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400명 에너지 분야 우수인재 양성/공급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한전공대(KepcoTech) 설립지가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부영CC(컨트리클럽)으로 확정됐다. 부지를 결정지은 만큼 한전공대 설립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한전공대 설립은 해결할 숙제가 여전히 상당하다. 탈원전으로 적자폭이 커진 한전공을 설립이 강행할경우 재정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인데다 예비타당성조사나 관련법 제정 등의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추후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한전공대는 설립비용만 5000억원이상이 투입되고 매년 500억원 이상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한전은 이미 지난해 4138억원 적자를 냈다.

한전공대는 에너지 분야 우수인재를 양성/공급한다는 목표다. 현재 한전은 나주에 에너지 신산업 중심지로 키울 빛가람에너지밸리를 추진하는 중이다. 에너지밸리 사업은 한전이 2014년 전남 혁신도시에 입주하면서 내건 사업이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해 청문회에서 “국제에너지기구가 발표한 데 따르면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 제고 사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1경4000조에 달한다”면서 “한전공대는 일반종합대학이 아니라 이같은 유망한 미래산업에서 해당 분야 인재를 키우자는 취지”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전공대 부지가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부영CC로 확정됐다. 큰 산은 넘었지만 지난해 한전의 적자 등으로 재정문제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2년 3월 개교 목표>
한전공대 설립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도지사 시절 대선 지역 공약으로 건의해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확정 발표한 사안이다. 공약에 따르면 2022년 3월 개교가 목표다. 설립 규모는 부지 120만 제곱미터, 부지를 제외한 설립 비용은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학교 규모를 나타내는 학생수는 대학원 600명 학부 400명 등 총 1000명 가량이다. 

지난해 9월 ‘한전공대 설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통해 공개된 청사진에 따르면 학교규모를 나타내는 학생수는 6개전공 각 100명으로 대학원 600명, 학부 400명 등 총 1000명 수준이다. 학생 대비 교수비율은 ‘10대1’을 기본으로 국내외 최고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한다.

우수인재 육성을 위해 학생 전원에게 입학금과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고 아파트형 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우수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과기원의 3배 이상의 연봉을 보장하는 방안도 담겼다. 교수 연봉은 4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국내대학 2배 규모의 연구 시드머니를 10억원 이상 제공할 방침이다. 총장은 노벨상급 국제상 수상 경력자로 미국 최고수준 연봉인 10억원 이상을 지급해 학교 운영을 전권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한전은 한전공대 설립을 통해 미래 에너지 산업의 기틀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 제고 사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1경4000조 정도로 추산된다. 한전은 한전공대를 통해 해당 분야의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미래 유망 산업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김종갑 한전사장은 국감에서 "에너지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이 바뀐 상황에서 에너지특화대학 설립은 한전과 한국의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한전공대를 특화된 교육방법과 산학연방식 등을 통해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전 적자.. 재정부담 해결 관건>
하지만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문제로 부정적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한전공대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전의 적자는 탈원전정책기조에 따른 전력구입비 증가 때문이다. 한전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발전 단가가 저렴한 원자력 발전을 멈췄다. 당장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은 탓에 발전 원가가 비싼 LNG와 석탄 발전의 구입 비중은 높아졌다. 전기세를 인상했다면 적자의 폭이 지금처럼 커지진 않았겠지만 여론 악화 등의 이유로 정부는 전기세를 고정했다. 결과적으로 2017년 1조 4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한전은 2018년 상반기에만 44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찬반논쟁이 이어졌다. 야당은 현재 한전의 재무 상태에서 대학을 설립한다면 국민세금 과잉투입의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전공대를 운영을 위해서는 한해 700억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의 2018년 전체 경상운영비 예산 4381억100만원에서 16% 정도의 수치다. 최근 한전이 3분기 연속 적자 상태인 점 등 현재 재정 상태를 고려하면 한전공대 유지 운영비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맹우(자유한국당) 의원은 “탈원전 정책 실행 과정에서 한전의 재정 악화라는 부작용이 도출됐다”며 “한전공대 설립이 대통령 공약이기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도그마에서 벗어나 급변한 현실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열린 용역 중간보고회에서도 재정부담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용역사 관계자는 “성공적인 대학 설립을 위해서는 범정부 지원조직 구축과 정부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며 “가칭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 구성을 통해 정책적 지원과 함께 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부 측 패널로 참석한 교육부 전문가협의회 최승호 위원(동신대 공대학장)은 “한전공대가 앞으로 대학 설립 후 어떤 식으로 재정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담보가 있어야 설립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대안과 검토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계, 안정적 재정지원체계 긴요>
교육 관계자들은 한전공대의 설립 자체는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GIST대학과의 유기적 협력, 안정적 재정지원체계, 의대열풍상황에서의 인재 확보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전공대는 충청권 KAIST, 영남권 포스텍 등과 함께 지역균형 발전의 축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호남권에 이미 GIST대학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광주 소재 GIST는 1993년 연구중심기관으로 출발해 2010년 학부교육을 시작했다. 광주과기원 전반을 GIST, 학부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을 GIST대학으로 구분해 부른다. GIST내 GIST대학이 설립돼있는 셈이다. 최초 설립연도만 놓고 보면 1971년 설립된 KAIST, 1986년 개교한 포스텍에 이어 세 번째다.

GIST는 미래 신산업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선도를 목적으로 2015년 융합기술원을 신설한 바 있다. 광주전남 지역의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연구성과 융합/실용화의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설립 배경이었다. 현재 융합기술원은 융합과정으로 에너지, 문화기술, 지능로봇 등 총 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GIST 융합기술원이 운영하는 에너지 프로그램의 운영 취지를 살펴보면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대비해 “미래의 에너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복지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자”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역핵심산업이자 미래 성장산업인 에너지, 문화기술, 의료, 인공지능 등에 특화”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에너지 부분과 관련해 한전공대와의 설립 취지가 중복되는 셈이다. 

자연계 수험생들의 의대 선호현상 역시 신설 이공계 대학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예산 대비 효과를 얻어내기 어렵다는 우려 때문이다. 과고/영재학교는 이공계특성화고라고 불리는 만큼 이들 고교의 대학 진학실적을 살펴보면 이공계열 수험생들의 진학경향을 대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2017년 과고/영재학교의 설카포디지유(서울대 KAIST 포스텍 DGIST GIST대학 UNIST) 진학률은 영재학교 7곳 평균 64.1%, 과고 20곳 평균 58.6%에 불과했다. 

이공계 수험생들의 설카포디지유 진학포기는 대부분 의치한수 중복합격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의치한수 진학은 설카포디지유의 진학을 포기할 만큼 가치있는 선택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설카포디지유 등록을 포기한 모든 인원이 의대를 중복합격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과고/영재학교의 의대진학이 매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한 지점이다. 

<한전공대 설립시 이공계특성화대 6개교 재편>
현재 이공계특성화대학은 KAIST 포스텍 GIST대학 DGIST UNIST로 총 5개교다. KAIST GIST대학 DGIST는 특별법에 의해 설치된 과학기술원으로 출범했고 UNIST는 국립대 법인에서 2015년 과학기술원으로 전환했다. 포스텍은 사립대학으로 일반대로 분류된다. 

KAIST GIST대학 DGIST UNIST는 특차 성격으로 수시 지원 6회 제한, 군외 모집 등 대입 제한에서 자유롭다. 즉 수시에서 6개 대학에 원서를 접수하고도 별도 지원이 가능하고 정시에서 가/나/다군 외에 추가 응시가 가능한 셈이다. 반면 포스텍은 포스텍 재단의 사립대학이다. 일반대학과 동일하게 수시 6회 제한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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