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지원자 미달' 영향.. 대구 계성 대건 2개교 남을듯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대구 광역단위 자사고 경일여고가 일반고 전환을 추진 중이다. 경일여고를 운영하는 협성교육재단은 16일 이미 일반고 전환을 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학교운영위원회와 학생들에게 결정된 내용을 전한 상황이다. 20일에도 학부모총회를 열어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학부모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후 정식 이사회 승인을 얻고 대구교육청에 자사고 지정취소 신청을 할 예정이다. 경일여고 한 관계자는 교육청뿐 아니라 학부모 중 상당수도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만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경일여고가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전국 광역단위 자사고는 31개 체제로 축소된다. 지난해 마찰이 끊이지 않았던 가운데 서울의 대성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광역자사고는 현재 32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21개교, 비서울 11개교 등이다. 비서울 지역 자사고 가운데선 2017년 대구의 경신고, 울산의 성신고, 광주의 송원고 등 3곳이 일반고 전환을 확정한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대구는 자사고를 4개교까지 운영하던 지역이었지만 경일여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계성고와 대건고 2곳만 남게 된다. 

대구 광역단위 자사고 경일여고가 일반고 전환을 추진 중이다. 경일여고가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전국 광역단위 자사고는 31개 체제로 축소된다. 특히 대구는 자사고를 4개교까지 운영하던 지역이었지만 경일여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계성고와 대건고 2곳만 남게 된다. /사진=경일여고 

최근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2년 연속 미달을 빚으며 경일여고의 일반고 전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2018학년에 절반이 약간 넘는 0.5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는 0.34대1까지 추락했다. 일반전형과 사회통합전형이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한 영향이다. 2018학년 일반 0.61대1(모집224명/지원136명), 사회통합 0.39대1(56명/22명), 2019학년 일반 0.34대1(모집224명/지원76명), 사회통합 0.32대1(56명/18명)으로 지속적으로 지원자가 줄어드는 양상이었다. 경일여고 관계자는 “대입실적이 괜찮았음에도 내신이 불리하다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달을 기록했다는 점도 계속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해온 일방적인 자사고 폐지정책이 학생들의 지원기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많다. 한 교육전문가는 “이미 수요자들은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일부 자사고들의 지원율이 매우 저조한 배경도 현 정부의 정책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며 “특히 대구의 경우 교육특구의 수성구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수요자 입장에선 자사고 대신 교육특구의 학교 선택이 가능하다. 결국 자사고 진학의 불안감을 가중시킨 교육정책이 학생들을 자사고가 아닌 교육특구로 향하게 만든 셈이다”고 말했다.

경일여고는 전국 여고 가운데 가장 수능 성적이 뛰어난 여고로 유명하다. 2014학년 자사고 1기 입학생 128명의 평균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전국 상위권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인문계열은 전체 여고 가운데 1위, 자연계열은 상일여고에 이어 2위였다. 전국 순위로는 각각 38위와 35위 수준이었다. 높은 수능성적을 바탕으로 여학교지만 자연계열 실적이 두드러진 특징도 보였다. 다만 대입이 학종 중심의 수시체제로 변화하면서 정시가 강했던 경일여고의 실적하락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배출한 서울대 등록자 역시 2016학년 7명, 2017학년 4명, 2018학년 1명으로 꾸준히 줄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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