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96개교 평균 66.6%.. '8월 강사법 선제 대응 영향'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올해 1학기 상위16개대 가운데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홍익대였다. 홍대는 현재 개설강의 학점 9791점 가운데 7257.2점을 전임교원이 담당해 전임교원 강의비율 74.1%로 나타났다. 서울캠과 세종캠을 합산한 수치다. 홍대에 이어 건국대(64%) 인하대(63.4%) 성균관대(61.7%) 경희대(61.2%) 순으로 톱5를 형성했다. 특히 올해는 8월에 시행될 ‘고등교육법 개정안(이하 강사법)’의 영향이 대학가에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으로 전임교원 강의비율은 늘어난 반면 시간강사의 강의비중은 줄었기 때문이다. 재정난을 겪는 대학들의 상황을 뒤로한 채 정치권과 교육당국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추진했던 만큼 이 같은 변화는 예견된 결과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전임교원의 강의비율이 높을수록, 반대로 시간강사 등 비전임교원의 강의비율이 낮을수록 대학이 양질의 교육여건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전임교원은 교수 부교수 조교수로 임용돼 대학에서 전일제로 근무하는 교원이다. 학과나 학부에 소속되지 않은 연구전담교수, 산학협력중점교수, 연구소 소속 교원도 포함된다. 물론 비전임교원의 강의가 전임교원의 강의보다 무조건 질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불안정한 계약을 유지하는 비전임교원 특성상 강의의 질을 확보하는 데는 전임교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임교원의 강의비율은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의 질을 판단하는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지난달 30일 대학알리미가 공개한 ‘2019년 교원 강의담당비율’에 따르면 상위16개대 기준으로 전임교원의 강의비율이 늘은 모습이다. 반면 비전임교원 중에선 시간강사의 강의비율이 비교적 크게 줄었다. 겸임교원이나 초빙교원 등은 오히려 소폭 상승한 변화가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강사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에 앞서 대학들이 개편에 나선 결과라고 분석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강사법은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부터 진통이 끊이지 않았다. 비용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별다른 협의가 없었음에도 법안이 통과되면서 사실상 교육당국이 대학들에게 강사처우 개선을 위한 비용을 전가한 상황이 됐다. 대학들이 강사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이유다”며 “책임은 교육당국에게 있다고 본다.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으로 재정난에 직면한 대학들의 부담을 가중시킨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정된 전임교원 수에서 강의비율이 지나치게 늘어날 경우 대학교육의 질적 하락도 우려된다. 수요자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올해 1학기 상위16개대 가운데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홍익대였다. 홍대는 현재 개설강의 학점 9791점 가운데 7257.2점을 전임교원이 담당해 전임교원 강의비율 74.1%로 나타났다. 이어 건국대(64%) 인하대(63.4%) 성균관대(61.7%) 경희대(61.2%) 순으로 톱5를 형성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전임교원 강의비율.. 홍대 건대 인하대 톱3>
상위16개대학 가운데 2019년 1학기 전임교원 강의담당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74.1%를 기록한 홍익대였다. ‘2019년 교원 강의담당비율’ 자료에서 상위16개대의 내용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홍대는 총 개설강의 학점 9791점 중 7257.2점을 전임교원이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임교원 강의비중이 상위대학 가운데 가장 높았던 지난해 1학기의 72.2%보다도 1.9%p 오른 결과다. 

건국대(64%) 인하대(63.4%) 순으로 톱3를 형성했다. 성균관대(61.7%) 경희대(61.2%) 한양대(60.2%) 연세대(60.1%) 등 4개대학은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60%이상이었다. 중앙대(59.1%) 숙명여대(58.6%) 고려대(56%) 서강대(55.7%) 동국대(55.2%) 서울시립대(53.4%) 이화여대(52.2%) 서울대(51.2%) 한국외대(51.1%)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다수의 대학들이 지난해보다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오른 모습이다. 올해 8월부터 강사법이 시행되는 만큼 대학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위16개대 가운데서도 11개교가 올해 1학기 전임교원의 강의비중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홍대 성대 경희대 한대 연대 중앙대 숙대 고대 서강대 서울대 외대 등이었다. 특히 연대는 지난해 54.9%로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지만 올해 60.1%까지 올랐다. 반면 건대 인하대 동대 시립대 이대 등은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줄었다. 다만 2.7%p의 감소한 시립대를 제외한 4개교는 하락폭이 미미한 수준인 만큼 의미가 크지 않다고 여겨진다. 

<시간강사 강의비율.. ‘강사법 영향’ 전체 비중감소>
비전임교원 가운데선 여전히 시간강사의 강의비중이 가장 높다. 다만 강사법이 통과되면서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학기엔 비전임교원 가운데 26.6%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21.9%로 비중이 상당히 줄었다. 올해 1학기 시간강사 강의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외대였다. 외대 시간강사 강의비율은 42.8%로 지난해 1학기의 43.4%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그럼에도 상위16개대 가운데 유일하게 40%대를 넘기면서 시간강사의 강의비중이 가장 컸다. 시간강사는 대학이 교육과정 운영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임용한 강사로 수업시수에 따라 월급을 받는 교원을 말한다.

이화여대(36.4%) 서울대 (36.1%) 동국대(33%) 중앙대(30.7%) 고려대(29%) 서강대(24%) 서울시립대(23.5%) 건국대(23%) 경희대(21%) 연세대(18.1%) 인하대(14.3%) 한양대(5.8%) 홍익대(2.6%) 성균관대(0%) 숙명여대(0%)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대학들 사이에서 시간강사 강의비율이 줄어드는 가운데 성대와 숙대는 시간강사가 담당하는 강의가 없었다. 특히 숙대의 경우 지난해 1학기엔 시간강사의 강의비율이 31.5%로 당시 상위대학 평균보다도 높았던 만큼 강사법이 대학들의 교육환경을 급격하게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행 전부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강사법이 적용된 이후에도 대학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비전임교원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시간강사의 강의비율이 줄어드는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임교원의 강의비중이 늘어야 교육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당사자인 대학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정책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임교원의 수를 확보하지 않고 강의비율만 늘어날 경우 오히려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예산문제로 인한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강사법이 시행되는 만큼 무작정 대학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기도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겸임교원 강의비율.. 한대 홍대 성대 순>
겸임교원 강의비율은 시간강사의 경우와 달리 소폭 늘었다. 지난해 1학기엔 비전임교원 가운데 4.4%의 비중이었지만 올해는 6.5%까지 오른 모습이다. 일부 대학들이 시간강사를 줄이고 겸임교원이나 초빙교원 등을 늘리는 우회로를 택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겸임교원 강의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19.2%를 기록한 한대였다. 홍대가 12.7%, 성대가 12.5%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1학기 때와 같은 순위를 보였다. 겸임교원은 순수 학술이론보다 실무/실험/실기 등 현장 실무경험이 필요한 과목을 담당하기 위해 임용된 교원을 말한다. 대학외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거나 휴직상태인 자가 대상이다. 

상위권을 형성한 3개대학 이후로는 순위변동이 있었다. 경희대(8.4%) 건국대(8.3%) 연세대(6%) 중앙대(5.6%) 서울시립대(5.1%) 인하대(4.7%) 이화여대(4.6%) 숙명여대(4.4%) 동국대(3.9%) 고려대(2.3%) 한국외대(2%) 서강대(0.1%) 서울대(0%) 순이었다. 경희대는 지난해 1학기 4.1%에서 4.3%p가 상승하면서 8.4%로 겸임교원 강의비율이 크게 오른 모습이다. 연대 역시 1.8%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학기엔 4.2%p가 상승한 6%였다. 서울대는 겸임교원이 담당하는 강의가 없었다. 

<전임교원 강의비율, 16개대 평균 59%.. 전국 평균 66.6%>
상위16개대 전임교원 강의비율은 평균 59%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1학기를 기준으로 58.6%를 기록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에 비해 다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학기 전국 4년제대학 196개교의 전임교원 강의담당비율은 평균 66.6%이었다. 지난해 1학기 65.6%보다 1%p 상승한 결과다. 0.5%p 오른 것에 그친 상위16개대 평균과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올해 1학기 전국 대학의 강좌 수는 총 30만5353개다. 20명 이하 소규모 강좌 비율은 35.9%로 지난해 1학기 38%보다 2.1%p 하락했다. 51명 이상 대규모 강좌 비율은 13.9%로 전년 12.7%보다 1.2%p 상승했다. 21명이상 50명이하 중규모 강좌 비율도 소폭 올랐다. 올해 50.2%로 전년 49.3%보다 0.9%p 상승한 결과다. 설립유형별로는 사립대 소규모 강좌 비율이 37.2%로 국공립대의 31.3%보다 높았다. 소재지별로는 비수도권대학의 소규모 강좌비율이 수도권보다 높았다. 각각 36.2%와 35.3%의 비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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