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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개편 공론화 ‘사실관계 검증 부족’.. 한국정책학회 오류 재지적

기사승인 2019.01.11  16: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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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교육회의 권고안 흠집 불가피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지난해 진행한 2022대입개편 공론화 과정의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다시 나왔다. 한국정책학회가 지난해 공론화위원회에 제출한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시민참여형 조사 검증보고서’에 따르면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에서 활용한 자료집의 사실관계 검증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론화위원회가 시민참여단에게 제공한 숙의집 내용에 오류가 섞였다는 사실은 이미 공론화 과정에서부터 지적된 사안이다. 검증을 통해 다시금 지적된 만큼 공론화를 토대로 도출했던 국가교육회의의 권고안에 대한 신뢰성도 흠집이 가게 됐다. 

<자료 간 사실관계 상충 ‘검증 부족’.. 자료집 숙지기간 너무 짧아>

보고서는 2차 숙의토론회에서 활용한 자료집의 경우 자료 간 사실관계가 상충되는 지점에 관해 검증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대입제도개편 공론조사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지적되는 부분이 주어진 자료에 대한 사실관계검증 여부”라며 “사실관계 여부가 상충돼 어떤 의제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혼란을 표하는 참가자들이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의제에서 인용한 1인당 사교육비 지출에 관한 통계의 경우 물가상승률과 자녀수 감소분을 고려하지 않은 통계라고 지적했다. “해당 의제에서 활용한 통계자료나 근거자로에 대한 출처가 불분명하고 대다수는 언론기사를 그대로 인용했다는 점 등에서 검증이 더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진행한 1차 숙의토론회의 경우 자료집 배포 시기가 촉박했던 점을 가장 먼저 지적했다. 자료집 숙지 과정에 4주 정도 요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 토론회 2주전 자료집을 발송한 것이 너무 짧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교육 공론화 의제는 신고리 5/6호기 의제와 다르게 의제가 4개로 늘어났고 수시/정시 비율,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등과 같이 복잡한 내용이 많아 충분한 숙의기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그러지 못한 점이 숙의효과를 감소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숙의 과정에서 제공된 발표자료집에 지역별 차이가 있었던 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하루 두 지역에서 동시간대에 진행된 1차 숙의토론회에서 일부 의제 그룹의 경우 서울지역 발표 화면과 부산지역 발표 화면의 일부 내용이 다르며 따라서 발표 화면을 인쇄한 발표 자료집도 일부 내용이 다르다. 서울과 부산에서 발표한 연사가 다르고 각각 자신의 자료로 발표 화면을 구성했기 때문에 그 내용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숙의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자료는 모두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균질성을 해치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규모를 조절할 필요도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의 경우 288명이 토론회에 참여해 부산(120명)의 2배를 넘기는 규모였다.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보니 서울에서는 연사와의 질의응답 시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규모가 작은 토론일수록 연사와의 소통이 더 활발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서울지역의 1차 토론회 인원은 숙의를 위한 규모로는 많아 보인다”며 “숙의 규모가 클수록 활발한 정보습득과 숙의과정을 보완할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저소득층 대표성 낮아.. 설문문항 신중 고려해야>
시민참여단의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가구소득 분포를 따져봤을 경우 시민참여단 40% 이상이 월 가구 소득이 500만원 이상인 반면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응답자는 3.87%로 나타났다.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연 가구소득 1000만원 미만인 가구가 11.7%였음을 고려하면 “시민참여단의 경우 국민 전체의 가구소득 분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 수준을 보이고, 그 중에서 특히 저소득 계층의 대표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5점척도의 설문문항도 바람직했는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5점척도를 활용할지, 7점척도를 활용할지 신중히 고려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공론조사처럼 시민들이 비교적 장기적인 숙의와 숙고를 통해 의견을 형성하는 경우 5점척도는 시민 의견을 정확히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설문조사의 경우 설문 응답자들이 설문 참여에 관심이나 성실도가 높지 않을 수 있고, 사안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는 반면, 숙의 토론 후 실시하는 공론조사처럼 사안에 대한 의견 형성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이뤄져 있는 경우, 5점 척도보다는 응답 범주의 수가 많은 7점 또는 10점, 11점 척도를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자료의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중립적 감수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각 주장집단, 또는 시나리오 별로 발생되는 효과 및 기존의 문제점 분석에 대한 객관적 자료 제공이 숙의 참여자들의 합리적 결정에 영향을 준다”며 “이번 과정에서는 의제별 대표자로 구성된 공론화 의제협의회가 구성됐지만, 여기서 나온 자료에 대한 통합적 검증을 해줄 수 있는 관련 전문가의 감수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집단별 주장에 대한 근거로 제시된 자료와 이의 해석이 집단별로 다르게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숙의자료집 오류 이미 수차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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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위원회가 시민참여단에 제공한 숙의집 내용에 오류가 섞여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해 8월에도 지적됐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의제1과 의제4의 설명자료다. 학생부종합(학종)이 일반고에 불리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서울대 합격자수치를 근거로 제시했지만 정작 서울대는 잘못된 통계라며 수차례 정정요청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곽상도(자유한국)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22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국민대토론회 자료집 내용 정정요청’에 따르면 숙의 자료집은 자사고가 대폭 확대된 시기를 고려하지 않거나 학종/수능 선발인원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으면서 마치 학종확대가 일반고 축소를 야기한 것처럼 서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종도입 이전인 입학사정관제 시절의 통계수치까지 포함시켜 특기자전형성격의 사정관제시절 데이터로 일반고 축소를 보다 극적으로 포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다. 서울대의 정정요청은 한 달이 넘게 공문이 오고가며 반영되지 않다가 2차숙의토론회 직전인 7월말이 돼서야 반영돼 ’모두의 대입발언대‘에 수정게재됐다. 

숙의자료집에 대해 서울대가 가장 먼저 지적한 부분은 ‘2007~2018학년 서울대 고교유형별 합격자 통계’다. 의제1 설명자료에서 ‘학종이 80% 가까이 늘어나면서 일반고 자공고 학생의 합격자수는 줄어든 상황’이라며 학종의 확대가 일반고 하락세로 이어진 것처럼 해당 표를 제시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자료집에서는 최종등록자 기준 2007년 일반고 합격자 비중이 72.4%에서 2018학년 55.6%로 크게 줄어든 것처럼 표현하고 있지만 서울대가 공개한 최초합격자 기준으로 살펴보면 실제로 학종이 도입된 2014학년 49.3%에서 2018학년 53.6%로 일반고 합격자는 오히려 늘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산출 근거의 엄밀성이 부족하고 세부적인 구분 없이 전체 결과만을 모호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류의 원인은 학종이 도입되기 이전인 입학사정관제부터 비교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학종은 2014학년부터 시행된 것으로, 입학사정관제에 뿌리를 두고 있긴 하지만 이전과 달리 전형요소를 오로지 고교 내에서 이뤄진 교육활동의 과정과 결과만을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의자료집은 마치 학종이 단순히 입학사정관제에서 명칭만 바뀐 것으로 서술하고 있었다. 

학종 때문에 일반고 합격자수가 줄어든 것으로 제시했지만 정작 통계자료는 학종으로 운영하는 수시모집과 수능중심으로 운영하는 정시의 구분도 없었다. 서울대 측은 “문제를 분명하게 제기하기 위해서는 학종으로 선발된 인원과 수능으로 선발된 인원이 구분돼야 하지만 이런 내용은 자료집에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료에서 제시한 2007학년부터 산출된 고교유형별 합격자 비율은 학년마다 변화한 모집인원과 전형방법을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2017학년부터 2018학년까지 제시한 자료에서 2012학년 결과만 누락된 점도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특목고 입학자 늘었다?’ 10년간 확대된 자사고 수 감안 못 해
2007학년부터 2018학년까지 자료를 활용하며 그동안 급격히 변화한 고교유형도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자사고 등 특목고 수가 확대된 만큼 필연적으로 자사고 입학자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이에 대한 배경설명없이 단순히 2007~2018 사이 자사고 합격자 비중이 늘어난 점을 비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자사고 수 자체가 적어 지원자풀이 없었던 상황과, 자사고 출신자 규모 자체가 대폭 확대된 상황을 동일한 비교선상에 놓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대는 “2008년 발표된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의 영향으로 인한 현재의 다양화된 고교유형이나 양적으로 늘어난 유형별 학교수에 따른 지원자 집단의 변화 등 외부적요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당시 총55개였던 자사고 영재학교 외고 국제고는 2017년 112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자율형사립고는 자립형사립고 4개를 포함하더라도 46개로 약 10배이상 확대됐다. 영재학교는 2008년 1개에서 2017년 8개로 늘었다. 서울대는 “학교수 변화와 관련된 변수와 맥락을 고려하지 않으면 자료를 올바로 해석하는 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와 공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국가교육회의가 내놓은 설명 역시 특목고 확대를 감안하지 못하고 있었다. 의제4 설명자료에 대한 정정요청에 대해 국가교육회의는 “이전 시기의 지균에 비해 ‘학종 지균’은 일반고 출신의 합격자 비중이 더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지만 서울대는 “고교유형별 학교수 변화를 전제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해당학교유형의 지원자가 존재하지 않아 합격생이 없는 것과, 지원자가 존재함에도 합격생이 없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서울대의 지적으로 오류를 뒤늦게 수정하긴 했지만, 대학의 지적을 받기 전까지 내부적으로 오류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공론화가 공정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입에 대한 식견을 갖춘 교육전문가가 내용의 오류를 바로잡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숙의자료집 자체는 올바른 통계를 객관적으로 제시했어야 한다. 각 의제마다 본인이 원하는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왜곡된 자료를 제시한다면, 해당 자료를 토대로 어떻게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겠는가. 토론은 정확한 팩트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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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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