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고 계성고 '통과'.. 서울 '내달 10일 이전 공개'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부산의 해운대고가 자사고 가운데 세 번째로 재지정평가에 탈락하면서 일반고 전환절차를 밟게 됐다. 부산교육청이 27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해운대고는 ‘감사 지적사례’나 ‘법인전입금 이행’ 등 일부 지표에서 크게 감점이 이뤄지면서 재지정 기준점수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법인문제와 진학실적 하락으로 원서접수에서도 2년 연속 미달을 기록했던 데다 자사고의 지위까지 잃으면서 위기를 넘기지 못한 모습이다. 반면 같은 날 평가결과가 공개된 충남 소재 북일고와 대구의 계성고는 재지정이 결정되면서 앞으로 5년간 자사고의 지위를 유지한다.  

현재까지 지정취소가 결정된 자사고는 상산고 안산동산고 해운대고 등 3곳이다. 지난 20일 처음으로 재지정평가 결과가 공개됐던 상산고와 안산동산고가 탈락하면서 평가과정의 공정성과 형평성이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전북교육청이 시/도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기준점수를 80점까지 상향하면서 상산고는 70점대의 점수를 받고도 다른 자사고들과 달리 탈락했기 때문이다. 계성고 광양제철고 김천고 북일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 등 6개교는 자사고 재지정이 확정됐다. 민사고의 경우 내달 1일, 인천포스코고는 내달 9일 평가결과가 공개된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평가를 진행한 13개자사고의 재지정여부를 내달 10일 이전에 밝힐 예정이다. 

부산의 해운대고가 자사고 가운데 세 번째로 재지정평가에 탈락하면서 일반고 전환절차를 밟게 됐다. 부산교육청이 27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해운대고는 ‘감사 지적사례’나 ‘법인전입금 이행’ 등 일부 지표에서 크게 감점이 이뤄지면서 재지정 기준점수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해운대고 제공

<‘부산유일 자사고’ 해운대고 탈락.. ‘상산고 안산동산고 이어 세 번째’>
부산교육청은 해운대고의 자사고 재지정평가 결과 기준점수에 미달해 지정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해운대고는 지정취소 커트라인인 70점에 보다 훨씬 낮은 54.5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부산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도 해운대고가 자사고 지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산교육청 천정숙 지원과장은 “7월 중 해운대고를 상대로 청문을 실시한 후 교육부의 동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며 “교육부가 동의하면 해운대고는 2020학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다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체재의 학생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운대고는 학생 학부모 교원 만족도 조사에선 거의 만점을 받았고 다른 일부 지표에서도 상당히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그렇지만 다양한 선택과목 편성, 법인전입금 이행, 교비회계 운영, 학생 1인당 교육비, 장학금, 기간제 교원 비율, 감사 지적사례 등 7개의 세부지표에서 ‘매우 미흡’ 평가를 받으며 크게 감점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실제로 해운대고는 교육청 재량평가지표의 ‘감사 지적사례’에서 최대로 가능한 12점이 모두 감점됐다. 법인전입금도 2015년과 2016년에 이행하지 않아 이를 평가하는 지표에서도 0점을 받았다. 

2001년 자립형사립고로 지정됐던 해운대고는 ‘1기 자사고’ 가운데 한 곳이다. 2010학년 전환될 당시 재단납입금부담 등의 재단사정으로 광역단위 모집으로 변경해 지금까지 자사고를 운영해왔다. 돋보이는 의대진학률로 한때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 법인문제와 대입실적 하락 등으로 2년 연속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18학년 0.77대1(모집240명/지원185명), 2019학년 0.7대1(240명/168명)의 경쟁률로 미달을 빚었다. 올해 재지정평가에서 상산고와 안산동산고에 이어 세 번째로 지정취소가 결정된 자사고가 됐다.

<‘재지정 결정’ 북일고 계성고.. 충남 ‘평가기준 강화 예고’>
해운대고와 같은 날 평가결과가 발표된 계성고와 북일고는 자사고로 재지정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충남의 전국단위 자사고인 북일고는 재지정평가 결과 78.4점을 받았다. 올해 지정취소 기준점수인 70점보다 높은 점수로 자사고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심의를 진행한 자사고 지정운영위원회가 평가기준과 절차를 더욱 강화하도록 권고했다고 충남교육청 관계자가 전했다. 향후 자사고 재지정평가의 기준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대구 달서구 소재 계성고 역시 78.5점으로 기준점수를 넘겼다. 특히 기초교과 편성, 법인전입금 전출계획 이행, 학부모 만족도 등 7개 지표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잦은 교육정책의 변화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대구지역의 경우 자사고를 운영하면서 2010년부터 수성구 쏠림현상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획일적인 학교교육에서 탈피해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 선택권을 보장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도 수행하는 만큼 학생 학부모 학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자사고의 도입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내달 10일쯤 발표’.. 민사고 내달 1일, 인천포스코고 내달 9일>
서울교육청은 내달 10일 이전에 올해 재지정평가를 실시한 자사고 13곳의 평가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27일 2기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13개자사고에 대한 보고서가 교육청에 도착한 상황”이라며 “재지정 평가결과를 7월 둘째주 정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최종 심의를 진행할 운영위원회의 일정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고 동성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중동고 중앙고 하나고 한가람고 한대부고 등 13개자사고의 평가결과를 한꺼번에 알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전국자사고인 하나고가 포함된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사고는 내달 1일, 인천포스코고는 내달 9일 각각 평가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다만 서울교육청은 평가결과를 발표 시 점수의 공개여부에 대해선 유보적이다. 조 교육감은 “교육청에서 평가점수를 비공개하더라도 개별 학교에는 통지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점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 차원에서 구체적인 점수를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서울교육청 박건호 교육정책국장도 “점수 발표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재지정평가 이후에도 청문, 지정운영회 등의 일정이 남았다. 미리 점수를 공개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이 든다”고 말했다. 평가위원의 명단에 대해선 밝히지 않을 것으로 결정했다. 조 교육감은 “개인 ‘신상털이’ 등 불필요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 비공개 한다”고 전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교육부가 부동의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를 신청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향후 입시의 혼란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있는 대목이다. 조 교육감은 “행정기관 사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사법적인 해결을 구하는 게 ‘쿨한’ 방법”이라며 “그렇지만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게 되면 자사고들이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서울지역 자사고들은 일반고 전환이 결정된다면 법적대응에 나설 방침을 밝힌 만큼 입시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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