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노키아와 코닥이 사라졌고, 음반, 시디, 비디오테이프 등 많은 것이 사라졌다. 스마트폰 속으로 빨려 들어간 물질만 해도 수백 개가 넘는다. 신문과 텔레비전, 책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비트코인의 등장으로 돈도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신간 '증발: 모바일 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원리'(로버트 터섹 지음, 김익현 옮김)는 이렇게 무형의 소프트웨어가 유형의 제품을 대체하는 현상, 즉 디지털 은유가 실제 물건을 대체하는 것을 ‘증발(vaporized)’이라는 개념으로 묘사한다.

누구도 증발은 멈출 수 없다. 조만간 모든 기업의 경영자는 자신의 회사도 증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조만간 모든 기업의 노동자는 자신의 일자리가 증발되고 있는 현실에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당황해하고 빠른 변화를 부정하며 정체 상태에 빠진다. 안전할 거라고 마음 놓고 있을수록 디지털에 습격당할 위험이 높다.

구글은 왜 데이터 더미를 뒤지며 거대한 정보 자산을 긁어모을까? 애플은 어떻게 휴대전화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를 꺾었을까? 아마존은 왜 가격을 올리는 대신 가격을 내리는 걸까? 저자 로버트 터섹은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선도 기업의 흐름과 전략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증발의 생태계에서 ‘잘 증발한’ 사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1993년 네그로폰테의 '디지털이다'가 비트 중심 시대를 예언한 책이라면 이 책은 그 예측을 25년여 만에 현실로 생생하게 간증한 책이다. 네그로폰테 본인도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증발이 우리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고 형평성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입문서라고 평한다. 증발의 논리로 변화를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제시하는 경영서로, 불확실한 미래를 밝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분석서 또는 사업 지침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로버트 터섹 지음, 김익현 옮김/커뮤니케이션북스/578쪽/18000원)

<책 속으로>
우리는 지난 20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이 두 분리된 차원을 넘나들었다. 상황은 달라졌다. 모바일 데이터에 의해 인터넷의 특성이 일상생활에도 스며들었다. 조만간 사물인터넷은 가정과 일터에서 데이터를 빨아들여 클라우드에 백업해 놓을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더 이상 분리돼 있지 않다. 인터넷은 실제 세계 위에 증발된 형태로 덧씌워져 있으면서도, 보이지는 않지만 모든 곳에 스며든다.
_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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