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설치신고.. 서울대/과기원도 신설 속도 내나

[베리타스알파=유수지] 연세대가 삼성전자 100% 채용조건형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 내년인 2021학년부터 모집을 시작할 전망이다. 25일 연대 입학관계자 확인결과, 이번주 초 교육부에 삼성전자 계약학과 설치신고를 완료했으며 학년정원 50명 규모로 2021학년 학과신설/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대를 비롯, KAIST 등 과기원에도 반도체 관련 삼성전자 계약학과 신설이 타진 중인 가운데 연대가 가장 먼저 설립을 확정지은 모습이다. 연대의 빠른 행보로 인해 서울대/과기원의 계약학과 설립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2021학년부터는 삼성전자 계약학과 모집대학/학부/인원 등이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까지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계약학과를 운영 중인 곳이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부가 유일했으나 연대가 2021신설을 확정지었으며 이어 서울대/과기원 등이 합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성대 반도체시스템공학부는 수시/정시를 통해 7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여기에 연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신설인원 50명과 서울대/과기원 등의 모집인원이 더해지면 규모는 100~200명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최상위대학을 중심으로 신설 논의가 활발한 '계약학과'는 산업체/국가기관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설계된 학과다. 학비 전액장학금 지급은 물론, 기숙사 해외연수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졸업 후에는 취업까지 보장하는 '원스톱' 학과라 할 수 있다. 대학별 ‘간판학과’라고 불리는 특성화학과도 취업률이 높은 편이지만 계약학과는 일부 조건만 충족하면 취업이 100% 보장돼 입학과 취업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특징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삼성전자는 서울대를 비롯한 과기원에 반도체 관련 학부과정 신설을 타진 중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고질적인 인력난을 안고 있는 반도체 업계에 고급 인력 수급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취지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수석보좌관회의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인재 육성책'을 언급하면서 관련 추진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는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반도체학과 채용연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보다 비중 있는 규모의 학과 신설이 가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신설규모/모집학년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정부가 설립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내 확인할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연세대가 '삼성전자100%채용' 조건형 시스템반도체공학과 모집을 2021학년부터 시작할 전망이다. /사진=연세대 제공

<성대 반도체시스템공학부 모티브>
현재 삼성전자 계약학과 신설의 모티브는 성대의 반도체시스템공학부다. 올해 기준 국내유일 삼성전자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다. 2006년 모기업인 삼성전자가 채용을 전제조건으로 필요경비의 50% 이상을 부담하는 계약을 대학과 체결했다. 반도체 설계분야 전문인력, 반도체산업 리더 육성을 위해 협약/운영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입사혜택을 활용해 상위권 학생들의 입학을 도모하고, 산업체 수요를 반영해 이론/실습 교육이 조화된 트랙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삼성전자 소속 전문연구인력들이 전공수업에 참여하며, 삼성전자에서의 현장실습도 의무화돼있다. 2020학년 전형계획 기준, 수시 학종40명 논술12명에 정시 가군18명으로 총70명을 선발한다.

<서울대 KAIST GIST대학 UNIST 포스텍 거론>
'삼성전자100%채용' 조건의 계약학과 설립이 타진 중인 대학은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과기원이다. 서울대는 교내에 세워진 지하2층 지상10층 규모의 삼성전자서울대연구소가 있는 만큼 유력후보로 볼 수 있다. 다만 채용을 전제로 한 계약학과를 세우기 위해선 학부장 회의는 물론 경우에 따라 이사회 결의까지 거쳐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과기원은 과기부 산하기관이라 학과신설에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 신설이 논의되고 있는 과기원은 4대 과기원인 KAIST GIST DGIST UNIST 가운데 DGIST를 제외한 KAIST와 GIST UNIST 중일 것으로 보인다.

KAIST는 무학과로 선발하지만, 1학년 말에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 신설이 가능한 환경이다. GIST는 GIST대학 학부과정으로 학과별 선발하고 있어 역시 계약학과 신설이 가능하다. UNIST 역시 과기원임에도 경영학과를 선발할 만큼 학부과정 신설에 유연한 환경이 구축돼 있다.

DGIST는 학부과정을 아예 무학과단일학부로 운영하고 있어 반도체 관련 학부과정 설립이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학부과정이 아닌 대학원과정으로의 확대운영이 된다면 가능성도 있다. 포스텍처럼 학부과정에 별도의 트랙으로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를 만들 수도 있다. DGIST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통해 4대총장으로 현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국양 이사장을 선출했다. DGIST가 화답한다면 아예 가능성이 없어 보이진 않는다.

과기원 외에 대표 연구중심대학인 포스텍도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 신설을 점쳐볼 수 있다. 2018학년 입시부터 무학과 선발을 실시하고 있지만, 창의IT인재전형을 통해 선발인원 총 320명가령 중 20명가량을 창의IT융합공학과로 별도 학부선발하고 있다. 반도체관련 학과의 신설과 전형운영도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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