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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발' 고입파행 현실화하나..'수요자 피해 불가피'

기사승인 2019.06.20  18: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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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일 전북 상산고가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을 받은 데 이어 경기 안산동산고까지 자사고 재지정 기준 점수에 미달하면서 지정취소됐다. 자사고 재지정평가는 향후 학교당국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법적대응과 반발에 나서면서 법적공방을 끌고 갈 경우 수험생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2020 고입 파행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계에서는 진보교육감들의 재지정취소의 결론 밀어붙이기로 고입전반의 혼란과 수요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진 셈이라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최종 취소 처분이 결정되려면 교육부 동의 절차 등이 남아 있지만 그보다는 자사고가 평가결과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 고입이 본격화되기 이전 사태가 일단락될 가능성은 낮다. 올해 고입의 안정성은커녕 내년 총선까지 혼란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문제는 올해 고입 수요자들에게 불가피해진 피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당장 9월 2020 고입 시행계획이 확정돼야 하는 상황에 교육청이 나서 고입틀을 뒤흔들면서 혼란과 불안을 수요자들이 떠안게 됐다. 입시를 앞두고 교육당국이 입시 틀을 뒤흔드는 일은 교육당국이 수요자들을 우습게 알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적 공방 가능성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평가틀까지 고쳐가며 지정취소를 강행한 것은 올해 입시 파행을 비롯한 수요자들의 혼란을 알고도 밀어붙였다는 얘기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편가르기를 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적으로 만드는 게 교육당국이  할 일인가. 교육감 직선제를 없애야하는 가장 큰 명분을 스스로 확인시켜준 셈이다"라고 비판했다. 

수요자들의 이목은 서울교육청으로 쏠린다.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게 된 24개 자사고 중 13개교가 서울지역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들 고교에 대해 대거 재지정 취소 처분이 내려질 경우 고입을 둘러싼 혼란은 극에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전북 상산고와 경기 안산동산고에 대항 재지정 취소 결과가 나오면서 남은 자사고 폐지 러쉬가 현실화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재지정 취소 러쉬 현실화.. 서울 재지정 결과 ‘촉각’>
20일 전북교육청이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내린 데 이어 경기교육청이 안산동산고에 대해 취소 결정을 통보했다. 경기교육청은 안산동산고가 재지정 기준 점수인 70점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나 자사고 지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안산동산고는 내년 2월29일자로 자율학교 운영이 종료되고 일반고로 전환된다. 

다른 지역 대비 기준이 높았던 전북뿐 아니라, 다른 지역과 동일한 70점의 기준을 적용하는 경기교육청 역시 취소처분을 내리면서 재지정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자사고들 역시 취소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교육계에서는 설마 했던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밀어붙이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는 학교는 전체 자사고 42개교 중 24곳이다. 5년마다 실시되는 재지정 평가는 학교마다 지정연도가 달라 평가시기의 차이가 있다. 전국단위 자사고 중에서는 광양제철고 김천고 민사고 북일고 상산고 포항제철고 하나고 현대청운고 등 8곳, 광역단위 자사고는 경희고 계성고 동성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안산동산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인천포스크고 중동고 중앙고 한가람고 한대부고 해운대고 등 16곳이 평가를 받는다. 

가장 관심이 높은 곳은 내달 발표될 서울지역 자사고다. 올해 평가대상인 24개 자사고 중 서울지역 자사고는 13개교로 절반을 넘는다. 경기교육청과 마찬가지로 70점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대거 재지정 취소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서울 자사고 교장연합회가 자체적으로 모의운영평가를 실시한 결과 13개교 모두 70점에 못미치는 점수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의지가 크다는 점도 가능성을 한층 높인다. 2014년에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실시한 후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우신고 이대부고 중앙고 신일고 숭문고 등 8개 자사고에 대해 지정취소 대상 학교로 지목하기도 했다. 당시 교육부가 직권 취소를 통해 제동을 걸면서 원상복귀됐지만 올해는 교육부 역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 뜻을 같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 동의절차 남아..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남은 일정은 청문, 교육부 동의 등의 절차다. 교육감은 지정취소시 청문을 해야 하며 청문을 거친 날로부터 20일 이내 교육감이 교육부장관에게 동의 신청을 해야 한다. 교육부장관은 동의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50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결정하되, 필요시 2개월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교육부장관이 최종동의하게 될 경우 지정 취소가 최종 결정돼 일반고로 전환된다. 올해 하반기 진행되는 2020고입을 차질 없이 치르기 위해서는 각 교육청이 고등학교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9월6일까지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부가 결정을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역시 7월안으로 동의 여부를 결정짓겠다며 연기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교육부가 교육감의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현 정부가 내건 대표적인 교육 공약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난 정권에서는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재지정평가 결과 자사고 지정취소를 내린 데 대해 교육부가 직권 취소 처분을 내리면서 대립하기도 했지만 현 정권은 교육부와 교육감이 자사고에 대한 비슷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사고 법적 대응 예고.. 내년 총선까지 혼란 이어질 가능성>
교육부가 동의한다고 논란이 일단락되는 것은 아니다. 상산고를 비롯, 자사고들은 지정 취소 처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미 상산고는 행정소송 및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이 상산고 주장을 받아들여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상산고는 자사고로서 2020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재지정 여부를 놓고 혼란이 지속되면서 고입수요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특히 전국모집으로 실시하는 전국자사고 진학을 고려중인 경우, 진로와 수험성향에 맞춰 지원학교를 고려하기보다는 재지정평가 결과를 가늠해 지정취소 가능성이 낮은 자사고를 저울질해야 한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자사고로 입학한 후 졸업까지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본인이 재학 중인 학교가 일반고로 전환되는 것을 달가워 할 수험생은 없기 때문이다.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온 교육당국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무리하게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면서 재지정평가와 관련된 논란도 확산됐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자사고 폐지는 단순히 학교유형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입시의 틀도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수요자의 충격을 완화하고 현장의 학교들도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둘 필요가 있다. 입시정책에서 상위의 대입을 중심으로 방향을 사전예고 함으로써 수요자들과 학교가 충분히 대비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 현재와 같이 자사고 폐지를 위해 고입부터 흔든다면 정책의 영향까지 고려하며 힘겹게 입시를 준비한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로 진학하지 못하는 피해가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곤 전 교육부장관 때와는 달리 유은혜 장관 이후 교육부의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톤이 다소 누그러진 상황에서 비판은 일선 교육감으로 온전히 돌아가게 됐다는 분석이다. 

<내년 52개교 재지정평가 예정.. 논란 지속>
내년 재지정평가 규모는 52개교로 올해보다 더 크다. 전국 30개 외고에다 외대부고와 인천하늘고 등 전국자사고 2곳, 경문고 경일여고 군산중앙고 남성고 대건고 대광고 대성고(대전) 보인고 선덕고 세화여고 양정고 장훈고 현대고 휘문고 등 광역자사고 14곳의 평가도 시행된다. 전국의 7개국제고 가운데 세종국제고를 제외한 고양국제고 동탄국제고 부산국제고 서울국제고 인천국제고 청심국제고 등 6개교의 재지정여부도 결정된다.

2022년엔 대전대신고의 재지정평가가 실시된다. 대전대신고는 2012년 광역단위 자사고로 전환되면서 2017년에 재지정평가를 받았던 유일한 학교였다. 세종국제고와 충남삼성고는 2023년 재지정평가를 받는다. 두 학교 모두 2013년 개교하면서 첫 재지정평가를 2018년에 통과했었다. 

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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