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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방담] 상산고 지정취소를 둘러싼 사회통합전형 지표 논란을 보며

기사승인 2019.07.01  08: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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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상산고 재지정평가의 공정성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형형인 가장 큰 교육이슈입니다. 특히 사회통합전형 관련 지표는 아직까지 논쟁의 핵심으로 부각된 상태입니다. 4점 만점인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에서 1.6점을 받은 것이 상산고가 탈락한 결정적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사회통합전형 지표를 둘러싼 논란은 가장 먼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됩니다. 상산고는 사회통합대상자를 선발할 의무가 없는 자립형으로 출발한 자사고이기 때문입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자립형사립고였던 자사고들은 사회통합대상자 의무선발의 예외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북교육청은 2013년에 발송했던 공문의 권장사항을 근거로 올해 재지정평가에서 정원의 10%를 사회통합 대상자로 선발해야 하는 지표를 추가했습니다. 평가의 절차적 공정성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행정소송이 이뤄질 경우 전북교육청이 불리해질 수 있는 부분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사회통합대상자를 정량적으로만 평가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애초에 매년 다수의 미달이 발생하는데도 단순히 충원율로만 점수를 매기기 때문입니다. 다른 자사고들은 물론 외고 국제고에 대해서도 사회통합 대상자를 20%이상 선발하도록 정한 지표가 현실성이 없다는 사실은 매년 자사고는 물론 외고 국제고의 경쟁률이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최근 10년간 외고 국제고 광역자사고의 사회통합전형이 미달을 면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서울 한 자사고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소득 8분위 이하인 사회통합 대상자의 기준을 충족할 만한 학생들이 입학정원의 20%를 채울 만큼 학교 주변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사고 설립 때부터 문제제기를 해왔던 부분임에도 교육당국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자는 대의를 반대하는 학교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20%이상이라는 사회통합전형의 가이드라인은 요지부동입니다. 매년 미달이 나는 사회통합전형의 현실은 외면하면서 재지정평가를 통해 사회통합전형의 정량평가를 실시하려 드는 게 과연 온당한 일인지부터 의구심이 듭니다. 아니 애초 20%라는 가이드라인은 어떻게 나온 것인지부터 궁금해집니다. 15%나 25%가 아니라 20%를 정한 것은 어떤 현실적 근거를 갖고 한 것일까요. 20%를 하면 사회통합을 위한 교육약자에 대한 배려가 가장 극적으로 이뤄진다는 근거는 과연 있는 것일까요.

갑자기 데자뷰가 떠오릅니다. 정시 30%확대 때도 똑같았지요. 정시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가 공청회에서 나온 다음 어느 날 갑자기 30%가이드라인이 생겼지요. 어떤 당국자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2022학년부터 정시30%가 되지 않는 대학은 고교교육정상화지원사업으로 제재를 가한다는 ‘협박’이 시작됐지요.

어느 날 갑자기 근거도 알 수 없는 20%이상이라는 사회통합전형을 실시하라고 하더니 또 어느 날 갑자기 사회통합전형의 정량평가로 자사고 지정취소를 밀어붙입니다. 10년간 미달 기사를 쓰면서 당국이 나서서 현실을 파악해서 적절하게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학령인구절벽 기사를 쓰면서 진짜 조정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당국이 한 일은 재지정 평가에서 사회통합전형을 충원율만으로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보여줬습니다.
사회통합전형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우리나라 교육부와 교육청들의 정책진행방식에 회의감이 듭니다. 현실적이고 실질적 인식을 토대로 하고 현장도 충분히 납득가는 정책을 추진해도 쉽지 않을 텐데 아무리 잘 봐줘도 탁상행정수준의 정책들을 남발하고 저렇게 당당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니 말입니다. 전 정권지우기를 정권마다 있어왔지만 문재인정부가 보여주는 적폐청산은 그 양과 질에서 차원이 다른 듯합니다. 교육정책의 뒤집기 수준의 급격한 변화는 그 자체로 적폐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합니다. 수요자들은 혼란에 빠지게 되고 공교육은 따라가기 어렵고 빠르게 적응 하는 사교육만 살판 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언제쯤 정치와 상관없는 수요자들을 위한 온당한 교육정책을 볼 수 있을까요. 이정부의 정책뒤집기에 진보교육감들까지 정책엇박자를 양산하면서 교육거버넌스 자체의 혼란상은 이제 극에 달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권초월 국가교육위가 희망이라고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모양새는 그냥 옥상옥을 하나 더 만들어 교육을 뒤흔드는 또 다른 정치권력을 만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참 암담합니다.

손수람 기자 sooram@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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