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기출공개..의예 수의예 치의학 면접대비 출발점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서울대가 웹진 '아로리 7호'를 통해 2019학년 의학계열 다중미니면접 기출문제를 30일 공개했다. 의예과 수의예과 치전원 치의학과의 지난해 면접 제시문이 함께 탑재된 모습이다. 서울대 다중미니면접은 사교육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면접실 구성이나 제시문 유형을 조금씩 바꾸고 있지만, 기출은 문제의 수준과 유형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충분한 활용이 가능하다. 서울대 의학계열을 준비 중인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자료다.

서울대 의학계열 수시 일반전형의 ‘최종 관문’은 다중미니면접이다. 서울대는 수시에서 정원내 기준 일반전형과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의 2개 전형으로 의학계열 선발을 진행한다. 일반전형에서 서류평가를 통해 선발된 1단계 합격자들은 다중미니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지균에서는 아직 다중미니면접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지균 면접은 제출서류를 토대로 서류내용과 기본적인 학업소양을 확인하는 10분 내외 형태다. 반면 다중미니면접은 통상 하나의 면접실에서 진행하는 단발성 면접과 다르게, 수험생이 여러 면접실을 순차적으로 이동하면서 진행되는 형식이다. 주어진 상황에 대한 대처와 제시문 분석 등을 통해 수험생의 인격적인 측면을 평가한다. 면접실 한 곳에 십 분씩만 머물더라도 5곳을 순차적으로 돌기 때문에 길게는 1시간 이상 진행되기도 한다.

서울대는 다중미니면접을 2012학년부터 도입했다. 의학계열만큼은 성적 중심의 입시보다 의사에 합당한 인격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015학년까지만 하더라도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2016학년부턴 매년 아로리를 통해 제시문을 공개, 수험생들의 면접 대비를 돕고 있다. 사교육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기출문제를 비공개했지만 오히려 비공개가 사교육을 찾을 수 있는 빌미가 된다는 판단 아래 공개방침으로 돌아섰다. 다만 매년 기출문항을 공개하면서도 질문과 모범답안은 따로 게재하지 않고 있다. 첫 질문은 지원자에 관계없이 유사한 양상이지만, 어떤 답변이 나오는지에 따라 후속질문들이 지원자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답변의 경우도 인성평가 면접인 만큼, 정해진 답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울대는 지난달 2019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공지, 의학계열을 제외한 일반전형 계열별 면접 기출문제를 공개했다. 해마다 다중미니면접 기출은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고 아로리에 따로 공개되는 모습이다. 인성면접으로 선행학습영향평가 대상이 아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지난번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에 수록됐던 일반전형 계열별 기출도 이번 아로리에 따로 정리돼 공지됐다.

서울대가 웹진 ‘아로리 7호’를 통해 2019학년 의학계열 다중미니면접 기출문제를 30일 공개했다. /사진=서울대 제공

<의예과 다중미니면접 기출.. 4개 문항>
의예과 경우, 수록된 제시문은 총4개다. 제시문 1에는 (가) (나) (다) 세가지 상황이 제시됐다. (가)는 1937년 미국의 한 제약회사가 기존에 알약으로 판매되던 항생제를 유기용매에 녹이고 딸기향을 첨가해 어린이가 먹기 쉽게 시럽으로 만들어 판매. 이후 약을 복용한 353명 중 105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사건 후 동물에 해당 시럽을 투여해 보니 다수의 실험동물이 죽었다는 상황이다. (나)는 1957년 독일의 한 제약회사가 수많은 동물실험에서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입덧 치료제를 개발해 판매했으나 이 입덧 치료제를 복용한 산모에게서 팔과 다리가 극히 짧은 기형아들이 1만명 이상 태어났다는 상황이다. (다)는 1960년대에는 개를 이용한 독성연구가 많았으나 이후 개보다는 쥐를 이용한 독성연구가 일반화됐다는 설명과 1980년대부터는 실험용 물고기를 이용한 독성연구도 도입됐다는 내용이다. 

제시문2에는 그래비티 관련 사진3장이 설명과 함께 게재됐다. 설명은 반달리즘에 관한 내용과 뱅크시라는 그래피티아티스트에 대한 내용이다. 설명에 따르면, 반달리즘(vandalism)은 개인 또는 공공의 구조물이나 문화재를 고의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를 말한다. 세계 여러 나라의 도시에는 건물 벽이나 지하철에 낙서 비슷한 그림이나 글씨가 몰래 남겨진 경우가 꽤 있는데, 이는 그래피티(graffiti)라 불리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대개 불법이며 그린 사람이 발견되는 경우 많은 벌금을 내야한다. 영국 태생의 뱅크시(Banksy)는 그래피티를 하다 경찰에 쫓기면서 숨었던 쓰레기트럭의 차체에 인쇄된 스텐실(stencil) 그림을 보고서, 이것을 자신의 예술 기법으로 쓰게 됐다고 한다. 독특한 느낌과 함께, 때로는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그의 그래피티들은 점차 큰 인기와 함께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처음에는 발견되면 지워졌지만 이제는 그의 그래피티들을 둘러보는 것이 인기 관광코스가 됐다라는 내용이다.

제시문3의 경우도 (가) (나) (다) 세 가지 내용이 제시됐다. (가)에서는 생택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의 나오는 보아뱀 그림과 설명이 제시됐다. 어린왕자라는 소설이 그림과 함께 "어른들은 모자라고 보았지만, 어린왕자에게 그것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라는 설명이다. (나)는 ‘독일의 한 철학자는 “이 소설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 아니라 모든 고독을 달래주고 이 세상의 불가사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끄는 위대한 시인의 메시지이다”라고 했다’라는 한 문장으로 이뤄졌다. (다) 역시 ‘생텍쥐페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만일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나누고 할 일을 지시하지 말고,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주어라”’라는 짧은 문장이 제시됐다.

제시문 4에서는 한가지 상황이 제시됐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일요일 오전 11시입니다. 부부와 두 자녀는 특별한 약속이 없어서 주말 내내 집에 있습니다. 아버지가 1시간 거리에 있는 ○○물고기 축제에 가보자고 제안합니다. 아내는 추운 날씨에 나가는 것이 귀찮았지만, 그냥 찬성합니다. 큰아이는 낚시를 싫어하지만 유별나게 군다고 잔소리 들을까봐 가겠다고 합니다. 둘째 아이는 나머지 가족이 모두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함께 집을 나섭니다”가 제시문의 전문이다.

<수의예과 다중미니면접 기출.. 3개 문항>
수의예과의 제시문은 총3개가 수록됐다. 제시문1은 ‘백수 개미’에 대한 발견에 대한 내용이다. 일본의 하세가와 교수 연구진이 부지런함의 대명사인 개미를 관찰한 결과, 연구진은 몸을 핥기만 하고 일은 하지 않는 이른바 ‘백수 개미’를 발견/주목했으며 실험결과 백수 개미가 많았던 군락이 일만 하는 개미만으로 이루어진 군락보다 위기에 처했을 때 더 빨리 회복했고 오래 존속했다는 내용이다. 이유에 대해서는 계속 놀고 있던 ‘백수 개미’가 위기의 순간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으로 제시됐다. 열심히 일하던 개미가 지치자 백수 개미가 벌떡 일어나 대신 일을 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즉 조직의 장기적 존속을 위해서는 백수 개미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해석이다. 

제시문 2는 식용견을 전기로 감전시켜 도살한 도축업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제시한다. 1,2심에서는 무죄로 판결됐으나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됐다는 내용이다. 판결은 향후 개를 식용 목적으로 전기도살을 하는 행위가 동물보호법 위반인지를 따지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정리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잔인한 방법인지 여부는 사회의 평균인 입장에서 그 시대의 사회 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해당 도살방법의 허용이 동물의 생명존중 등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 동물별 특성 및 그에 따라 해당 도살방법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고통의 정도와 지속시간, 대상동물에 대한 그 시대, 사회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설명이다. 

제시문3은 2개의 그래프와 설명으로 이뤄졌다. 두 그래프는 유전자 변형 곡물의 도입이후 살충제와 제초제 사용 경향을 나타낸 것이다. 왼쪽 그래프의 옥수수는 곤충에 저항성을 부여하는 단백질을 발현시킨 것이며, 오른쪽 그래프의 곡물은 제초제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발현시켜 특정 제초제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했다는 설명이다.

<치의학과 다중미니면접 기출.. 2개 문항>
치의학과의 경우, 수록된 제시문은 총2개다. 제시문1에는 내전을 피해 탈출도중 터키 해변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시리아 난민아이 사진이 제시됐다.

제시문 2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의 일부가 수록됐다. 제시문은 "문제는 평범한 사람들이 움직이는 정부가 평범한 정부가 되는 것을 피할 길이 없다는 데 있다. 민주적 정부 또는 다수의 귀족들이 지배하는 정부의 정치적 행동이나, 그 정부가 떠받드는 사람들의 여론, 자질, 그리고 생각의 방향이 보통 수준을 넘었던 경우는 한 번도 없었고 또 그럴 수도 없다. 그래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많은 사람들이 자청해서 여러 자문단의 도움을 받았다. 훌륭한 재능과 학식을 갖춘 ‘한 사람’ 또는 ‘몇 사람’의 영향을 기꺼이 받아들였고, 그 덕분에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그러나 천재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방식을 따라 살도록 강요한다면 그들의 자유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천재 자신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그저 그런 정도의 능력밖에 갖지 못한 다수 보통 사람들의 주장이 점점 압도적인 힘으로 온 세상을 지배하는 요즘 같은 때에는, 널리 통용되는 의견의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할 수 있도록 뛰어난 사상을 지닌 사람들의 개별성이 더욱 발휘되어야 한다"로 마무리된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