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김영사에서 '인식이란 무엇인가'가 출간됐다. 

붓다의 가르침의 정수이자 21세기 대안 패러다임으로 조명 받는 ‘연기법緣起法’의 모든 것을 한 권으로 집약했다. 주제별로 5개의 부, 34개의 장으로 나누고, 424개의 소제목 아래 연기법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전제로 입체적인 접근과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1부에서는 연기법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용어와 개념들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붓다가 설법한 오온연기‧육육연기‧십이연기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3부에서는 힌두교‧도교 등 불교 교리와 자주 혼동되는 유사 개념들을 바로잡고 아비담마·유식唯識·여래장如來藏·중관中觀 등 불교 부파들의 이론을 비교·대조하는데, 기존의 어느 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다채로운 분석과 도표를 통한 깔끔한 정리가 백미이다. 4부에서는 연기법 수행의 의의와 실제 방법을 설명하며, 5부에서는 인지생물학‧뇌과학‧양자역학 등의 최신 과학 이론을 연기론과 비교·점검함으로써 현재까지 인류의 지성이 다다른 최첨단 연구가 결국 연기법과 일맥상통하고 있음을 상세하게 밝힌다. 다방면에 걸친 풍부한 인용과 날카로운 논점으로, 붓다의 연기법을 실질적 지혜로 확립하려는 치열한 탐구가 돋보이는 역작이다. (저자 신용국, 28,000원, 608쪽)

<책 속으로>
연기법은 현상의 자아 없음을 말한다. 자아 없음은 현상에서 ‘작용(존재값)을 작용하는 자(존재)가 없다’는 뜻이다. (…) 
‘작용하는 자 없는 작용’은 필연적으로 ‘인식자 없는 인식’의 문제로 이어진다. 인식은 모든 개념과 행위에 선행하는 작용이고 삶은 개념과 행위의 총합이기에, ‘인식자 없는 인식’의 문제는 삶의 실상을 규명하는 본질적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인식자 없는 인식’의 문제를 가늠하려면 우선 기존의 ‘인식자 있는 인식’이라는 관념부터 폐기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처음 대하는 낯선 문제처럼 인식의 문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인식자 없는 인식’이 어떤 것인지를 올바르게 살펴볼 수 있다.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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