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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 4월입시 영재학교 요강 왜 공개되지 않을까.. '수요자 배려없는 법대로'

기사승인 2019.02.22  1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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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전' 규정 17년째..'문제없다는 교육당국이 문제'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영재학교의 ‘깜깜이 입시’가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영재학교 입시의 시작은 원서접수 기준으로 4월. 입시개시 한달여 앞둔 22일 현재 모집요강을 올린 학교는 전국 8개 영재학교 가운데 단 한 곳도 없다. 영재학교들의 요강 공고시기는 통상 2월말에서 3월초 즈음. 지난해에는 세종영재과학과등학교(이하 세종영재)가 가장 빠른 2월26일 전형요강을 공고했고 광주과고 3월1일, 대구과고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2일, 대전과고 7일, 경기과고 13일. 서울과고 16일 순이었다. 8개영재학교 모두 원서접수가 시작되기 한 달 안팎의 시기에 요강을 공고했던 셈이다. 

교육부 교육청등 교육당국과 영재학교 관계자들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왜 그럴까. 영재교육기관 설립을 위해 2002년 제정된 영재교육진흥법의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영재학교의 전형계획공고와 관련된 사항을 다룬 시행령 12조 4항의 경우 2002년 이후 2006년 문구개정만 있었을 뿐 내용이 그대로라는 데 있다. 2003년 한국과학영재학교(이하 한국영재)의 출범으로 영재학교입시가 시작된지 17년째를 맞았지만 전형계획의 공고는 '한달 전'이라는 규정에 묶여 있었던 셈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입시를 시행하면서 요강을 한달 전에 공개한다는 발상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다. 20년이 가까운 세월동안 대입은 3년예고제가 시행됐고 고입역시 외고과고 중심에서 특목자사체제를 거쳐 고입동시실시를 하는 단계로 바뀌었다. 입시가 전형준비를 위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데 설립당시 근거규정을 지속적으로 밀고 왔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요강은 수험생 입장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할 내용이다. 큰 틀이 바뀌지 않는다고 해도 한달전 공개는 대입3년 예고제를 시행하고 대학들이 앞을 다퉈 수요자 친화조치를 쏟아내는 시대에 수요자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고입 수요자는 수요자가 아니라는 얘기인가 "라고 지적했다. 

<‘깜깜이 입시’ 문제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물론 영재학교들의 입학담당자들은 법적 기준에 따라 모집요강을 공개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 영재교육진흥법시행령 제12조 4항은 영재교육기관의 장은 영재교육대상자 선정신청접수일 1월전까지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재학교 한 관계자는 "법이 규정하고 있는대로 1개월 전 공고하고 있다. 영재학교 입시의 포맷이 일정한 편이고 학생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세부사항이 바뀌는 정도다. 매년 큰 변화가 없이 입시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관계자 역시 법에 따라 영재학교의 입시가 운영되고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서접수 한달전 요강을 발표하는 영재학교의 '깜깜이입시'의 원인이 한 번도 개정되지 않는 영재교육진흥법의 관련 조항 그리고 17년째 관행대로 진행하고 있고 수요자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교육당국의 인식과 자세에 있다고 지적한다.  영재교육진흥법은 2000년 제정돼 2002년부터 시행된 영재학교 설립의 근거가 되는 법률이다. 요강공개와 관련된 내용을 규정한 시행령도 역시 2002년부터 시행됐다. 영재교육대상자 선정기준을 신청접수일 1개월 전까지 알리도록 규정한 조항은 애초 '추천기준'이 2006년 입시상황에 맞게 '선정기준'으로 문구만 바뀌었을 뿐이다. 1개월전에 대한 내용변화는 전혀 없었다. 결국 2003년 처음으로 한국영재가 영재학교로 전환해 입시를 개시한 이래  17년째 '입시 한달전 요강공고'의 관행은 '법대로' 이어져 온 셈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17년동안 정권이 수차례 바뀌고 민선 교육감이 등장해 정책의 거버넌스가 바뀌면서 입시제도와 환경, 수요자들의 인식까지 모조리 바뀌었다는 데 있다. 특히 영재학교진흥법을 제정할 당시 없었던 대입 사전예고제의 도입 이후 달라진 대입이 가장 상징적 움직임이다. 고압적이고 관료적 자세에서 벗어나 수요자 배려를 위한 노력이 강조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한 대학 관계자는 “그동안 대입에선 사전예고제가 도입되면서 대학은 수요자들이 입시를 충실히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있었다. 굳이 고교교육정상화 기여사업이 아니더라도 수요자로부터 '착한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훨씬 입시운영에서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교육부의 관할이 아니어서 굳이 법적으로 따르지 않아도 되는 이공계 특성화대학이나 특수대학들까지 수요자 친화 행보에 동참하는 배경이다. 고입에서도 특차의 성격으로 진행되고 최상위 선호도를 지닌 영재학교 입시가 아직까지 원서접수 1달전에 요강이 공개된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라고 밝혔다.  

<‘전년도 요강’으로 입시 대비.. ‘수요자 배려는 어디로’>
요강의 공고 자체가 늦어지면서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전년도 전형계획을 바탕으로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해 왔다.  수요자들이 불확실한 정보를 토대로 입시를 준비하도록 교육당국이 방치한 셈이다. 전형계획의 작은 변화도 입시에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수요자들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 틀을 고지하고 충분히 준비할 수있는 시간을 줘야 합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예측이 어려워진다면 작은 변화에도 입시를 준비했던 수험생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영재학교 입시는 미미하지만 조금씩 변화가 발생해왔다.  지난해 입시에서 영재학교들마다 달랐던 우선선발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8개 영재학교 가운데 6곳에서 우선선발이 실시되면서 전형 양상을 바꿀 변수로 주목됐다. 1단계에서 우선선발을 진행한 학교가 늘어난 변화와 함께 2단계에서도 5개교가 일부 지원자들을 우선선발했다. 반면 경기과고의 경우 우선선발을 폐지했다. 특히 1단계에서 우선선발을 실시했던 광주과고 대구과고 세종영재 등 3곳는 실질적으로 학생의 학교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었다. 학교마다 변화의 양상이 다르다는 사실을 수요자들은 요강이 공개됐던 원서접수 한 달 전에야 비로소 알게 됐다. 

영재학교 입시의 과정에 있어 보다 요강공개뿐 아니라 제한적인 정보제공도 개선되어야할 점으로 보인다. 수요자중심으로 인식전환과 함께 전반적으로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영재학교 입시가 기본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높은 선호도로 전형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 상황이지만 수요자들이 알 수 있는 정보들을 제한적이다. 지필고사를 허용하고 서류평가 과정에서 개별면담 또는 면접도 가능한데다,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영재성캠프를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하는 등 입시의 흐름이 타 고교유형과 다르지만 세부적인 내용마저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아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사교육을 찾는 수험생들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차라리 수요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영재학교들은 제한적 정보공개가 사교육을 배제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공개상황으로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사교육 유발유인이라고 반박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사교육 배제논리가 맞다면 사전예고제와 사교육영향평가 같은 수요자중심의 대입정책의 사례들이 모두 사교육에 도움이 되는 조치라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서울대까지 구술면접문제를 사교육영향평가 보고서에 과목별로 공개하는 상황이다. 영재학교들역시 2단계 영재성검사를 통일한 변화가 수요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면서 소모적인 입시경쟁을 방지한 효과가 있었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영재학교 입시에서 요강을 1달여 전에 발표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지원자 입장에서는 학교선택을 고민하는 시간이 촉박해지면서 사교육이 입시를 좌지우지하던 과거 과고 전성기의 폐해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아질 뿐이다. 특기자전형과 영어절대평가로 영어학원이 사교육에서 약화된 반면 영재학교 과고 입시를 중심으로 수학과학사교육은 상대적으로 여전한 사교육 영역이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정보부족과 이로인한 불안감 증폭은 오히려 사교육을 돕는 요인일 수 있다. ”고 말했다.

<교육당국과 학교 '문제없다'는 현실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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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재학교 체제는 학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영재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이고 나머지 7개영재학교는 교육부 관할이지만 교육과정의 편성과 전형계획 등의 수립에 있어 정부기관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 특히 교육부 소속인 영재학교 7곳은 전형계획을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승인받지만 한국영재의 경우 자체적으로 공고를 확정하고 있다. 한국영재 입학처 관계자는 “교육부 소속인 다른 영재학교들은 교육청의 승인 후 요강을 공고하지만 한국영재는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보고는 하지만 별도의 승인절차는 없다. 그렇지만 영재학교 교장단이 결정한 사항 내에서 전형을 운영하고 교육부 관계자와도 충분히 소통해 일관된 입시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대로 7개의 영재학교를 관할하는 교육부의 역할은 소극적이다. 교육과정과 학교의 운영은 물론 입시의 틀에 있어서도 영재학교들의 결정을 수용해 방향이 세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재학교들의 관할이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로 나눠진 상황에서도 고입에 큰 혼선이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재학교들은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의 3단계 전형의 입시 역시 초기에 영재학교들이 제시한 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여 확정한 내용이다. 교육부는 모집요강에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치한 진학은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정도의 권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법은 없을까.. ‘교육당국의 인식변화 부터’> 영재학교역시 고입 수요자들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중 고입의 스타트를 끊는 영재학교 입시는 전국모집에다 특차 성격으로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고 과고입시와 함께 이공계 인재양성의 보루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해결의 출발점은 교육당국의 변화다. 고입 역시 대입과 마찬가지로 입시임을 인정하고 수요자 중심의 투명한 입시정책을 만들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단계적으로 고입전형 기본계획과 모집요강들을 앞당겨 공개할 방안까지도 검토해 수요자들을 위한 배려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고입을 대비하는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 영재학교는 입학전형을 치르는 여타 학교와 다르게 인식되지 않는다. 선발권을 가진 다른 고교가 3개월 전 요강을 공고하고 있는 수준으로라도 공고 기간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자들이 고입을 예측 가능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영재학교는 근거법이 영재교육진흥법으로  확대과정에서 과학기술정통부 교육부 교육청이 적절하게 역할분담을 했지만 자율성 보장이라는 판단자체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만들었다고 본다. 영재학교 교장단이 협의를 진행하지만 학교운영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는 자리이지 수요자눈높이의 일관된 입시체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수요자들이다. 대입이 3년예고제에 따라 수요자친화적으로 움직이면서 고입 수요자들 역시 눈을 뜰수 밖에 없다. 교육정책을 보는 평가기준역시 근거법이나 관할이 아니라 수요자 입장과 눈높이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대입에서 교육부와 관할이 다른 특수대학들의 변화가 단적인 예다.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등 4개사관학교와 경찰대학이 사전예고제를 비롯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까지 발표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아니라 국방부와 경찰청 관할이지만 대입이라는 큰틀에서 접근하는 수요자 입장에서 자발적으로 친화조치를 하나둘씩 늘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수람 기자 sooram@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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