와 재지정이 확정된 전국단위 자사고들의 선호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8개영재학교의 선호도는 지난해 11%에서 올해 15.3%로 4.3%p 증가했다. 전체 고교유형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올해 자사고의 지위를 유지한 광양제철고 김천고 민사고 북일고 상산고 포항제철고 하나고 현대청운고 등 8개전국자사고의 선호도 역시 상승했다. 2018년 19.7%에서 2019년 22.5%로 증가했다. 내년 재지정평가가 예정된 외대부고와 인천하늘고의 선호도가 함께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두 학교의 선호도는 9.5%였지만, 올해는 2.2%p가 상승한 11.7%다. 과고도 11.5%에서 13.4%로 선호도가 1.8%p 늘었다.

전문가들은 재지정평가의 영향으로 고교유형별 학교별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올해 재지정평가의 영향으로 영재학교와 과고의 선호도 상승은 예견됐던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고입에서 영재학교들의 경쟁률 상승폭이 상당했다. 내년에도 재지정평가가 계속되기 때문에 자연계열 우수학생들이 영재학교와 과고 지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서도 상산고 민사고 하나고 등 자사고폐지의 불안심리가 해소된 고교들의 지원이 늘 수 있다. 다만 내년 재지정평가 대상인 외대부고의 선호도도 여전히 높다. 올해 전국자사고들이 전원 재지정된 만큼 학부모들은 외대부고의 탈락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권에서 유일한 자사고인 데다 대입실적도 우수한 영향으로 재지정평가로 인한 타격을 다소 비껴간 모습”이라고 말했다.

<‘선호도 하락’ 광역자사고 외고 국제고.. ‘효력정지 가처분 변수’>
반면 일반고 전환이 추진 중인 14개광역자사고에 대한 선호도는 전년대비 3분의1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8월 10.3%였던 이들 학교의 선호도는 올해 3.1%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지정취소된 자사고의 선호도는 지난해 15%에서 올해 5.2%로 크게 떨어졌다. 내년 평가가 예정된 학교는 물론 올해 재지정평가를 통과한 자사고들까지 선호도가 낮아졌다.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지정취소된 자사고의 선호도가 각 4.2%p 4.6%p씩 하락했다. 대부분 내년 재지정평가 대상에 포함되는 전국 30개외고와 7개국제고의 선호도 역시 하락한 추세다. 외고는 지난해 17.7%에서 15.6%로 2.2%p, 국제고도 6.8%에서 6.2%로 0.6%p씩 선호도가 낮아졌다.

광역자사고의 선호도가 하락한 이유는 재지정평가로 인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의 자사고폐지 정책이 광역자사고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만큼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일방적인 일반고 전환의 피해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전체 자사고들의 모집정원이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입시의 불확실성에 대한 학부모들의 위기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종로하늘에 의하면 2020학년 전국 28개자사고의 모집정원은 9338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 당초 예측됐던 올해 전체 정원보다 3000명 정도 적은 인원이다. 물론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안산동산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대부고 해운대고의 10개교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정원이 다시 늘어날 수 있지만 지원자 감소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다만 대안이 많지 않은 학부모들이 결과적으로 광역자사고를 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올해 재지정평가에 탈락한 광역자사고의 선호도 하락이 내년 평가가 예정된 자사고들의 선호도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하늘 대표는 “재지정평가 결과 서울에선 비강남권 학교들이 다수 탈락했다. 그렇지만 이들 학교는 사실상 지역 내에서 진학실적이 최상위권으로 주목받는 고교들이다. 앞으로 법원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선호도가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교육특구 진입 등의 대안을 택하기 어려운 학부모들은 섣불리 내년 재지정평가가 예정된 광역단위 자사고를 선택하기보다는 학교들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고도 내년에 예정된 재지정평가로 선호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선호도 하락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지난해 11.5%에서 올해 7.8%로 3.7%p 감소했다. 수도권은 2.9%p, 서울의 경우 0.6%p 하락했다. 교육청들이 특목고 가운데서도 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겨냥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만큼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전문가는 “내년에는 전국 외고 30개교에 대한 재지정평가가 일제히 실시된다. 외고의 경우 그동안 수요자들의 선택에 따라 자연스럽게 선호도가 나눠지고 있었다. 실제로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대입실적이 저조했던 지방외고 위주로 선호도가 다시 떨어졌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이 공립위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며 사립외고를 위축시킬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7년간 상승’ 영재학교.. 자사고 외고 국제고 ‘하락추세’>
올해 4월 종로학원하늘교육이 공개한 최근 7년간의 선호도 조사결과에서도 영재학교와 과고의 우위가 확인됐다. 반대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경우 선호도가 낮아지는 추세였다. 다만 학부모 전체를 대상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고교유형은 여전히 자사고였다. 전국단위와 광역단위 자사고를 합해 40.7%의 선호도를 보였다. 이어 영재학교 23.6%, 과고 18.2%, 외고 12.4%, 국제고 5.1% 순이었다. 중학생 학부모 사이에서는 전국자사고 선호도가 33.5%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28.5%의 비중을 차지한 영재학교를 가장 선호했다.

7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영재학교는 올해 23.6%를 기록했다. 지난해 15%에 비해 8.6%p나 상승하며 자사고에 이어 두 번째로 선호도가 높은 학교유형으로 올라섰다. 과고 역시 지난해 14.1%보다 4.1%p 오른 18.2%의 선호도를 보였다. 2년연속 선호도 상승을 기록하며 영재학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영재학교와 과고의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배경에는 장기간의 경기침체 속에서도 이공계가 취업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영재학교와 과고의 진학실적이 우수한 점도 선호도가 상승한 이유로 꼽힌다. 특차모집 성격의 영재학교와 전기고 모집을 하는 과고가 고입에서 가지는 유리함이 선호도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도 있다. 수험생의 입장에선 영재학교와 과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하더라도 여전히 후기모집의 자사고를 노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면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선호도는 최근 하락하고 있다. 2013년 41%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던 자사고에 대한 선호도는 2017년 51.7%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 48.4%에서 올해 40.7%로 7.7%p가 떨어지며 지난 7년 사이 최저치다. 외고의 경우 2013년 이후 선호도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2018년 소폭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매년 감소한 경향이다.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적은 국제고도 최근 7년 가운데 올해 가장 선호도가 낮았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선호도 하락은 교육당국이 유발한 고입혼란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을 통해 ‘고입 동시실시’와 ‘이중지원 금지’를 일방적으로 추진한 이후 고입의 불확실성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지정평가로 인해 고입혼란이 현실화되면서 광역자사고를 중심으로 선호도 하락이 뚜렷해졌다.

<고교 선호도 ‘외대부고 최고’.. 하나고 서울과고 순>
전국 고교유형 가운데 선호도가 가장 높은 학교는 외대부고로 조사됐다. 내년에 재지정평가가 예정됐음에도 지난해 8.1%에서 올해 9.1%로 선호도가 오히려 상승했다. 지난해 1위였던 하나고는 8.8%에서 8.1%로 선호도가 다소 낮아져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6%에 머물렀던 서울과고가 올해 7.4%로 상승하면서 ‘3강구도’를 형성한 특징이다. 재지정평가에 따라 영재학교와 과고 전반의 선호도가 상승한 ‘반사효과’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2005년 용인외고로 출발했던 외대부고는 탄탄한 교육경쟁력으로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하면서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규과정인 RT(Regular Track)와 선택과정 ET(Elective Track)뿐 아니라 독서토론, 창의연구논문, 자연과학 학생들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 등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강점이다. 2011년 자사고 전환 이후 입학한 1기 학생들이 실적을 낸 2014대입에서 서울대 96명의 합격자를 내며 전국 정상에 등극했다. 최근까지도 수시정시 등 국내대학은 물론 해외대학에서도 고른 실적을 내며 정상급 고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대입에서도 서울대 합격실적을 가장 많이 냈다. 수시합격자와 정시최초합격자를 포함한 기준으로 서울대 합격자를 73명 배출했다.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꾸준히 압도적인 수시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하나고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도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고는 전교생 기숙사 체제로 ‘무학년무계열제’를 운영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심사에 따라 수강 과목을 정할 수 있는 환경이다. 꾸준히 운영돼온 하나고의 특색프로그램도 독보적인 학종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상당수 교과가 발표와 토론 위주로 진행되고, 과정 중심의 형태로 교육하다 보니 학종대비가 저절로 이뤄지면서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입에서도 수시49명 정시2명 등 51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기록하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다른 학교들에 비해 작은 규모임에도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이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이유로 보인다.

‘최강 영재학교’ 서울과고는 지난해와 동일한 선호도 3위를 차지했다. 다만 4.6%에서 7.4%로 응답자들 사이에서 선호비중이 오른 점이 주목된다. 학교경쟁력에 재지정평가로 인한 반사효과가 더해진 결과로 여겨진다. 지난해 대입에서 수시47명 정시9명 등 56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며 조사된 전체 고교 가운데 외대부고 다음으로 높은 실적이었다. 화려한 실적은 탄탄한 교육과정이 뒷받침한다. 무학년제 졸업학점이수제 교과교실제 등을 운영해 학생 스스로 수업선택이 가능하다. ‘융합’을 주제로 하는 서울과고만의 교육과정도 특별하다는 평가다. 전문교과에서 융합과학과 융합과학탐구를 필수과정, 창의융합특강을 심화선택과정으로 도입해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사고를 체득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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