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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후폭풍에 길어진 김승환의 침묵.. '절차적 불공정 자인한 셈'

기사승인 2019.06.21  2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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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상산고와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가 현실화 된 가운데 교육청들의 ‘비밀주의’ 행태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정취소대란의 장본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사실상 ‘잠적’한 상황까지 겹치며 도마에 올랐다. 지역에서 입지가 확실한 상산고의 지정취소를 밀어붙인 후 여론이 악화되자 공개적인 접촉을 모두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은 24일 김 교육감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했다. 결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는 교육위원회를 통해 26일 김 교육감 등 재지정평가를 진행했던 시/도교육감들에 대한 현안질의에 나서기로 했다.

다른 교육청 역시 ‘깜깜이’ 평가로 일관하면서 과정자체의 정당성을 스스로 포기하며 후폭풍을 키우는 형국이다. 경기교육청은 안산동산고가 몇 점으로 기준점수에 미달했는지도 발표하지 않았다. 추후 언론보도를 통해 평가결과가 어느 정도 알려질 수 있었다.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많은 정성평가를 진행할 평가위원을 공개하는 교육청도 없었다. 서울교육청은 자사고 학부모들의 민원이 몰릴 수 있다는 이유로 평가위원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을 밝히며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교육부마저 자사고의 지정취소 여부에 최종적으로 관여하는 인사들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이다. 평가과정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공정성에 대한 수요자들의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상산고와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가 현실화 된 가운데 교육청들의 ‘비밀주의’ 행태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사실상 ‘잠적’한 상황이 도마에 올랐다. 지역에서 입지가 확실한 상산고의 지정취소를 밀어붙인 후 여론이 악화되자 공개적인 접촉을 모두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언론 피하는 김승환 교육감.. ‘26일 국회 현안질의 예정’>
상산고의 지정취소를 결정한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현재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24일 간부회의 후 교육감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21일에 취소된 상황이다. 그 사이 여론의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여당까지 김 교육감을 압박하고 나섰다. 조승래(더불어민주) 의원에 따르면 26일 김 교육감을 포함한 서울 경기 인천 충북 등 재지정평가를 실시한 5개지역 시/도교육감을 대상으로 국회 교육위원회가 현안질의를 할 예정이다.

김 교육감은 그동안 재지정평가의 기준점을 일방적으로 80점까지 상향하며 재지정평가의 공정성가 형평성에 대한 논란을 키운 장본인이다. 그렇지만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태도변화가 감지됐다. 평소에 자사고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던 것과 달리 평가위원회의 결론을 따른다는 소극적인 입장 밝혔기 때문이다. 상산고의 재지정 여부에 대한 논쟁이 커지던 상황에서 위원회에게 책임을 돌린 셈이다. 상산고의 지정취소 여부를 발표하는 브리핑의 일정까지 한 차례 늦추기도 했다. 이미 상산고의 지정취소가 결정됐던 상황인 만큼 여론을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상산고 학부모회 관계자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교육청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었을 때에도 김 교육감은 개인일정으로 휴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지정평가를 통해 상산고의 지정취소를 이끌어냈던 김 교육감은 현재 어떠한 언론과도 접촉하지 않고 있다. 당초에 예정됐던 입장표명도 미루면서 재지정평가에 대한 논쟁도 전북교육청의 평가기준이 부당했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청와대와 국회까지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전문가는 “사회적인 파장 큰 결정을 내린 후 김승환 교육감은 공개적인 접촉을 꺼리고 있다.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로 찬반양론이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는데도 김 교육감이 나서지 않으면서 평가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자인한 셈”이라며 “재지정평가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면 기자들의 질문을 피할 필요도 없었다. 김 교육감이 평소에 강조한 뚜렷한 소신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교육청은 물론 재지정평가 자체에 대 수요자들로부터 신뢰가 깨진 것”이라고고 지적했다. 

<점수도 안 밝힌 경기교육청.. ‘평가과정 자체의 공정성 스스로 포기’>
안산동산고의 재지정평가를 실시한 경기교육청에 대한 불신도 높아진 상태다. 입시를 준비하는 수요자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임에도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알리지 않고 평가결과를 곧바로 학교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안산동산고는 학교운영, 교육과정 운영, 교원의 전문성, 재정/시설여건, 학교만족도 등 27개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재지정 기준점수인 70점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교육청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는 안산동산고가 자사고 지정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을 뿐이다. 안산동산고가 몇 점을 받았는지는 물론 평가 내용에 관한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평가위원에 대해서도 “내/외부 평가 전문가들”이라고만 언급했다. 이후 언론의 취재결과 안산동산고가 교육청 재량지표에서 6.97점이 감점되면서 62.06점을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실제로 안산동산고는 이미 평가가 불공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대표적인 ‘자사고 폐지론자’로 알려진 데다 구체적인 평가의 내용은 물론 평가위원도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교육감은 2017년에 재지정평가를 통해 내 외고 자사고를 모두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 당시에도 가결과 운영성과가 미흡한 경우에 한해서만 지정취소를 하도록 돼있는 법 규정을 무시하는 ‘월권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평가과정에 대한 별다른 설명 없이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가 현실화되면서 학교 관계자와 고입수요자들의 불신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평가위원 알 수 없는’ 정성평가.. 교육부 지정위도 비공개>
평가위원을 공개하지 않는 교육청들의 방침 역시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교육청이 편향되지 않은 위원들을 구성했는지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사고 재지정평가는 정성평가의 비중이 상당한 만큼 평가위원의 공개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교육부의 표준안을 기준으로 재지정평가에선 정성평가 항목이 10개다. 정성평가와 정량평가가 혼합된 항목도 7개다. 정량평가만 이뤄지는 항목은 15개다. 실제 정성평가가 반영되는 항목들의 총 배점도 더 높다. 정성평가 항목은 34점, 정성평가와 정량평가가 함께 이뤄지는 항목도 23점으로 총 57점이다. 상산고를 제외한 자사고들의 재지정 커트라인이 70점인 만큼 정성평가의 중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평가항목별로 몇 점을 받았는지 밝혔던 전북교육청도 평가위원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한 언론보도를 통해 9명의 평가위원 가운데 7명이 지정취소 의견, 2명이 반대 의견인 것이 알려졌을 뿐이다. 내달 초 자사고 13곳의 재지정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서울교육청 역시 평가위원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재지정 탈락 시 있을 수 있는 학부모의 민원을 피하기 위해서다. 한 교육전문가는 “재지정평가를 정량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은 동의한다. 학교 교육을 평가하는 데 있어 정성적인 부분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합당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성평가의 경우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 평가위원을 공개한다면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평가 자체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위원들은 이를 부담스럽게 여길 것도 아니고, 학부모들의 민원이 우려된다고 피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교육부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자사고 재지정평가의 권한이 교육감에게 있는 만큼 평가결과와 과정에 대해 얼마나 공개할 지는 전적으로 교육감이 결정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 역시 장관의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여부를 사실상 결정하는 ‘특수목적고등학교 등 지정위원회'의 구성에 대해서도 숨기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정위가 10명으로 구성됐다는 점만 밝혔을 뿐 지정위원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교육부의 지정위 구성은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에 이미 정해진 내용이다. 장관이 지명한 교육부 소속 장학관 또는 과장급 이상 공무원, 일반 중/고교 교사, 특목고/자사고와 관련해 전문성을 지닌 인사 등이다. 뿐만 아니라 원칙적으로 지정위 회의를 공개해야 한다는 규칙도 있다. 그렇지만 지정위의 업무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공개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이 그동안 관심이 집중된 사안을 숨겨왔던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취소에 대한 회의 역시 비공개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손수람 기자 sooram@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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