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대비 위한 초석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고1, 고2라면 대입에서의 내신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누구나 새학기가 되면 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하지만 점차 자신의 내신 성적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이에 따라 더 이상 내신을 관리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고민하다 종국엔 1~2학년때부터 일찌감치 내신을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고려해보지 않고 미리 내신을 포기하는 섣부른 결정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수능 뿐 아니라 학교생활에 있어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고1, 고2라면 더욱 대입에서의 내신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의 도움을 받아 내신의 중요성을 입시 관점에서 살펴봤다. 

내신 관리는 어느 전형을 기준으로 살펴보나 그 중요도를 무시할 수 없다. 본인의 내신 성적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해서 섣불리 포기하기보다는, 꾸준한 관리를 통해 학습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내신은 대입 전형 활용도 1등>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을 통해 대학 진학 목표를 둔 학생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전형으로, 말 그대로 학생부교과 즉 내신 성적이 중점적인 평가요소이다. 주요 대학들의 2020학년 학생부교과전형을 살펴보면 많게는 학생부교과 100%부터 면접, 출결/봉사 등을 함께 평가하는 경우까지 다양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또 대학마다 지원자의 내신 성적을 반영하는 방법과 점수 산출 방식이 모두 달라 같은 교과전형에 지원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대학별 학생부 교과 환산 점수를 비교해 유불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 내신의 정량평가와 함께 주목해야 할 점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적용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많은 대학이 수능최저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대학에 지원할 경우엔 아무리 높은 교과 내신 성적을 가지고 있더라도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꾸준한 수능 학습을 병행해야 한다.

<논술전형.. ‘내신’ 논술문항 이해의 바탕>
논술전형은 ‘논술고사’가 평가의 중심이 되는 전형이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의 대부분이 논술에 60~100%의 높은 반영비율을 적용하는 가운데 학생부교과 성적 및 출결/봉사와 같은 비교과를 추가 반영한다. 2020학년 기준 논술 100%인 건국대 연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논술전형 선발 대학들은 최소 10~40%까지 내신을 평가 요소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해당 전형을 고려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논술 실력뿐만 아니라 내신 성적도 꾸준히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논술전형 역시 학생부교과전형처럼 수능최저를 적용하고 있는 대학이 많으므로 지속적인 수능 대비 학습을 통한 성적 관리도 잊어선 안 된다.

논술전형에서 내신의 중요성은 단순히 전형요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내신은 곧 논술 문항과도 직접적인 연관을 맺는다. 대학의 논술문항은 고교 교과과정의 범위 안에서 출제된다. 교과서 속 지문을 활용하거나 핵심 개념에 대한 원리 이해를 바탕으로 한 문항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수리논술, 과학논술은 수학과 과학 교과에 대한 착실한 학습이 전제될 때 비로소 문제풀이, 답안 작성이 가능하다. 따라서 성실한 내신 관리는 자연스럽게 논술 대비를 위한 기본 지식 함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학종.. 학업역량 평가 중요 지표>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들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학종을 실시하는 대학들은 저마다 해당 전형 안에서 자신들이 뽑고자 하는 기준, 즉 지원자에 대한 평가요소를 지정하고 있다. 소위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등으로 불리는 이 평가요소들은 대학별 모집요강이나 학생부종합전형가이드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학생부는 지원자가 이 각각의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보는 중요 자료로 활용되는데, 이때 ‘내신’은 학업역량 또는 학업성취도 등의 요소를 확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지표다. 즉, 대학들은 내신 성적을 통해 그 학생이 얼마나 성실한 학업태도를 지니고 있는지, 지원하고자 하는 분야에 얼마나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예컨대 생명공학과에 지원한 학생이 정작 학업 부분에서 생물과 화학과목의 성적이 좋지 않다면, 그 학생의 학업역량과 발전가능성은 설득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학종은 학생부교과전형처럼 내신 성적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반영하는 전형은 아니다. 그러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이수과목, 이수자 수,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자의 학업 의지와 열정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내신은 학종에서도 합격의 희비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정시 내신 반영 대학 ‘유의’>
많은 학생들이 ‘수시=내신, 정시=수능’이라는 단순화된 공식으로 내신의 활용도를 축소하곤 한다. 물론 정시 전형의 평가요소 중에선 ‘수능’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에 따라서는 정시에서도 내신이나 출결, 봉사 등의 학생부 성적을 일정 비율 반영하기도 한다. 2020학년 기준 수도권 주요대학 중 건국대 동국대 한양대(나군) 등이 이에 해당하며 모두 수능 90%, 학생부 10%의 반영 비율을 적용한다.

정시에서 학생부 성적을 반영해 선발하는 대표적인 곳은 교대로, 2020학년 기준 광주교대, 대구교대, 부산교대, 전주교대, 제주대(초등교육), 진주교대, 청주교대, 춘천교대 등이 있다. 교대는 대학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앞서 언급한 주요 대학에 비해 학생부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며 학생부 반영요소(교과, 비교과)도 각기 달라 반드시 대학별 모집요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밖에도 의학계열에서 역시 몇몇 대학에 한해 정시에서 학생부교과를 반영하는데, 대표적으로 한양대 의대(나군), 건국대 수의예과(가군) 등을 들 수 있다.

수시에서 차지하는 내신의 영향력이나 정시에서의 수능의 영향력과 비교했을 때, 정시에서의 학생부(내신) 영향력은 자칫 미미해볼 수 있다. 하지만 단 1점 차이로도 합격의 당락이 갈릴 수 있는 것이 정시라는 점, 또 교대나 의학계열처럼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해 경쟁하는 분야의 경우 지원자 간 점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은 합격의 당락을 결정할 수도 있는 무시 못 할 요소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시에서 나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원 가능 대학의 폭을 좀 더 넓히기 위해서라도 내신은 꾸준히, 끝까지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내신과 수능을 구분지어 생각하곤 한다. 내신과 수능은 서로 별개의 영역이므로 두 가지 모두를 관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그렇기에 어느 시점이 되면 둘 중 하나만을 택해 매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내신의 1차적 목적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모든 문제는 기본적으로 교과에서 나오는 내용을 토대로 출제된다. 수능 역시 고교 교과 범위 안에서 모든 문제가 출제된다. 즉, 교과서에서 배운 개념과 원리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제시된 자료를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수능시험이다. 결국 내신과 수능의 핵심은 모두 ‘교과서가 강조하는 개념 및 원리’인 것이다. 따라서 내신과 수능은 연동된다고 할 수 있으며, 내신 성적에 대한 관리가 철저할수록 확실한 개념 정립이 가능해짐에 따라 수능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꾸준한 내신 관리는 ‘학습’을 습관화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는 점 역시 기억해두자. 매 시험마다 나에게 맞는 학습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 또 시험이 끝난 뒤 결과를 복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습에 대한 올바른 습관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결국 내신은 수능 대비를 위한 학습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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