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서울대 수시실적' 세종 한성 경남 순.. 카포지디 실적 '한성 세종 경합'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영재학교의 경쟁률이 급등하면서 자연스럽게 8월부터 진행되는 과고입시가 수험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헌재의 결정으로 고입 동시실시가 유지되면서 이공계열 진로를 희망하는 상위권 중학생들은 고입에서 영재학교 과고 자사고 일반고까지 4중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 입시가 경쟁률 상승으로 불안한 수험생들은 전기인 과고입시에 대한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 과고입시는 광역모집인 만큼 영재학교 수준의 경쟁률은 아니더라도 자사고폐지논란으로인해  경쟁률 상승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남 경북 부산 서울 인천 등 2개교씩 소재한 지역도 있어 수험생들은 지원할 학교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과고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할 필요도 있다.

전문가들은 과고의 수시실적을 잣대로 고교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학교유형과 관계없이 고교선택의 원칙은 간명하다. 학교경쟁력이 최우선이다. 수요자들은 가능한 정보를 토대로 학교들의 경쟁력을 판단해야 한다. 서울대 수시는 전 전형이 학종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학교별 수시체제 구축 정도를 파악하는 데 최선의 잣대다. 개인의 학업능력이나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시와 달리 서울대 수시는 학생을 관찰하며 학생부를 기재한 교사진의 역량과 다양한 교육경험을 제공하는 고교경쟁력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실적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수시로 모집할 뿐만 아니라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는 과고의 설립취지와 맞는 성과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시실적은 단순히 학교선택을 위한 자료로만 활용되지 않는다. 과고들의 진학방향이 설립취지에 부합하는지를 판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서울대와 KAIST 포스텍 GIST대학 DGIST 등 이공계특성화대 등의 진학실적이 두드러지는 고교일수록 과학인재 육성을 위한 국가정책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는 의대진학이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다른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동안 상당수 과고와 영재학교들이 의대진학으로 인해 서울대와 이공계특성화대 실적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울권 과고들이 특히 의대진학 문제의 중심이다. 과고 졸업생들의 계열별 진학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0학년부터 2017학년까지 세종과고와 한성과고는 꾸준히 의대 진학자를 배출해왔다. 지난 8년간 과고출신 의대진학자 265명 중 58.9%인 156명이 두 학교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을 과고가 광역모집을 실시하는 만큼 지역적 요인이 크다고 설명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전국단위 모집을 실시하는 영재학교와 달리 과고는 동일지역 내 광역단위 모집을 원칙으로 한다. 상대적으로 학령인구가 많은 서울권 과고에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강남’ 등 교육특구가 많은 데다 전반적으로 교육열도 높다보니 의대 진학자들이 무분별하게 과고를 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고는 광역모집이지만 경남 경북 부산 서울 인천 등 2개교씩 소재한 지역도 있어 수험생들은 지원할 학교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과고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한지도 판단해야할 필요도 있다. 전문가들은 수시실적을 잣대로 고교경쟁력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9 서울대 수시합격실적.. 경남 세종 대전동신 톱3>
지난해 서울대 수시실적이 가장 우수했던 과고는 경남과고였다. 23명 전원이 수시로 서울대를 합격했다. 세종과고 20명, 대전동신과고 14명, 경기북과고 인천과고 11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현재 서울대가 2019 고교별 등록자를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수시실적은 학교별로 조사한 합격자 현황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다. 전체 20개과고 가운데 확인된 12곳의 합격자수는 모두 136명이었다. 전남과고와 한성과고는 비공개방침을 밝혔다. 

세종 한성과 함께 톱3과고로 평가받던 경남과고가 지난해 과고 가운데 서울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 2018학년 서울대 수시등록실적이었던 15명보다 8명이 늘은 결과다. 등록실적과 합격실적을 곧바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한 실적상승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경남과고는 창원과고와 경남지역 과고 2개교 체제를 형성하고 있지만 매년 뛰어난 진학성과를 보이며 지역의 상위권 학생들이 주목하는 고교다.

‘과고 정상’ 세종과고는 올해 2위로 밀려난 모습이다. 지난해 서울대 수시등록자를 21명 배출한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지만 경남과고의 실적 상승으로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누적된 서울대 등록실적으로는 여전히 다른 과고들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과고는 2008년 개교 당시부터 파란을 예고했다. 첫 조기졸업생을 배출한 2010학년에 40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기록한 후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의대로 진학한 학생의 비율이 높은 부분은 다소 아쉽다.

대전동신과고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14명의 서울대 수시합격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고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대전과고가 전국단위 모집의 영재학교로 전환하면서 일반고에서 과고로 전환한 대전동신과고는 2014학년 첫 신입생을 모집한 이후 중상위권의 서울대 등록실적을 유지해왔다. 그렇지만 지난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모습이다. 경기북과고와 인천과고도 각 11명씩의 수시합격자를 내면서 톱5에 들었다.

이어 부산과고 10명, 울산과고 9명, 창원과고 9명, 대구일과고 8명, 충남과고 8명, 인천진산과고 7명, 부산일과고 6명 순으로 수시합격실적이 확인됐다. 전수조사가 아닌 만큼 추후 순위가 변경될 수 있다.

<4년간 서울대 수시실적.. 세종 한성 경남 톱3>
최근 4년간 20개과고 가운데 세종과고와 한성과고의 서울대 수시등록실적이 돋보인다. 세종과고는 2018학년 21명, 2017학년 15명, 2016학년 7명, 2015학년 22명으로 65명으로 과고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이었다. 한성과고가 2018학년 14명, 2017학년 14명, 2016학년 8명, 2015학년 18명 등 총 54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경남과고가 최근 4년간 49명의 실적으로 톱3를 형성했다. 2018학년 15명, 2017학년 13명, 2016학년 10명, 2015학년 11명의 실적이다.

부산과고도 42명의 서울대 수시등록자를 배출하며 상위권 과고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2018학년 9명, 2017학년 10명, 2016학년 12명, 2015학년 11명의 실적을 냈다. 부산과고에 이어 최근 4년간 경기북과고 38명(2018학년 6명/2017학년 7명/2016학년 10명/2015학년 15명), 인천과고 36명(12명/6명/6명/12명), 울산과고 28명(6명/10명/6명/6명), 인천진산과고 21명(5명/2명/6명/8명) 순으로 20명 이상의 실적이다. 2018학년 기준 학생수 171명으로 200명이 안 되는 규모지만 20명 이상의 등록실적을 낸 울산과고가 눈에 띈다.

<카포지디 수시실적.. 한성 세종 ‘양강 구도’>
카포지디 실적은 한성과고와 세종과고가 자리를 맞바꿨다. 최근 3년 동안 가장 많은 수시등록자를 기록한 과고는 한성과고였다. 2019학년 47명, 2018학년 56명, 2017학년 48명 등 151명의 등록실적이다. 지난해엔 KAIST 37명, 포스텍 5명, GIST대학 2명, DGIST 2명 등 47명이 이공계특성화대로 진학했다. 세종과고는 지난 3년간 총 141명의 수시실적을 보이며 한성과고와 양강체제를 형성했다. 2019학년 42명, 2018학년 50명, 2017학년 49명의 이공계특성화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2019대입에서 KAIST 34명, 포스텍 2명, GIST대학 1명, DGIST 5명 등 42명의 등록실적을 보였다. 두 학교 모두 지난해 과고 가운데 KAIST 등록실적 1,2위였다.

세 번째로 많은 수시실적을 낸 학교는 경기북과고와 부산과고였다. 두 학교는 지난 3년 동안 123명의 카포지디 수시등록자를 배출했다. 경기북과고는 2019학년 43명, 2018학년 42명, 2017학년 38명의 실적이었다. 경기 내 유일한 과고로서 매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경기북과고는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성과로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지난해에도 KAIST 32명, 포스텍 3명, GIST대학 2명, DGIST 6명의 등록실적이었다. 서울대 수시실적도 상위권이었던 부산과고는 최근 3년간 2019학년 36명, 2018학년 39명, 2017학년 48명의 카포지디 진학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KAIST 29명, GIST대학 1명, DGIST 6명이 전원 수시로 등록했다. 

부산과고와 함께 부산지역의 2개과고 가운데 하나인 부산일과고도 119명의 카포지디 수시등록자를 배출하며 100명 이상의 우수한 실적을 보였다. 2019학년 34명, 2018학년 37명, 2017학년 48명의 추이였다. 2019대입에선 KAIST 18명, 포스텍 11명, GIST대학 3명, DGIST 2명 등의 진학실적이었다. 지난해 전국고교 가운데 상산고와 함께 포스텍 등록실적 1위였다. 이어 전남과고 97명(2019학년 32명/2018학년 39명/2017학년 26명), 경남과고 95명(40명/26명/29명), 인천과고 88명(23명/28명/37명), 대구일과고 85명(25명/29명/31명), 대전동신과고 82명(22명/24명/36명) 등이 지난 3년간 80명 이상의 카포지디 진학자를 배출한 과고들이다.

다만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실적은 보다 실질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진학률을 기준으로 보면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실제로 가장 많은 카포지디 수시등록자를 배출했던 세종과고와 한성과고는 과고 가운데 대입자원의 수에 있어서도 1,2위인 만큼 카포지디 진학률은 하위권이었다. 한성과고는 33.3%로 15위, 세종과고는 27.1%로 18위였다. 반면 지난 3년동안 48명의 수시실적을 기록했던 경북과고는 지난해 카포지디 진학률에 있어 56.7%로 과고 중에서 가장 높았다. 전체 재학28명 재수2명 등 30명의 대입자원 가운데 17명이 카포지디로 진학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과고의 학교경쟁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공계특성화대 수시실적과 진학률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지난해 경쟁률 3.54대1 ‘상승’.. 경기북 ‘최고’>
2019학년 전국 20개과고의 경쟁률은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경쟁률은 정원내 3.54대1로 마감됐다. 2018학년의 3.09대1보다 올랐다. 1638명 모집에 5802명이 지원한 결과다. 전년과 동일한 인원을 모집한 가운데 지원자가 약 14.7%(742명) 증가했다. 20개교 가운데 부산일과고를 제외한 19곳의 경쟁률이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해에도 최고경쟁률은 경기북과고가 차지했다. 100명 모집에 853명이 지원하며 최종경쟁률은 8.53대1이었다. 이어 한성 4.25대1, 창원 3.83대1,  세종 3.8대1, 대전동신 3.75대1 순으로 톱5를 차지했다. 경기북과고의 경쟁률이 나머지 19개과고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것은 중3 학생수 대비 과고 정원이 적은 특수한 구조 탓이다. 경기 지역은 전국에서 중3학생수가 가장 많지만 과고는 정원이 100명인 경기북 1곳뿐이다. 과고는 광역모집을 실시해 거주지 인근의 학교만 지원 가능한 만큼 매년 지원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일반전형 경쟁률 1위도 경기북이 차지했다. 경기북 9.95대1, 한성 5.09대1, 세종 4.49대1, 창원 4.41대1, 대전동신 4.31대1, 충남 3.75대1, 인천진산 3.7대1, 인천 3.66대1, 경남 3.6대1, 대구일 3.41대1, 울산 3.35대1, 제주 3.13대1, 충북 3.12대1, 부산일 3.1대1, 부산 3대1, 강원 2.88대1, 경북 2.88대1, 전남 2.75대1, 전북 2.67대1, 경산 2.46대1 순이다. 전년과 비교해 순위변동은 거의 없었다. 유일하게 경쟁률이 하락한 부산일의 순위가 4위에서 14위로 떨어졌다. 

부산일과고의 경쟁률이 하락한 것은 지역내 다른 과고인 부산과고에 지원자가 쏠린 탓이다. 부산처럼 지역내 과고가 2개인 서울 인천 경남 경북 등은 전년의 지원결과와 반대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특히 부산은 2016학년부터 올해까지 경쟁률 상승과 하락을 두 학교가 번갈아 기록해왔다. 2018학년 부산일과고의 경쟁률이 상승하고 부산과고의 경쟁률이 하락하면서 지난해는 부산과고에 지원자가 집중된 모습이다. 

<원서접수 일정.. 8월12일 경기북 ‘개시’>
교육청들이 지난달 말 2020고입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과고들의 원서접수 일정이 대부분 공개된 상태다. 다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아닌 만큼 추후 학교별로 모집요강이 공지되면 반드시 일정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경기북과고가 20개과고들 가운데 가장 이른 8월12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이어 강원 대구일 대전동신 세종 인천 인천진산 한성 등 7개교가 8월19일, 경북 경산 부산 부산일 전북 등 5개교가 20일, 경남과 창원이 21일, 울산과 전남이 26일, 충북이 27일 순으로 원서를 접수한다. 제주과고와 충남과고는 교육청이 구체적일 일정을 안내하지 않고 학교별 계획에 따른다고 밝혔다. 

<전형방법.. ‘모집요강 확인 필수’>
과고는 국가교육과정에 따라 전문교과와 기본교과의 이수단위가 정해져 있다. 수학과학 속진 심화 교육을 실시해 조기졸업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교원 자격을 가진 교사만 학생을 지도할 수 있고, 수급 역시 해당 교육청 소속 교사 선에서 이뤄진다. 신입생은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서만 선발한다. 입학전형은 수학과학내신 중심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통합돼 있다.

전형은 2단계로 실시된다. 과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여타 특목자사고와 다르다.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큰 틀에서 1단계 서류전형, 2단계 면접의 형식이다. 1단계의 평가서류는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등이다. 기본적으로 교과성적을 주로 평가하지만 비교과영역에서 나타나는 수학과학 분야의 잠재력도 확인한다. 내신은 보통 수학과학 교과의 최근 3~4개학기 성적이 반영된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달리 지원자와 소속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해 보다 면밀한 서류평가를 실시하는 학교들도 있다. 

2단계는 면접이다. 1단계를 통과한 1.5~2배수가 면접대상자가 된다. 면접에선 수학과학 관련 구술면접이 진행된다. 중학교 교과과정 내에서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검증하는 수준이다.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등 서류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인성면접도 병행한다. 면접은 학교에 따라 하루 혹은 이틀간 진행한다. 1,2단계 전형결과를 종합해 최종합격자가 정해진다. 전형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 만큼 수험생들은 3~4월경 각 학교에서 발표하는 입학전형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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