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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3.3등급도 합격' 2019서울대 수시합격자 9명 서류공개

기사승인 2019.04.30  18: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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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적 책선택 돋보여' .. 수상실적 3개이하 '눈길'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올해 서울대 학종 지원을 앞둔 학생들은 서울대 아로리에서 직접 공개한 합격자의 학생부 서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는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농업생명과학대학 응용생물화학부 각 3명씩, 총 9명의 일반고 합격자 서류를 공개했다. 일반고 학생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안내하는 실질적인 가이드가 될 유용한 자료인 셈이다.

아로리의 참여마당>‘나도 입학사정관’ 코너에 공개된 합격생 9명은 모두 일반고 출신이다. 8명은 각 지역의 일반고, 1명은 경북 소재 자공고 출신이다. 공개된 서류내용을 종합한 결과로 본다면 내신이 반드시 1등급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국어와 영어의 내신 평균이 각각 2.8등급, 3.3등급이었던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학생의 합격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독서활동의 경우 소위 '서울대 필독서'라고 불리던 책들의 영향력이 지난해보다도 더 축소된 모습이었다. 이전에 아로리를 통해 공개됐던 2018학년 서울대 지원자가 가장 많이 읽었던 상위 20개도서에 포함된 책은 2권에 불과했다. 본인이 학습 활동 중 느낀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나 책이 본인에게 미친 영향 등을 자신만의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1등급 아니어도 합격‘ 내신성적 공개.. 국어 2.8등급, 영어 3.3등급 합격>

일반고 출신 9명 합격생의 서류를 종합한 결과, 반드시 내신 1등급이어야만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교과에 따라 2등급은 물론 3등급이었던 합격생도 있었다. 내신은 고교활동의 큰 축인 학습활동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1등급’이 절대적인 잣대는 아닌 것이다.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학생들의 합격 사례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부산지역 일반고 학생 B는 국어 2.8등급, 영어 3.3등급으로도 서울대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수학도 2등급이었다. 사회 1.5등급, 과탐 1.3등급 등 나머지 성적에서도 월등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다만 영어의 경우 3년 동안 상승세를 보인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판단된다. 1학년 때는 4.5등급에 머물렀던 내신성적이 2학년 3.5등급, 3학년 1등급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국어의 경우 뚜렷한 성적상승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1학년 3.5등급, 2학년 2등급, 3학년 3등급의 추이였다. 이공계열 학생에겐 국어가 다른 주요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지역 일반고 학생 C 역시 국어과목이 2.3등급이었다. 1학년 때는 3등급, 2학년과 3학년 시기엔 2등급이었다. 영어도 1학년 1.5등급, 2학년 2등급, 3학년 2등급으로 평균 1.8등급이었다. 1학년 내신만 있었던 사회도 1.7등급을 받았다. 그렇지만 수학과학에 뚜렷한 강점이 있었기 때문에 만회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C학생은 수학 내신 평균은 1등급, 과학도 1.3등급이었기 때문이다. 

인문계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에 합격한 광주지역 일반고 학생 A는 수학 교과등급이 2.1등급이었다. 1학년엔 3.5등급으로 낮은 성적이었지만 2학년 1.5등급, 3학년 1.4등급으로 상승한 성과가 있었다. 

<‘자소서 4번문항’ 독서활동.. ‘필독서’ 단 2권뿐>
9명 합격생들이 자소서에 기재한 책 27권은 ‘필독서’라 불리는 흔한 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서울대는 자소서 4번을 독서항목으로 활용하고 있다. 합격자 도서 27권 중 ‘2018학년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톱20 도서에 해당하는 경우는 2권에 불과했다. 지난해 아로리를 통해 도서 순위가 공개됐을 당시 1위 도서였던 ‘미움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를 자소서에 기재한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합격자들의 도서는 전반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으나 수험생의 지적 호기심의 스펙트럼과 깊이를 알 수 있는 책들이라는 평가다. 굳이 문이과로 구분되지 않으며 반드시 지원학과와 관련된 책인 것도 아니었다. 억지로 지원학과와 연결지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교내활동과 도서활동을 연계한 경우가 눈에 띈다.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B학생(부산)은 ‘사피어-워프 가설을 이용한 한국 문화 습득’ 탐구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접했던 ‘한국어가 사라진다면’이라는 책을 꼽았다. 농업생명과학대학 응용생물화학부 A학생(전북)도 뇌과학을 주제로 생명과학 탐구보고서를 작성하며 읽었던 ‘범인은 바로 뇌다’에 대해 자소서 내용을 작성했다. 독서 이후 또 다른 학습활동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A학생(경북) ‘로봇 다빈치, 꿈을 설계하다’를 읽으면서 진로를 로봇공학에서 교통공학으로 바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A학생은 TED강의를 찾아보기도 하고 ‘국제환경 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에도 방문하는 등 다양한 학습활동을 이어갔다. 

학습 과정에서 생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독서를 활용한 경우도 많았다.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A학생(광주)는 문학수업에서 ‘이생규장전’을 배우던 도중 스스로 찾아 읽었던 ‘금오신화’에 대해 소개했다. 금오신화의 다른 작품들에도 같은 작가의식이 드러나는지 알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농업생명과학대학 응용생물화학부 B학생(인천)은 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프랑스문학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태도에서 현대사회의 삶을 성찰한 내용을 자소서에 담았다.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B학생(부산)의 경우 고등학교 때 진로를 도시공학자로 구체화한 후 읽은 ‘꿈의 도시 꾸리찌바’를 선택했다. 고등학교 1학년 사회수업 때 배웠던 도시구조에 대한 이해에 더해 도시를 어떻게 계획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본인의 전공과 관련한 책을 읽은 경우도 있었다. 인문학과 국어국문학과에 지원했던 B학생과 C학생(대구)은 공통적으로 ‘언어의 온도’라는 책을 읽었다. 두 학생 모두 언어분야 책을 찾다가 접했다면서 해당 도서가 강조하는 언어를 통한 소통의 가치에 대해 느꼈던 내용을 자소서에 기술했다. 농업생명과학대학 응용생물화학부 C학생(경남)은 생물학 관련된 저서인 ‘초파리’를 꼽았다. 최초의 유전자지도 작성, 마스터 유전자의 발견 등 생물학과 유전학의 굵직한 사건의 배경은 자세히 알게 되면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교과 학습활동과 독서활동을 반드시 연계할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A학생의 경우 이공계열 진로를 택했음에도 마이클 샌델의 철학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 읽었던 내용을 소개했다. 책을 읽고 동아리의 독서토론에도 참여하면서 어떤 정의론에 근거하든지 자신의 정의를 규정할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다고 배웠던 경험을 강조했다. 깊은 사유가 철학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공학분야의 문제해결에도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B학생도 덴마크의 사회보장제도에 대해 다룬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선택했다. 협력을 통해 지식을 쌓는 덴마크의 교육을 자신의 일상 속에서도 실천해보려 했던 내용도 자소서에 작성했다.

<‘4~5개 다수’ 수상실적.. 개수보다는 내실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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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개수보다는 학교 내 학습활동과 학업역량의 성장으로 실질적을 이어졌는지가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9명 학생들의 수상실적은 대부분 4~5개였다. 수상내역이 3개뿐이었던 학생도 2명 있었다. 수상실적 개수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했던 셈이다. 

다방면의 수상실적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같은 종목에 해를 거듭하며 경쟁력을 발휘한 학생들이 돋보였다. 건설환경공학부 A학생 수학경시대회 은상(2위)을 수상한 다음 해 수학경시대회 금상(1위)를 차지했다. 응용생물화학부 A학생 역시 생명과학탐구대회 은상(2위)를 기록한 후 다음해 동일 대회에서 금상(1위)를 수상했다. 응용생물화학부 C학생은 4명의 학생들과 함께 참여한 산출물발표대회에 연속으로 출전하면서 동상(3위)에서 금상(1위)로 향상된 성과를 보였다. 고교에서는 무조건 교내 대회를 많이 열기보다는 수업방식을 다양화하고 학생 주도적으로 학습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교내상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더불어민주) 의원이 '2014~2018년 서울대 수시 합격생 교내상 현황' 자료를 통해 서울대 수시 합격생의 평균 교내상 수상실적은 30개, 동아리 활동시간은 112시간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도 명문대에 입학할만한 학생 위주로 교내상을 수여하는 ‘몰아주기’와 1년간 교내상이 한 번도 없는 학교와 수십 수백건을 수여하는 학교 사이의 형평성을 비판하는 ‘교내상 남발’이 꾸준히 지적됐다. 

그렇지만 교내상 개수에 따른 유불리는 없다는 것이 대학들의 설명이다. 개수에 따라 정량평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위대학의 한 입학사정관은 "교내상은 학생의 관심이나 학업능력을 뒷받침하는 정도로 활용된다. 학교마다 상의 개수가 다르기 때문에 학교별 상의 종류와 개수를 전부 비교하고, 개수에 따른 정량평가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대 역시 지난해 공개했던 '2019학년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자료에서 "제출된 서류를 토대로 지원자의 학업능력, 학업태도, 학업 외 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지만, 학생 선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우수한 학업능력"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오히려 교내대회 입상과 학종 간 뚜렷한 상관관계 없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다. 2016년에 조승래(더불어민주) 의원이 서울대 수시합격자를 5명 이상 배출한 102개 고교의 교내대회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전국에서 서울대 수시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하나고(53명 이상)의 1인당 교내대회 개최 수는 102개 학교 가운데 33위를 기록했다. 1인당 입상 수는 72위에 그쳤다. 하나고의 뒤를 이은 경기과고(52명 이상) 역시 대회 개최 수 20위, 1인당 입상 수 39위로 나타났다. 반대로 교내대회 개최 수 3위, 1인당 입상 수 3위를 기록한 대전동신과고는 서울대 수시합격자 5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교내상이 평가지표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어도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될 수 없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학교생활 사례.. 특별한 경험, 멘토링, 봉사활동 등> 합격자의 학교생활 사례를 살펴보면 학습과 관련되지 않더라도 의미가 있었는 활동이 돋보였다. 한 학생은 지역 내 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자서전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처음에는 할머니가 자신이 나름대로 준비했던 질문들에 대답을 회피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서술됐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할머니가 점차 마음을 열면서 자서전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 후배들에게 조언했던 학생의 사례들도 꽤 있었다. 한 학생은 자신이 고교생활에 적응이 어려웠던 경험이 있어 ‘선후배 멘토-멘티 활동’에 지원했었다고 밝혔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사소한 고민들도 잘 듣고 멘티학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도한 내용이 담겼다. 멘티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하기 싫은 것을 시키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다른 학생의 경험도 있었다. 처음 학생이 멘토링에 참여했을 때부터 멘티는 프로그램 자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학생은 독서활동에 언급했던 책의 도움을 통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상 속 사소한 언어의 변화로 멘티의 변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진정성 있는 봉사활동 경험을 서술한 경우도 있었다. 지적장애가 있는 또래 친구를 공부를 돕기 위한 노력한 학생의 사례가 눈에 띈다. 한글을 읽지 못하는 친구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을 포착해 동요를 함께 부르고 가사의 단어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공부를 도왔다는 내용이다.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봉사활동을 진행했던 경험을 소개한 학생도 있었다.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이 평소에 의문을 가질법한 사례들로 실험내용을 바꾸면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실험교실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학생은 설명하고 있다. 


손수람 기자 sooram@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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