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너의 이름은.' '언어의 정원' '초속 5센티미터' 등을 통해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 시대를 선도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거대한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그의 데뷔작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가 마침내 소설로 출간됐다.

비가 많이 내리던 어느 봄날, 골판지 박스에 담긴 채 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아기 고양이 한 마리. 멀리서 들려오는 전철 소리가 세상을 움직이는 소리인 건 아닐까 생각하던 아기 고양이에게 관심을 보인 한 사람. 잠시 고민 끝에 ‘함께 갈까?’라는 말 한 마디로 아기 고양이를 자기 집으로 데려간 ‘그녀’는 고양이에게 ‘초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렇게 아기 고양이는 ‘그녀의 고양이’가 되어 그녀와 일상의 온기를 나누기 시작하는데…….

소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EF'의 구성과 각본을 맡은 나가카와 나루키가 참여함으로써 원작과 TV판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 그녀와 초비의 아름다운 인연과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한층 따뜻하게 담아냈다. 그 외에도 초비의 여자친구 ‘미미’ 미미의 보호자 ‘레이나’ 보스 고양이 ‘구로’ 지혜로운 노견 ‘존’과 존의 보호자 ‘시노’ 등 다양해진 캐릭터 덕분에 더욱 풍성하면서도 감수성을 한껏 자극하는 이야기로 완성되었다. 원작의 오 분여 시간에 응축된 스토리가 얼마나 다채롭게 확대되었는지 살펴보는 한편, 원작 속 대사가 소설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눈여겨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책 속으로>
얼음같이 차가워진 그녀의 손끝이 내 몸에 닿았다. 그녀는 나를 번쩍 들어 올렸다. 위에서 내려다본 골판지 박스는 놀랄 만큼 작았다. 그녀는 재킷과 스웨터 사이에 나를 넣고 감싸 안았다. 그녀의 체온은 믿기지 않을 만큼 따뜻했다. 
그녀의 고동이 들렸다. 그녀가 걷자 전철 소리가 우리를 추월했다. 나와 그녀와 세상의 고동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날 그녀가 나를 거두었다. 그러므로 나는 그녀의 고양이다.
10~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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