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리다의 사상을 연구해온 김보현 전 부산대 교수의 연구서 '데리다와 문학'이 문예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김보현 교수는 데리다의 '해체'(1996)를 국내 편역한 이후, 데리다 철학 이해를 돕기 위해 '데리다 입문'(2011)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에 출간한 '데리다와 문학'에서는 데리다와 메타 문학과의 밀접한 관계를 들여다본다. 

데리다는 끊임없이 문학에 구애를 한다. 자신은 문학에 먼저 매료되었고, 조이스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모방하고 싶었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바타유, 발레리, 블랑쇼, 말라르메 등과 같은 작가들이 서구 철학 중심에 있는 철학자들보다 더 위대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데리다가 문학에 이토록 애착을 갖는 이유는 서구 철학 및 인문학 전반, 그리고 정치・경제・법 등에 강고하게 자리 잡은 폐쇄의 대체계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철학 담론보다 말라르메, 베케트, 바타유, 그리고 조이스의 글쓰기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장은 데리다 읽기를 위한 거시적 시계 확보를 위한 내용을 다룬다. 뒤이은 2장, 3장, 그리고 4장은 꼼꼼한 읽기를 통해 학인들이 반드시 경계해야 할 일반화의 오류를 피하기 위한 것을 담았다. (지은이 김보현, 문예출판사, 30000원, 384쪽)

<책 속으로>
■ 데리다가 추구한 것은 헤겔과 칸트가 말한 이성에로의 절대복종이 아니라, 자유라 했다. 이 자유를 위해 언어와 개념의 한계, 제도를 포월하려는 데리다의 의지와 열정이 엄청난 양의 장광적 글(hyperdiabolicisme)을 쏟아내게 했다. 이러한 그의 글 최기저에는 섬뜩하리만큼 기성 종교가 구금시킨 신에 대한 항거가 있다. 이유는 최소한 두 가지다. 하나는 신이 모든 것을 미리 예정했다면, 자신에게는 어떤 사건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사유와 글쓰기는 ‘신의 신학적 프로그램을 분해 해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4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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