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운동시간이 4시간도 넘는 것 같아요. 아침운동을 2시간 이상 하고, 오후에도 산에 올라가 2시간 정도 운동을 합니다. 병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70대 중반의 남편을 염려하는 부인이 상담을 청해 왔다. 운동을 별로 하지 않던 분이 ‘노인에겐 근육량 감소가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과해 보인다는 것. 한 달 정도 됐는데 간혹 근육통을 호소한단다. 하시는 운동을 정확히 몰라 본인을 모시고 오라고 부탁했다.

오후엔 40대 초반의 남자 환자가 발목염좌로 내원했다. 문진을 해보니 지난해 좌측 발의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져 3개월간 깁스를 했는데 지금도 사회인 체육동아리에서 축구와 야구를 하고 있었다. 발목의 염좌도 축구를 하다 생긴 것이라는 설명이다. 통증이 있으면 운동을 삼가야 한다고 했더니 난색을 표한다. 야구나 축구 모두 팀 운동인데 본인이 빠지면 팀의 전력이 크게 나빠지기 때문에 아파도 뛰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경우가 아주 많다. ‘운동은 건강에 좋다’거나 ‘운동은 많이 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통증도 무시하기도 한다.

최근에 노인의 근육감소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칼럼이나 기사가 많아지면서 본인의 체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심한 운동을 하는 분들을 자주 본다. 시간이 많은 분들이다 보니 하루에 2시간 운동은 물론이고 심하면 5시간씩 하기도 한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30대 후반부터 매년 근육량이 1%씩 감소하고, 60대 이상에서는 총 근육량의 30%, 80대에서는 50%까지 감소하기도 한다. 이렇게 근육량이 심각하게 감소하면 잘 넘어지고 낙상으로 인한 부상위험이 높아진다. 관절을 지지하는 근육이 약화되어 무릎관절 등의 통증도 나타날 수 있다.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의 위축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필요이상의 지나친 운동이나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조직의 손상과 통증이다.

몸에 좋은 운동이 건강을 해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몇 가지 유의해야 한다. 먼저 지나친 운동을 금해야 한다. 근육량을 유지하고 심혈관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운동은 하루 1시간 정도로도 충분하다. 2시간 운동을 한다고 1시간 운동의 2배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 자칫 부상의 위험만 높아질 뿐이다. 1주일에 1회 정도 3~4시간의 산행은 몸이 견딜 수 있지만 매일 3시간 이상의 등산은 근육과 골격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운동 종목도 하루는 산행이나 걷기 등의 유산소운동, 하루는 필라테스나 요가 스트레칭 등의 유연성운동을 하는 방식으로 바꿔 주는 게 이상적이다.

전문적으로 운동지도를 하는 분들은 하루는 상체근육 다음날은 하체근육운동을 하는 식으로 근육이 쉴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도 나이에 따라선 쉬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3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은 과격한 운동을 해도 하루만 쉬면 근육의 활력이 되살아날 수 있지만 50대를 넘어서면 하루 휴식으로 근육이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 본인의 운동 강도를 줄이거나 쉬는 날을 하루가 아니라 이틀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력운동의 경우 운동을 시키는 근육을 2개 부위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3개의 그룹으로 나눠, 운동을 한 근육들은 이틀 정도 쉬게 만들면 된다. 일주일에 6일 운동을 하는 기준이다. 만약 주 4일 운동을 한다면 2개 그룹으로 나눠도 특정근육을 일주일에 2회 정도 집중 운동하는 셈이 되므로 별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은 꼭 해주어야 한다. 근육과 관절이 충분히 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커지기 마련이다. 요즘처럼 기온이 높을 때는 준비운동을 짧게 해도 되지만 기온이 낮을 때는 준비운동 시간을 충분이 늘리고 운동의 강도도 약화시켜야 한다. 운동시간이 1시간 정도라면 마무리운동은 5분 정도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도 충분하다.

운동을 할 때에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통증이다. 통증은 무리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운동 중 아픈 곳이 있다면 즉시 중단하고 쉬어야 한다.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근육이나 뼈가 손상된다. 다음날 아파도 운동이 과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상황에서 아침에 일어날 때 근골격계에 통증이 있다면 당분간 운동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은 기계가 아니고 유기체이다. 소화에 문제가 생기거나 수면량이 부족해도 전체의 기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통증은 물론이고 몸이 피곤할 때도 운동을 쉬어야 한다. 테니스 등 운동을 꾸준히 하던 분들이 운동 후에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몸의 상태에 따라 운동종목도 잘 선택해야 한다. 수족냉증이 있는 분들은 수영을 피하는 것이 좋다. 체온유지도 힘겨운 상태에서 체온보다 상당히 낮은 물속에 오래 있다면 손발이 더 차질 수 있다. 추간판탈출증이 있다면 당연히 자전거를 타는 걸 피해야 한다. 실내자전거라도 등받침이 있는 걸 선택해 운동을 해야 한다. 허리가 굽어지면 디스크가 신경을 더 압박할 수 있다.

필라테스를 할 때에 특정자세에서 통증이 나타난다면 선생님과 의논을 해야 한다. 자세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고, 근육 등에 구조적인 문제도 통증을 만들 수 있다.

60대 이상이라면 걷기가 가장 좋은 운동이다. 나이가 먹어갈수록 거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다리의 근육이므로 평소 상체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운동으로 인한 부상위험이 가장 낮고, 어디서든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속보, 완보 등으로 운동강도를 조절하기도 쉽다. 주3~4회 하루 40분 정도면 심혈관계는 물론이고 근육의 건강도 지킬 수 있는 운동이다.

/한뜸 한의원 원장 (02)2052-7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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