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모든 것이 밝혀졌다' 단 두 권의 소설로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분더킨트(신동)’으로 꼽혔던 젊은 거장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11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내가 여기 있나이다'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주요 매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독자와 평론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이 1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대하 장편소설은 작가가 미국 유대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2차 대전 이후 현대 사회가 짊어진 디아스포라, 종교, 이념 갈등의 문제를 정면으로 그린 걸작이다.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유대인 작가들은 많았으나, 이 작품처럼 미국 유대인의 정체성을 날카롭고 예리하게 정면으로 파헤친 소설은 드물다. 사프란 포어는 폐쇄적인 민족의식과 공동체의식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현대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유대인들이 떠안은 문제와 갈등에 대한 통찰을 4대에 걸친 한 이민자 일가의 이야기를 통해 전한다. (각권 15000원, 조너선 사프란 포어, 송은주 옮김)

<책 속으로>
불행한 아침이 다 비슷하듯이 행복한 아침은 모두 비슷하다. 그리고 그것이 불행한 아침들을 그렇게나 지독히 불행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이유이다.(1권 39쪽)

그들의 내적인 삶은 모든 생활에 압도당했다. 아이들을 대하며 흔들림 없이 평정을 지키는 줄리아의 성격은 무슨 일이든 참을 수 있는 정도까지 강해졌으나, 남편에게 절박함을 표현하는 능력은 문자로 보내는 오늘의 시 한 편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손대지 않고도 줄리아의 브라를 풀던 제이컵의 마법 같은 솜씨는 계단을 오르면서 팩앤드플레이를 조립할 수 있는 인상적이지만 맥 빠지는 능력으로 바뀌었다. (1권 7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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