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확대/정시축소.. 고교교육 내실화 기여차원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서울여대가 2021학년 대입전형 전형계획(시행계획/기본계획)을 16일 공개했다. 올해 수도권 주요대학 중 가장 빠른 행보다. 전형계획은 해당년도 대입 수험생이 1년10개월전 확인할 수 있도록, 고2 재학 4월 중 발표된다. 미리 대입전형을 예고해줌으로써 수요자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2021전형계획상 서울여대는 2020학년 40.3%(644명)였던 정시비율을 36.5%(581명)까지 축소했다. 지난해 실시된 '2022대입개편'에서 교육부가 대학에 '정시30%확대' 요구, 당장 수도권 주요대학 중심으로 2021전형계획상 단계적 정시 비중확대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서울여대는 기존 정시의 높은 비율을 유지해왔던 만큼 이례적인 축소 행보를 보인 것이다. 서울여대 입학처 관계자는 "고교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수시 학생부위주 전형 선발인원을 88명 증가/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여대가 2021대입전형 전형계획(시행계획/기본계획)을 16일 공개했다. /사진=서울여대 제공

<서울여대 2021전형계획.. 수시63.5% 정시36.5%>
2021전형계획에 따르면, 서울여대는 정원내 1592명을 모집한다. 수시1011명(63.5%) 정시581(36.4%)명의 비중이다. 2020전형계획의 정원내 모집인원인 수시951명(59.6%) 정시644명(40.3%)과 비교하면 전체모집인원은 3명 감소했으며, 수시인원은 60명(3.9%) 증가하고 정시인원은 63명(3.8%)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교육부의 ‘정시30%확대’ 권고로 대부분의 대학이 정시 확대 방향으로 2021전형계획을 고민하고 있다고 알려지는 가운데, 서울여대는 기존 정시비중이 40%를 넘었던 만큼 축소를 결단한 모습이다.

수시 세부전형은 △학종 바롬인재(303명) 플러스인재(142명) SW융합인재(29명) 기독교지도자(26명) △교과 교과우수자(215명) 교과우수자(체육)(12명) △논술 논술우수자(150명) △고른기회(55명) △실기/실적위주 실기우수자(미술)(67명) 실기우수자(체육)(12명)으로 구성됐다. 2020학년 대비 바롬인재 55명, 교과우수자 33명, 실기우수자(미술) 4명이 증가한 수치다. 반면 플러스인재는 30명, 교과우수자(체육)는 2명이 감소했다.

정시는 △가군(293명) 수능100% 268명(인문대 사회과학대 자연과학대 미래산업융합대), 수능60%+실기40% 12명(산업디자인학과), 수능40%+실기60% 13명(공예전공) △나군 수능100% 38명(자율전공학부 인문사회/자연계열), 수능60%+실기40% 16명(시각디자인전공 8명, 체육학과 8명), 수능40%+실기60% 13명(현대미술전공) △다군 수능100% 221명(인문대 사회과학대 자연과학대)으로 공개됐다. 2020전형계획과 비교하면 가군은 38명, 나군은 14명, 다군은 11명 등 총63명이 감소한 수치다.

<전형계획이란?>
전형계획은 대입전형 3년예고제 원칙에 따라 고등교육법에 근거해 대학이 수립/발표하는 것으로, 대학별 모집단위 모집인원 전형방법 등 입시전형의 개괄적인 내용이 수록된다. 2013년 10월 확정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따라 대학 입학년도 1년10개월 전인 고2 4월말까지 발표하도록 정해졌다.

현재 대입 3년예고제는 '교육부' 대입정책 공표(중3 11월, 대입 3년3개월전)-'대교협' 대입전형 기본사항 발표(고1 8월, 2년6개월전)-'대학' 대입전형 시행계획(전형계획/기본계획) 공개(고2 4월, 1년10개월전)-'대학' 모집요강 발표(고3 4월, 10개월) 순으로 진행된다. 이달 5일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대입정책' 발표시기는 4년전(예비중3 2월, 대입 4년전)으로 한번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정부 대입정책의 큰 틀을 중3 새학기 직전인 2월 중 확인하게 해 고입 준비부터 대입에 대한 예측이 가능할 수 있게 한다는 목적이다. 

내년 4월말 발표예정이던 2022정시 전형계획의 일부도 대부분의 대학에서 이달 말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2022학년은 지난해 '2020대입개편' 방안 발표로 수능체제 개편 등 다양한 대입의 변화가 예고돼있기 때문이다. 개편방안의 핵심 내용은 크게 수능 체제 개편, 대입전형 구조 개편,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제고/대학별고사 개선 등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2022수능은 2015개정교육과정 아래 국어와 수학 과목이 '공통+선택' 구조로 개편되고 수학 선택과목에 기하가 포함되며 사/과탐의 문/이과 구분이 폐지되고 제2외/한에 절대평가가 실시되며 EBS연계율이 50%로 떨어지는 해다. '문이과통합'을 강조한 개정교육과정에 맞아떨어지는 수능을 시행해야 하는 첫해로, 현장에선 '혼란의 교과선택'으로 인한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올해 1월 고교 진학교사들이 교육부에 대학별 수능 선택과목 지정과 관련한 발표를 서둘러 달라고 요구한 배경이다. 정시 수능에서의 선택과목은 대학들이 계열별 학과별로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는다면, 수능에서 유리한 과목에 따라 전공과 상관 없이 러시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탐 봐서 의대나 자연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식의 어이없는 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아직 어떤 대학도 해당 내용을 밝힌 곳은 없다. 하지만 2022수능을 치를 현 고1 학생들이 내년 2학년 수업을 선택하거나 학교가 교육과정을 설계할 때 참고하려면 올해 안에는 발표돼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당초 내년 4월이 법정기한인 2022정시 전형계획 일부를 올해 4월말까지, 늦어도 연말까지 발표할 것을 각 대학에 요청했다. 2022정시 전형계획에 담길 내용은 대학별 수능 선택과목 반영계획이다"라며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 등과의 연계 등 별도의 제한은 없다. 단지 고교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 말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정시 선택과목 정보에만 국한됐다는 데 아쉬움이 있다. 수시 학종에서도 선택과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문단위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당장은 서울대 입학본부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밖에 없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10월1일 입학본부 홈페이지에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교생활 가이드북'을 탑재, 수험생의 이해를 도운 바, 어쩌면 서울대의 입장에 대해 표명한 바 있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공대생(기계항공공학부)이 "적어도 <수학>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는 꼭 이수하는 것이 좋다" "<기하>는 꼭 공부하는 것이 좋다. 대학에서는 벡터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기본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교육과정의 13개의 과학 과목 중에 <통합과학> <물리학Ⅰ> <물리학Ⅱ>는 제대로 이수하는 것이 좋다. 이 중 <물리학Ⅱ>를 이수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물리 강의가 대학교 1학년 때 개설되기 때문에 <물리학Ⅱ>를 이수하지 못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다른 과목을 선택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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