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수능 영어1등급 5.3% '절반 급감'.. 한국사 수능최저도 ‘복병'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영어영역이 매년 널뛰는 난도로 인해 입시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2018학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다른 영역 대비 학습 비중이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수능에서 어렵게 출제되면서 ‘절대평가의 역습’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2019수능에서 영어 1등급 응시자 비율은 5.3%로 나타나 전년 10.03%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상대평가로 치러졌던 2017수능의 1등급 비율 4.42%와 유사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절대평가 영어가 쉽다고 속단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특히 수능최저학력기준으로 영어의 특정 등급을 요구하는 대학도 있는 만큼, 수험생들은 영어 학습에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평가인 경우, 비율로 등급을 설정하기 때문에 원점수가 떨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등급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평가는 특정 원점수를 넘겨야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난도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서울교육청연구정보원(이하 서교연)은 ‘2020대입 수시전형 이해와 대비’ 자료집을 통해 “수시에서 영어를 수능최저로 반영할 때, 대부분 대학들은 영어를 포함해 충족여부를 가린다. 그러나 일부 대학은 영어에 대해 별도로 등급을 지정해 반영하기도 한다”며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영어 비중이 약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하거나 영향력을 가볍게 여기거나 무시하면 대입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한국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일부 대학에서는 한국사 역시 수능최저에 활용하고 있다. 서교연은 “2017대입에 비해 2018대입 한국사는 난도가 올라갔다가, 2019대입에서는 다시 난도가 낮아졌다. 2020학년에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쉬울거라 판단하고 한국사를 무시하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으므로 방심하지 않고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려운 수능을 가정하고 만반의 대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8학년부터 절대평가로 시행된 영어영역이 매년 난도 널뛰기를 반복하면서, 수능최저 충족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특히 등급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전형의 경우, 난도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지난해 영어 1등급 비율 5.3%.. ‘절대평가의 역습’>
2018학년부터 절대평가로 시행 중인 영어 영역은 매년 수능 난도 변화에 따라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수능의 1등급 인원은 2만7942명(5.3%)으로 2018수능 5만2983명(10.03%)에서 반토막났다. 2등급 인원 역시 7만5565명(14.34%)으로, 2018수능 10만3756명(19.65%)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실제 수능에서의 영어 난도는 당해 평가원 모평을 통해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019수능의 경우 6월모평에서 4.19%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불수능’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9월모평에서 7.92%로 다시 확대되면서 실제 수능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으로 다시 기울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실제 수능에서는 5.3%로 대폭 줄어들면서 난도 조절 실패 논란에 휩싸였다.

2018수능의 경우 반대였다. 1등급 비율이 6월모평에서 8.1%였다가 9월모평에서 5.4%로 뚝 떨어졌다. 절대평가로 실시하는 첫 해이니만큼, 쉽게 출제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주를 이뤘지만 막상 9월모평에서 어렵게 출제되자 ‘절대평가의 역습’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막상 수능에서는 10.03%로 대폭 확대됐다. 2년간 6월모평/9월모평/수능의 1등급 비율이 널뛰었던 셈이다. 수능의 난도가 9월모평의 난도와 반대로 가는 ‘경향성’을 보이긴 했지만 이런 경향이 지속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2019수능을 치른 후 평가원은 난도조절 실패를 자인했다. 성기선 평가원장은 지난해 12월 수능채점결과를 발표하며 수험생 분석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성 원장은 “출제위원 검토위원이 예상 정답률을 정하는데 예측력이 일부 문항에서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영어의 경우 학생들의 변화가 많았다. 작년에 1등급이 많이 나오다보니 올해 좀 가벼이 본 것이 아닌가 싶다”며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준비도가 약간 떨어졌다고 본다. 학생들이 과거보다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었고, 시험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 앞으로 모집단 특성 파악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수능최저.. 등급기준 적용대학 ‘유의’>
영어 난도는 당해 수능최저 충족여부와도 연관 깊다. 상대평가 시험인 경우 비율로 끊어 등급을 결정하기 때문에, 시험이 어렵다고 해서 무조건 등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면 절대평가 시험은 일정 점수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원점수 자체가 떨어지는 것은 등급 하락으로 귀결된다. 그만큼 난도가 입시에 큰 변수로 작용하는 셈이다. 2018수능에서는 수능최저로 주로 활용되는 2등급 이상 인원이 늘어나 수능최저 충족인원이 크게 늘었지만, 2019수능에서는 영어 난도가 높아지면서 수능최저 충족인원이 크게 감소했다. 

2020대입에서 영어 등급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은 대표적으로 부산대 성균관대 연세대 연세대(원주) 을지대 등이 있다. 영어만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연세대는 정시 일반전형(국제계열)에서 1등급을 만족해야 해 기준이 높은 편이다. 나머지 영역은 국어 수학(나) 탐구1 탐구2 등급합 7이내, 또는 국어 수학(가) 탐구1 탐구2 등급합 8이내여야 한다. 한국사는 4등급을 만족해야 한다. 

부산대와 연세대(원주)는 의예과에 2등급을 요구하는 경우다. 부산대는 논술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지역인재)으로 모집하는 의예과 지원자에 영어 2등급을 요구한다. 나머지 영역은 국어 수학(가) 과탐 등급합4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다. 연세대(원주)는 일반논술 학교생활우수자 강원인재 교과면접으로 선발하는 의예과에서 영어 2등급을 요구하며 간호를 비롯한 나머지 계열은 영어 3등급을 요구한다. 

성균관대는 논술전형에서 모집단위 관계없이 영어 2등급을 요구한다. 한국사 4등급의 기준도 공통으로 적용하며, 나머지 영역은 계열별 차이가 있다.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 경영학 교육학 한문교육 영상학 의상학은 국어 수학 사/과탐 중 2개 등급합 4이내, 글로벌리더학 글로벌경제학 글로벌경영학은 국어 수학 사/과탐 중 2개 등급합 3이내, 자연과학계열 전자전기공학부 공학계열 건축학 수학교육 컴퓨터교육은 국어 수학(가) 과탐 중 2개 등급합 4이내, 반도체시스템공학 소프트웨어학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은 수학(가) 과탐(1과목) 등급합 3이내다. 

을지대 간호학과는 교과성적우수자전형에서 영어 3등급을 요구한다. 나머지 영역은 국어 수학 탐구 중 2개영역 등급합 6이내를 만족해야 한다. 

<정시 반영방법.. 감점/가산점/점수 합산>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정시에서 영어를 반영하는 방법은 대학별 차이가 있다. 반영방식은 감점/가산점이거나 등급별 점수를 환산해 총점에 합산하는 점수합산 방식으로 나뉜다. 배점에 포함하는 경우 영어 반영비율이 대학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본인에게 유리한 조합을 고민해봐야 한다.

점수합산으로 적용하는 대학이 12개교로 가장 많다. 홍익대 인문(세종캠)이 33%로 비중이 가장 높은 반면, 한양대가 10%로 가장 낮다. 나머지 대학은 단국대 천안(의대제외), 서울시립대 인문, 이화여대 인문/자연, 홍대 인문(서울캠) 각25%, 단대 죽전, 동국대 인문/자연, 시립대 자연, 숙명여대 인문/자연, 인하대 인문/자연 각20%, 연대 인문, 홍대 자연 각17%, 건국대 인문/자연, 경희대 인문/자연, 단대 의대, 한국외대 인문/자연 각15%, 연대 자연 11% 순이다. 

가산점으로 적용하는 대학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다. 서강대는 1등급은 100점으로, 2등급부터 1점씩 차감해 반영한다. 9등급을 받을 경우 92점의 가산점을 받는다. 성대는 1등급 100점부터 시작해, 인문계는 2등급 97점, 3등급 92점 순으로 낮아진다. 반면 자연계는 2등급 98점, 3등급 95점 순으로 낮아진다. 중대는 1등급 100점에서 2등급 95점 3등급 88점 순으로 낮아진다.

감점으로 적용하는 대학은 고대 서울대다. 고대는 1등급과 2등급 격차가 1점, 서울대는 1등급과 2등급 격차가 0.5점으로 서울대의 등급간 격차가 더 작다. 서울대는 1등급과 5등급의 점수차가 2점에 불과하다. 2018년 대입에 이어 2019대입에서도 영어4등급을 받은 서울대 합격생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렇다고 해서 영어 학습에 소홀해도 된다는 시그널로 이해해선 곤란하다. 2019수능에서 유난히 국어의 난이도가 높았던 상황에서,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성적이 월등했던 경우이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는 “최근 일각에서 영어 4등급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마치 서울대 학력저하 상황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절대평가 취지에 맞춰 영어가 당락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조정한 것일 뿐, 영어를 홀대하는 분위기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사.. 고려대 인문계열 3등급 요구>
한국사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한국사는 2017학년부터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면서 절대평가하고 있다. 대부분 대학에서는 ‘필수 응시’의 요건만 갖추면 되지만 일부 등급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대학도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19수능에서 한국사 1등급 비율은 21.27%로 전년 12.84%에 비해서는 크게 늘었다. 2등급 비율은 9.98%에서 13.32%로, 3등급 비율은 12.22%에서 13.76%로 각각 늘었다. 그만큼 한국사 난도가 낮아졌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서 올해 역시 쉽게 출제되리라는 보장은 없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사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적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대학은 고려대다. 고대는 일반 학교추천Ⅰ 학교추천Ⅱ으로 선발하는 인문계열에서 3등급 이내를 만족해야 한다. 나머지 영역 기준은 전형별 차이가 있다. 일반전형은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 등급합 6이내, 학교추천Ⅰ은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 중 3개 등급합 6이내, 학교추천Ⅱ는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 중 3개 등급합 5이내다. 

세종대는 학생부교과(항공시스템공학 특별전형)에서 3등급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나머지 영역은 국어 영어 수학 등급합 9이내다.

4등급 기준인 대학들도 다수다. 상위17개대학 중에서는 고대 자연계열(일반 학교추천Ⅰ 학교추천Ⅱ), 서강대 전 모집단위(논술), 성대 전 모집단위(논술), 연대 국제계열(정시), 중대 전 모집단위(학생부교과 논술), 외대 서울캠 전 모집단위(논술), 홍대 서울캠 전 모집단위(교과우수자 학교생활우수자 미술우수자 논술) 등이 있다.

의예과에 한해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가톨릭대 논술 학생부종합(학교장추천), 연대(원주) 일반논술 학교생활우수자 강원인재 교과면접, 울산대 학생부종합(면접형) 지역인재 논술 등이다. 부산대는 의예를 포함한 전 모집단위에서 논술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지역인재) 수능최저를 적용하고 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