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수능최저 폐지 주목..논술고사 수능이전 복귀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5년만에 모의논술을 재개한 연세대가 모의논술 문제와 해설을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29일 공개했다. 해설 동영상은 이번주 중 공개할 예정이다. 그간 모의논술 미실시, 안내자료 부실 등 유독 수요자 배려에 인색했던 데서 쇄신을 꾀한 모습이다. 다만 자연계열에서 출제되는 과학문제를 다루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연대는 고려대가 2018학년 논술을 폐지하면서 ‘SKY대학’ 중 유일하게 논술을 실시해 논술 대표격인 대학이다. 지난해 643명 모집에 3만6683명이 지원해 57.0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수능최저를 폐지하고, 논술고사를 수능이전으로 옮겨 입시의 변화가 크다. 수능최저의 폐지는 지원자가 몰릴 수 있는 요소지만, 고사일정이 수능이전으로 당겨진 점은 수시납치를 우려한 수험생이 지원을 주저할 수도 있는 요소인 만큼 올해 연대 논술 경쟁률에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의대 논술선발을 폐지한 변화도 있다. 지난해 34명 모집에 2364명이 몰려 69.53대1을 기록한 것에 비춰보면 올해 지원자 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5년만에 모의논술을 재개한 연세대가 모의논술 기출, 해설을 공개했다. 올해 연대 논술 출제경향을 파악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세대 제공

<올해 논술33개교 중 연대 포함 29개교 모의논술 실시>
연대는 그동안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을 통해 꾸준히 재정지원을 받아오면서도 매년 모의논술을 실시하지 않는데다 논술가이드북도 발행하지 않아 교육 수요자의 성토의 대상이었다. 선행학습영향평가를 통해 교육과정 이탈 여부를 판정하고, 사교육 없이 논술을 대비할 수 있도록 변화해 온 상황에서 연대는 2016, 2017년 2년연속 교육과정을 위반한 대학별고사를 출제해 모집정지 처분을 받는 등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이었다. 그 때문에 2018년에는 기여대학사업에서 탈락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연대의 이같은 행보는 논술을 실시하는 전국 33개교 중 연대를 제외한 28개대학이 모의논술을 실시한다는 점과 대비되면서 사교육을 통해 논술을 대비하라는 사인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고난이도로 손꼽히는 만큼 공교육만으로 대비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컸다. 

연대가 5년만에 모의논술을 재개해 상위권 수험생들이 연대 논술 문제유형을 미리 살필 수 있게 된 점은 유의미하다. 올해 모의논술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인문/사회는 답안을 바로 온라인 입력/제출하고, 수학은 답안지를 출력해 작성한 후 사진/스캔파일로 업로드하는 방식이었다. 제출답안에 대한 개별 피드백은 제공하지 않았다. 수험생은 영향평가보고서로 지난해 기출을 확인하고 모의논술을 통해 올해 출제경향을 살필 필요가 있다. 

올해 모의논술을 실시하지 않는 대학은 연세대(미래) 울산대 한국항공대 홍익대다. 연대 분교인 연대(미래)는 올해도 실시 계획이 없다. 이들 대학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기출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인문사회계열.. 영어 제시문 포함>
2020수시요강에 따르면 연대 인문/사회계열 논술은 제시문 3~4개가 주어지고 영어 제시문을 포함해 출제할 수 있다. 수리/통계자료 또는 과학 관련 제시문도 포함할 수 있으며 문제는 2문제 내외로 출제된다

공개된 2020모의논술 역시 영어제시문을 포함하고, 통계자료를 제시하고 있어 실전에서 역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모의논술은 (가)~(라)의 4개 제시문이 주어지고 2문제 출제됐다. 

1-1문항은 제시문(가)(나)(다)에 나타난 ‘글쓰기’와 ‘지식 발전’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비교, 분석하는 문제다. (가)에서 소크라테스는 글쓰기가 지식의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한다. 대화(말)로써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다. (다)는 다양한 글쓰기 형식 중 ‘서신’에 주목하고, 이것이 19세기 사회주의 사상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소크라테스가 주목하는 글과 달리 독자와 상호작용하며 사유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특징이다. (가)(다) 모두 상호작용과 토론을 통해 지식이 발전할 수 있다고 보지만, 근대로 넘어오며 대화를 통한 논쟁보다는 글쓰기와 서신 왕래를 통한 의견 교류가 늘어났기 때문에 글쓰기가 지식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견해는 달라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나)는 구술을 ‘자연적’, 글쓰기를 ‘인공적’이라고 설명하지만, 글쓰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며, 오히려 말을 통해 글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1-2는 (나)와 (다) 각각의 관점에서 주어진 사례를 평가하는 문제였다. 주어진 사례는 대만 고학력 여성 사이에서 환영받은 미국TV드라마와 관련한 내용이다. (나)는 제2의 구술성과 관련된 매체인 TV가 개개인을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로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반면 (다)는 TV가 각 개인에게 고립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기 때문에 사람들의 사적인 욕망 충족에만 긍정적으로 작용할 뿐 공동체 의식의 증진에는 기여하지 못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2-1는 (라)에서 언급한 연구결과를 이용하기 위해 서울시를 거주자 500만 이상의 대규모 도시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우, 서울시를 아시아 도시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우 두 가지로 구분하고 이 두 경우가 서울시 대책에 어떻게 다른 영향을 미칠지 설명하도록 했다. 서울시를 500만이상 대도시로 가정하면 표준편차가 5점, 아시아 도시로 가정하면 10점이다. 대규모 도시로 가정하는 경우 예상되는 공동체 의식 점수 하락이 평균 중심으로 더 집중돼있고, 이에 따라 서울시 대책이 더 큰 확실성을 가지고 세워질 수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2-2는 (라)의 연구결과를 정리한 표3개를 제시하고 각 표를 (나)(다)의 관점에서 평가하도록 한 문제다. 표1에서는 이메일 사용량이 적어지면 공동체 의식도 낮아진다. (나)의 글쓰기나 literacy, 제2의 구술성의 중요성과 연결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다)에서 얘기하는 전자우편이 세계시민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과는 상반된다.

표2는 독서량이 적은 경우 독서량이 많은 경우와 비교해 공동체 의식이 낮다. (다)에서 강조하는 서간 문항이나 글쓰기의 중요성과 연결된다. 표3은 표1과 유사하게 협업 미디어의 사용이 공동체 의식을 증가시키는 모습이다. 표1와 다른 점은 협업 미디어가 이메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동체 의식을 더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나)에서 강조하는 제2의 구술성에 더 적절한 미디어라고 볼 수 있다.  

<자연계열.. 수학/과학 출제, 모의논술은 수학만>
연대 자연계열 논술은 수학과 과학으로 나눠 출제된다. 과학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중 1개과목을 원서접수 시 선택한다. 다만 모의논술은 수학문제만을 출제했다. 대문항 3개에 문제1은 소문항 2개, 문제3은 소문항 3개로 총 소문항6개였다.

수열, 수열의 합, 수학적 귀납법, 원의 방정식, 함수의 극한, 평면 벡터의 성분과 내적, 정적분의 정의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 원리를 바탕으로 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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